2025년 1월 둘째주 일기
1/6 (mon)
수아가 새벽에 쉬 실수를 해서 씻기고 옷 갈아입히고 다시 재웠다. 아침은 멸치조림 넣고 주먹밥 해서 먹이고 등원.
주말에 눈이 많이 왔기 때문에, 오늘 왠지 어린이집에서 바깥놀이 할 것 같아 방수바지 입히고 부츠 신겨 보냈다.
집에 와서 작은방을 엎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정리하면 되는데 아니 정리도 아니고 그냥 사용한 물건 제자리에 두면 되는데 그게 안 돼서 쌓이다보니... 결국 하루 날을 잡아야 정리가 가능하다. 다 가져다 버리고싶다. 충전기는 왜이리 많으며, 각종 이어폰이랑 컵이랑 필기도구랑 어우 진짜 토나온다. 그래도 요즘 매일매일 당근도 올리고 떨이로 내놓으니 팔리기도 잘 팔린다. 비우는 재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듯... 그리고 비우고나니 뿌듯함도 생긴다.
수아 생일때 남겼던 사진을 이제야 옮겼다. 마음에 드는 거 셀렉해서 조금 손 봤다. 그리고 나 혼자만 만족하는 중. 하하하 아 스튜디오 오픈하고싶다. 어떤 공간에 어떤 가구와 집기들을 놓고 어떤 촬영을 해주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시작할 용기가 안 난다. 누가 그냥 버리는 공간 하나 줄테니깐 니가 지지고 볶고 해봐 라고 하면 좋을텐데... 요즘은 그래서 내가 원하는 스튜디오나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람들 인스타그램을 자주 구경한다. 아 나도 나도 하고싶다 나도나도...
수아 하원. 집 바로 와서 놀다가 저녁 해먹였다. 저녁은 맑은 동태탕, 백김치, 사과당근볶음, 맛탕 했다. 어글리어스에서 고구마를 받았는데 죄다 상태가 안 좋아서 바로 클레임 넣고 환불 받았다. 아무래도 내부를 확인할 수 없는 작물이다보니 어쩔 수 없긴 한데 너무 심하긴 했음. 수아의 첫 동태탕은 대성공! 국물 한 입 맛보더니 밥을 죄다 말아서 무우, 동태 얹어 맛있게 먹었다. 흐흐
퇴근한 오빠에겐 고춧가루 팍팍 넣어서 칼칼한 동태탕 내어줬다. 수아 씻기고 재우러 들어갔다. 8시 50분에 들어가면 9시 50분에 잠드는 요즘 진짜 확 엎어버리고싶지만 꾹꾹 참는다. 후 그래서 또 야식으로 노랑통닭 먹었다.
1/7 (tue)
아 새벽에 또 쉬한 수아. 이틀 연속이다. 쨌든 다시 싹 갈아입히고 재운 뒤 7시 반쯤 일어났다. 아침엔 당근이랑 바나나 갈아서 팬케이크 해줬다. 당근이 흙당근이라 그런지 향도 좋고 맛도 달달하니 좋더라. 당근 강판에 갈아서 머핀 해주고싶었는데 귀찮아서 팬케이크로 변경...
수아는 울면서 어린이집 들어갔다. 음 집 와서 한파 대비 뽁뽁이 재단해서 창문에 싹 다 붙이고! 청소하고 점심은 남은 치킨 먹었다.
그리고 이비인후과 오후 진료 시간에 맞춰 한 30분 일찍 갔더니 세상에 앞에 10명이나 있다. 목이 간질거리고 잔기침이 심하다 했더니 기침약 좀 지어주고 끝났다. 약 받고 다이소에서 박스테이프랑 건전지 사서 따릉이 타고 집에 왔다. 수아 데리고 와서 집에서 책도 보고 실바니안 갖고 놀기도 했다. 저녁은 소고기, 메추리알 장조림, 동태탕 남은 것, 오이무침 해줬더니 엄청 잘 먹었다. 어글리어스에서 온 꽈리고추 넣고 마트에서 떨이로 산 카레용 돼지고기 넣고 메추리알 장조림 했더니 아주아주 맛있었다.
