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까진가 혼자 침대에서 컴퓨터를 하다가 잤다. 일어나니 12시정도. 요즘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퉁퉁 붓는다. 일어나서 개운하게 샤워하고, 배가 고파서 어제 먹다 남은 호박양파볶음에 찬밥 같이 후라이팬에 볶아서 끼니를 해결하고 커피 한잔 마신 뒤 옷을 갈아입고 노트북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미국의 명절인 땡스기빙 데이(Thanksgiving Day)라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열지 않는다고, 나오기 전에 J에게 탐앤탐스는 열까? 물어봤더니 아마 열거라고 했다. 그래서 저번에 갔던 탐앤탐스에 들어왔는데 우와, 사람이 되게 많았다. 노트북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 자리는 이미 사람이 가득 찬 상태였고 나는 구석에 앉아 차가운 라떼를 주문했다. 사람이 가득했는데 그것도 죄다 한국인이었다. 매장 점원까지 나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 했다. 나도 모르게 '아 안녕하세요' 라고 말했다. 허허 







2시 조금 넘어서 도착해서 지금 5시 되기 10분 전이다. 블로그에 어제 일기를 쓰고 이런저런 웹서핑을 하고 몇몇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역시 한국인들, 카페가 너무 시끄럽다. 미국 명절이라 한국인들도 끼리끼리 모인걸까? 나보다 먼저 온 여자는 아직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 5시가 되면 여기서 나가서 윌셔 도로를 조금 걸어볼까 생각중! 여기 와서 필카를 거의 못꺼냈다.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해야 필름카메라 생각도 나고 멋진 구도도 잡아서 필름 아깝지 않게 촬영할텐데 이러다가 필름으로 별로 남기지도 못할까봐 그런게 또 아쉽기만 하다. 


오늘 목요일, 금, 토, 일요일까지만 여기서 버티다가 월요일은 뉴욕 갈 준비 해서 밤 비행기로 뉴욕! 그리고 체크인하고 가장 먼저 쇼핑할것들을 쇼핑하고 들어오면 딱 좋을것같단 생각이!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카페를 나왔다. 주변 산책하려 했는데 너무 어두워서 최대한 느린 걸음으로 집까지 걸었다. 문을 열어달라고 카톡을 날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J가 곧 퇴근한다고 해서 기다려서 함께 J의 남자친구 차 타고 랄프마켓에 갔다. 휴 사람들이 너무 굼떠 짜증나 죽겠다. 랄프마켓 갔는데 아니 뭐 이렇게 늦은 저녁에 가는데 칠면조가 다 남아있을리가 있나? 결국 조리되어있는 칠면조가 없어서 사지도 못하고 그 대신 닭을 사서 닭볶음탕을 먹자고 한다. 너무 짜증났다. 여기까지 와서 칠면조도 못먹어보고 제대로 된 명절도 못느껴보고 이렇게 끝나다니. 







닭과 스테이크 할 고기와 음료수와 과자와 소스 등등을 사가지고 집에왔다. 다들 곧바로 음식 준비를 하길래 나에게도 할일을 달라고 했더니 스프 끓이기 전에 굳지 않게 스프 덩어리를 풀었다. 밥도 얹히고 닭볶음탕도 끓이고 브리또 하려고 재료들을 손질하고 나는 감자전을 부치기 위해 감자를 판에 갈았다. 그와중에 J의 남자친구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친구를 집에 불렀다. 아니, 밥도 안하고 아무것도 안하는 주제에 친구를 불러서 밥을 축내다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여튼 여자 셋은 뼈빠지게 요리를 해서 식탁 위에 세팅을 했다. 와, 꽤나 많은 음식들이 차려졌고 맛도 아주 좋았다. 근데 진수성찬 사진이 없다. 하하하하 단 한장도 안찍었네. 그 친구분과 다섯명이서 땡스기빙을 보내다니.







밥을 먹고 머핀과 시나몬케익을 내놓고 각자 원하는 차를 타서 자리를 잡고 온 집에 불을 다 끄고 영화 컨저링을 봤다. 처음부터 안보고 중간부터 봤는데 컨저링이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가 메인 타이틀이었나? 예상치 못한 무서움에 두어번 놀랬다. 영화를 보고 있는 그 자리가 썩 편하지 않아서 꽤나 긴장했던 탓에 팔과 다리에 피가 안통했다. 그렇게 영화를 다 보고 남자들은 클럽가고 여자들은 집에서 상속자들을 봤다. 난 보다가 방에 들어와서 노트북으로 남은 기간 이 집이 아닌 다른곳에서 지낼 생각으로 게스트 하우스를 알아봤다. 



내가 생각한 땡스기빙데이가 아니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혼자 보냈어도 이것보단 행복했을텐데. 





Tom n Toms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