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생일파티 하고 온다는 J의 남자친구를 기다리다가 새벽 2시에 먼저 잤는데 새벽 5시 즈음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와 그의 친구가 같이 집에 왔는데 취해서 소리를 지르고 진상을 부렸다. 나는 잠에서 깼지만 계속 자는 척을 했다. 정말 짜증 났다. 그가 그의 친구와 해장하러 나갈 때까지 또 자는척하다가 일어나서 씻었다. 







오후 1시가 넘어서 집에서 나와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집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는 사람도 많고 매장도 컸다. 햄버거를 자주 먹지 않아서 가장 신기해 보이는 메뉴를 골랐다. 주문할 때 숫자로 말하면 된다. 콤보라고 하면 셋트를 말하는 거고 here to go를 잘 들어야 한다. 


주문하고 나서 몇 분 기다리니 내 번호를 부른다. 뭐라고 시부렁거린다. 못 알아들어서 B를 불렀더니 내가 주문한 버거가 없어서 다른 걸 골라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바로 앞에 보이는 빅맥을 말했다. 오케이 쏘리, 하고 휙 가버렸다. 아니 주문할 때 그 햄버거가 주문 가능한지 아닌지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서 받은 나의 빅맥. 닥더페퍼가 보이길래 음료를 가득 담고 B를 기다렸다. 자리가 없어서 화장실 옆에 있는 자리로 가야 했다. 케첩도 음료수 리필하는곳에 같이 있다. 그래서 얼마든지 담아서 먹을 수 있었음. 맛은 뭐...한국이랑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오늘은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LA에서 가장 큰 프리마켓인 멜로즈 플리마켓 (Melrose Flea Market)에 가기로 한 날! 

맥도날드 앞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우리는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고 내리는 사람들 잘 봐서 자리에 앉았다. 여기는 노인에 대한 양보가 엄청나다. 노약자석에 앉은 한 청년이 정거장마다 일어날까 말까를 반복하며 양보할만한 노약자가 있는지 살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로브 앞에서 내린 다음에 다른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날씨가 아주 좋아서 걷는데 행복할 정도였다.


























 

 




멜로즈 플리마켓 (Melrose Flea Market)은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프리마켓으로 페어팩스 고등학교 (Fairfax High School)에서 열린다. 


주차장으로 들어가 3불을 낸 뒤 손에 도장을 찍어주면 그게 바로 입장권이다. 그 지역 사람들의 추억이 묻어있는 사진이나 엽서들도 많고 카메라도 많았다. 여기 젊은이들도 옛날 필름카메라에 관심이 많나보다. 귀여웠던 펜탁스 디지털카메라가 있었는데 사기엔 좀 그랬다. 카메라 파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도 않았다. 마블 만화책을 1불에 파는 사람들도 있었고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파는 사람, 빈티지 신발과 빈티지 옷을 파는 사람, 자기가 만든 악세사리나 인형을 파는 사람, 가구는 물론이고 벌레들을 박제해서 반지나 악세사리로 만들거나 장식품으로 만든 사람들도 있었다. 빈티지한 액자들도 많았고 패션피플들도 많았다. 



뭐라도 하나 건져야겠는데 사진이나 엽서는 고르기에 오래 걸릴 것 같아 마지막으로 힘없이 둘러봤다. 마감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 앞에서 예쁜 슬라이드 필름들을 발견했다. 4개에 1불이었다. 이왕이면 이곳 사람들의 환한 웃음이 들어있는 모습을 살까 해서 몇 개 고르고 골랐다. 정말 마음에 든다! 할아버지도 밝게 웃으면서 계산해주셨다. 더 살 걸 그랬다


멜로즈 플리마켓에서 나와 건너편에 있는 아메리칸 어패럴에 갔다.














B가 필요하다는 비누를 사러 갔다. 그 비누는 B가 꼭 써보라고 했는데 민트향이라서 똥꾸멍까지 시원하다고 했다. 계산하고 있는데 J에게 전화가 왔다. 언제쯤 도착하냐고, 우리는 계산하고 나와 30분을 걸어서 버스를 탔다. 버스도 금방왔고 사람도 없었다. 막히지도 않아서 일찍 도착했다. 



아 멜로즈 플리마켓에서 집에 가는 버스 타러 가는 길이 약간 경리단길 느낌이었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샵들도 보였고 보드 타는 멋쟁이들도 많았고 느낌 있게 입고 다니는 커플들도 많았다. 약간 이 거리는 분명히 패션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거리 같았다. 옆에 큰 베이커리가 있는데 거기서 풍겨오는 빵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나중에 거기서 빵 사서 페어팩스 뒤에 있는 공원에서 먹기로 했는데 그게 과연 될까?







 




버스에서 내린 뒤 맥도날드 앞에서 J와 J의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고기 뷔폐로 향했다. 한국인이 하는 고깃집이고 모든 메뉴도 한국말, 서빙도 한국인이 했다. 2번 코스라고 하면 메뉴가 나열되어있고 거기서 하나씩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위에 가격이 있었는데 17.99불인가? 인당 17.99불인가? 모르겠다. 메뉴판이라도 찍어둘 걸 그랬다. 


처음에 먹었던 고기가 가장 맛있었다. 입에서 살살 녹았다. 소주를 한병 시켰는데 소주가 9.99불이었다. 헐 너무 비싸; 깜짝놀랐어. 근데 서비스로 1불에 준다고 했다. 그래서 소주를 한잔 들이켰는데 캬 바로 이 맛이여! 고기가 계속 바뀌고 소주도 계속 먹고 맛있었다. 남자들은 풋볼을 보며 소리 지르고 박수 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자 셋은 먹고 마시고 반복 또 반복. 차돌박이도 먹고 막창이랑 대창도 먹었다. 돼지갈비도 먹고 뭐,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웃긴 노래 틀어놓고 따라부르는 영상도 찍었다. 

집에 와서 사다 놓은 케이크에 다섯 명 모여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아, 캘리포니아에 있는 지연이랑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내 여행 일정을 물어보더니 2박 3일로 샌디에고에 가자고 했다. 암트랙을 타면 2시간이라던가, 경험하면 좋을 것 같아 가는 쪽으로 생각 중인데 돈이 없다. 샌디에고라...캘리포니아도 가보고 싶은데...원래는 시애틀에 같이 가자고 해서 처음에 말이 나온 건데. 


아 그리고 강빈이랑도 연락을 했다. 뜬금없이 페이스북 메시지로 캐나다는 추운데 엘에이는 어떠냐고 묻는다. 내가 미국 온 김에 보면 참 좋을 텐데 강빈이는 시험준비에 졸업준비까지 겹치고 자기가 지금 있는곳이 캐나다에서도 시골이라 아마 보기 힘들 거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빅맥 6.20$

멜로즈 플리마켓 입장료 3$

슬라이드 필름 1$


총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