퇴근한 오빠도 밥 차려주고 수아 씻기고 재우고 나오니 밤 10시다.
1/8 (wed)
와아 수아가 3일 연속으로 밤에 쉬를 했다. 낮 기저귀 뗀지 1년, 밤 기저귀는 6개월 됐는데 다시 퇴화를 하는건가 싶을정도로 며칠 연속으로 쉬를 하고있다. 쉬 하고 깨지도 않음. 그냥 그대로 잔다. 아아
아침은 장조림 으깨서 밥이랑 참기름 넣고 슥슥 비벼줬더니 더 있냐고 물어보며 잘 먹었다. 숟가락으로 먹다가 밥을 떨어트렸는데 그 순간 하늘이 무너졌나 오열 오열 대 오열을 한다. 내가 반응이 없으니 억지 울음을 보였지만 쨌든 음 어렵네 36개월...
등원 시키고 집에 오면 딱 이불 빨래 널기 좋다. 하하 3일 연속 이불 + 방수매트 빨래라니! 우리집엔 건조기가 없어 건조대에 널고 제습기로 말리고있는데 하루 종일 돌아가는 제습기 보면 내가 다 기가 빨리는거같다. 날이라도 쨍쨍하면 밖에 널면 되는데 이런 날씨엔 얼어버리니 답이 없다 답이. 근처에 코인세탁소라도 있음 좋을텐데 있는것마저 사라졌다. 내가 차려볼까... 초기 자본금 8천정도면 된다는데...
청소하고 빨래하고 점심은 떡볶이 해먹었다. 또 당근에 이것저것 올려서 잔뜩 팔아버렸다. 안 쓰는거 눈에 불을 켜고 파는 중. 그리고 수아 데리러 갔다.
조금 덜 춥길래 수아 데리고 한 바퀴 돌았다.
지난 주말 눈 많이 왔을때 만들었던 눈사람이 다 녹아버렸다. 수아가 아쉬워했다. 수아야 눈은 햇빛에 녹는거야 하며 엄마까투리에서 눈사람편 이야기 하면서 열심히 이해시켰지만 이해했을지 모르겠네.
눈조각 좀 하다가 집에 와서 저녁 먹었다. 저녁은 냉이된장국, 돈까스, 동치미, 옥수수밥, 장조림 내어주니 잘 먹었다. 어글리어스로 냉이를 샀는데 왜 내가 산 냉이는 향이 하나도 안 나는건가. 내가 조리를 잘못했나... 반은 버리고 반은 손질해서 살려서 겨우 된장국 끓여먹었네. 제철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었다는것에 의의를 둬야지. 퇴근한 오빠도 국이랑 돈까스로 밥 차려주고 수아 씻기고 재우니 9시 20분이다. 1시간이라도 밖에서 놀다 오니 조금 일찍 자는 것 같다. 하하하
1/9 (thu)
오늘은 쉬 실수 없이 잘 잤다. 나는 잠이 안 와서 새벽 3시 넘겨 잠들었네. 너무너무 추운 아침이었다. 수아 아침엔 라구소스랑 밥이랑 달걀 넣어 계란찜 하듯 쪄주니 "엄마 이거 오랜만이다아" 하면서 아주 잘 먹었다.
넘 추워서 완전무장 해서 보냈다.
나도 미온전 장갑 끼고 완전무장 했다. 뚫린 손가락이 넘 시려웠다. 집 와서 청소하고 일하고 팟캐스트도 듣고. 요즘은 이것저것에 다 손대고 있다. 언젠간 해야지 하고 킵해놨던거 그냥 보자마자 바로 정신병 걸린 사람마냥 몰두해서 끄적여본다. 과정이 즐거우면 결과야 어찌됐든 상관 없다 생각하기 때문에 - 그 과정이라도 좀 스트레스 덜 받고 재미지게 해보려 한다. 점심은 남은 장조림에 밥 비벼서 슥슥 먹고
저번에 다이소 갔다가 발견한 드립커피 2잔을 한번에 추출하는 핸드드립 커피드리퍼 라는 제품을 샀다. 1천원에 넘 귀엽길래 오늘 사서 테스트 해봤는데 원두를 쓰레기같은걸 사서 그런지 맛이 하나도 없었다. 아우 이제 커피 내려마시기도 귀찮다. 집에 믹스커피만 있어도 다행이지.
하원. 너무 춥다!
집에 와서 꾸벅꾸벅 졸면서 놀아줬다. 저녁은 떡갈비, 밤조림, 당근채전 줬는데 엄청 잘 먹었다. 당근값 비싸서 안 먹다가 오랜만에 향 좋고 달달한 흙당근을 샀는데 한 개를 죄다 채썰어 튀김가루 살짝 섞어 튀기듯 부치고 치즈 한 장 올려 반으로 접어줬더니 수아가 싹싹 긁어먹었다. 오예 당근 한 개 한 번에 먹이기 성공
오랜만에 친정가족이랑 페이스타임 했다. 동생이 수아가 집에 놀러오면 장난감이 없어 심심해하는 것 같아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여자 아이 장난감을 나눔받았단다. 사진 보니깐 티니핑 투성이다... 눈오리집게도 있고... 마구잡이로 주신듯...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나으니! 퇴근한 오빠는 간장버터계란밥 먹구 수아 씻기고 재웠다.
1/10 (fri)
뜨아 수아가 또 쉬 실수를 했다. 휴 이불이 깨끗하다못해 헤지는거 아닌가... 싶었다. 아침엔 바나나 팬케이크 해줬다.
오늘은 수아 어린이집에서 1월 2월생 생일파티를 하는 날이다. 어린이집 입소를 3월에 하니 그때부터 거의 꼬박 1년을 기다려온 수아의 생일파티. 다른 친구들 생일축하 하고 온 날이면 "수아 생일파티는 언제해요?" 물어봤었는데 드디어 하는구나! 시어머님이 선물해주신 수아 원피스 입히고 오빠가 일본에서 사온 헬로키티 삔 찔러주고 등원!
수아 등원시키고 일하고 오후에 낮잠 조금 자고 데리러 갔다. 친구들이 수아 옷 예쁘다고 만져보고 막 어쩔줄 몰랐다고! 생일파티도 즐거워했고 밥도 잘 먹고 잘 놀았다고 했다. 흐흐 수아 저녁은 닭봉 구워주고 감자튀김도 굽고 콩나물국 끓여줬더니 밥 말아서 싹싹 긁어먹었다. 퇴근한 오빠도 콩나물국에 고춧가루 팍팍 넣어 내어줬다.
수아 재우고 나오니 밤 10시다. 오아시스로 사둔 염통 한 400g 해동해서 통마늘, 양파, 파 넣고 볶았다. 너무 모양이 리얼해서 좀 놀라웠지만 잡내도 없고 고소하고 쫄깃하니 아주 맛있었다. 염통 1kg에 7천원밖에 안 하니 세 번은 먹을 수 있겠더라. 넘 맛있었다.
1/11 (sat)
수아가 금요일 밤부터 맑은 콧물 주르륵, 재채기 좀 하더니 새벽 내내 잔기침 하느라 잠을 못 잤다. 심지어 새벽에 두 번이나 쉬 실수를 했고 나는 진짜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얘가 왜이러나, 문제 있나, 또 빨래, 또 씻겨야돼, 감기 걸렸나?, 소아과?, 토요일 오픈런?, 죽겠네 끔찍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빤 소아과 오픈런 하러 가고, 나랑 수아는 떡이라도 한 입 털어넣고 나갈 준비했다. 8시 반쯤 도착했더니 한 50명 정도 있다고 했다. 다행히도(?) 비인기 의사쪽에 줄을 섰더니 15번째였다고. 오빠가 다시 집에 와서 우리 픽업해서 소아과에 내려주고 오빤 허리가 아파서 혼자 다른 병원으로 갔다. 수아는 뭐 감기 바이러스가 시작됐고, 감기약 받아서 오빠 만나서 집에 들어왔다.
콧물, 기침뿐이지 열도 없고 컨디션도 좋은 수아. 점심은 파파존스에서 피자랑 파스타 시켜먹었다. 신한카트 포인트로 100% 결제해서 먹는 공짜 피자 꿀맛이다. 거의 몇 년만에 골드링 옵션 추가해서 먹어봤더니 확실히 수아가 아주 잘 먹었다. 혼자 피자 두 조각은 거뜬히 먹어치우는... 잘라주면 절대 안 먹고 우리 먹는것처럼 길게 쥐어주고 반으로 접어서 먹어야 잘 먹는다.
낮잠 푹 자고 일어났다. 다들 점심에 먹었던 피자가 짰는지 물을 엄청 먹어댔다. 수아도 계속 물물물 물을 찾았다. 날씨가 좋았지만 수아의 감기 이슈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기에 저녁은 7시쯤 간단하게 볼락 두 마리 굽고, 계란찜에 밥만 먹었다.
수아 씻기고 재우고나니 또 잠이 안 온다. 새벽 3시까지 멀뚱 멀뚱... 수아가 밤새 기침을 심하게 하길래 살짝 쳐다봤는데 또 엉덩이가 축축하다. 쉬 하고 그냥 자버리는 이수아... 또 수아 깨워서 팬티랑 바지 갈아입히고 맘카페 들어가서 열심히 서치해본다.
1/12 (sun)
새벽에 1차 쉬 하고 2차로 또 쉬 실수하고 진짜 눈물이 다 났다. 아니 무슨 일인겨 매일 매일 말로 하고 설명해도 이게 참 아이가 준비가 안 된건가 싶은데 아니 6개월동안 잘 했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일주일 내내 쉬 실수를 할 수있나? 자기 전에 물도 안 먹이고, 억지로 쉬도 시키고 자는데? 하
쨌든 뭐 답은 없지 뭐 나아질때까지 말하고 반복하고 그래야지.
아침은 냉동실에 있던 옥수수 데워서 먹었다. 점심은 사골육수에 떡이랑 만두 넣어서 떡만둣국으로 해결했다. 수아가 하루 온종일 기침하느라 목이 다 쉰 것 같더라. 답답해 죽겠는데 어디 나갈수도 없고, 코로나에 독감 유행이라 여기서 더 심해지면 나만 힘들테니 좀 답답해도 안전하게 집에 있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뽁뽁이를 붙여도 우풍이 심해 결국 침대 방향을 바꿨다. 점심 먹고 낮잠 잤는데 와 수아가 낮잠 잘때도 쉬 실수를 했다. 말이 안 나왔다. 아이 방광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것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하하 오후에도 그냥 거의 좀비처럼 기계처럼 거실에서 놀고 티비도 좀 보다가 쉬다가 그렇게 저녁 시간이 돼서 갈비찜을 했다. 나는 왜 쉬질 않고 갈비찜같이 손 많이 가는 음식들만 쳐하는것일까? 나도 참 이상함. 갈비 핏물 빼고 팬에 굽듯이 노릇하게 구운 뒤 양념하고 감자 넣고 물 넣고 끓이다가 거의 다 되면 떡이랑 당면 넣고 마무리. 간단하게 했는데 고기가 부드러워 맛있게 먹었다. 수아도 뼈 잡고 뜯어먹었다.
밥 먹고 또 놀아주고... 씻기고... 재우기... 진짜 하루 종일 집에서 밥 해먹고 놀아주고 집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하 이번주는 멘탈이 나가있었다. 수아의 쉬 실수는 언제까지 계속될것이며, 감기는 언제 나을것이며, 왜 1월은 벌써 반이 지난것이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