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X에서 밤 11시 5분 비행기를 탔다. 10시 30분부터 탑승 가능했는데 나는 노트북하다가 뒤늦게 탔더니 사람들이 꽉 차있다. 내 바로 앞에서 탑승하던 한 남자가 악기를 2개나 들고 있었는데 얘도 늦게 들어가서 모든 짐칸이 다 꽉 차니깐 근처에 악기를 쑤셔 넣으려 하는데 안들어가니깐 통로를 막고 서있는게 되어버렸다. 승무원이 다른곳에 넣으면 안되냐고 했더니 이 악기가 무려 1500불 짜리라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바로 지나가서 자리에 앉았다. 이번엔 복도쪽으로 자리 잡았는데 옆에 일본인 아저씨가 있었다. 뭔가 마음이 놓임. 흐흐



버진아메리카는 재미있는 안내영상으로 유명한데 역시 출발 전에 안내영상을 보여줬다. 영화 스텝업 감독이 제작했다고 했던데 그래서 노래와 춤이 아주 재미있다! 스텝업에 출연했던 로봇춤 추는 사람도 나온다. 넋놓고 보다보니 드디어 출발. 잘 시간이라서 눈 감고 푹 자려고 했는데 오른쪽 대각선에 앉은 어린 아이가 새벽 내내 울어대는 바람에 진짜 한숨도 못잤다. 와 계속 울어, 달래도 울고 안달래도 울고 아빠는 민망해서 계속 달래보지만 아예 절규하듯 울어서 미치는줄 알았다. 밤을 새고 뉴욕에 온거나 다름 없네. 




 




비몽사몽으로 도착해서 짐을 찾았다. 아무래도 미국 국내선 대부분은 수하물을 맡길 때 최소 25$의 비용이 들다보니 사람들이 기내용 캐리어 또는 백팩에 터질듯이 담아서 이동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짐 찾는곳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짐 찾고 나니 오전 7시 반이다. 나와서 자리잡고 와이파이 하면서 노트북 하려 했는데 하허 와이파이 자체가 안터진다. 그렇게 공항 주변 구경하고 남은 베이글 먹고 무려 오전 10시까지 앉아있다가 아무생각없이 나가서 바로 익스프레스 버스 타는곳으로 갔다.




 




되게 이쁘게 생겼는데 엄청나게 무표정한 금발의 언니가 익스프레스 버스 탈거냐고 물어보길래 탄다 했더니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포리투...까지 말하고 노선도를 보여줬더니 오케이! 하면서 지금 바로 오는 버스에 타라고 한다. 뒤쪽 트렁크에 캐리어를 싣고 아무런 계획없이 맨하튼으로 향했다. 익스프레스 버스(Express Bus)는 JFK공항에서 맨하튼으로 들어가는 다양한 방법중에 하나인데 편도 비용은 16$. 약 40분~50분이면 맨하튼 42 St. 에 한번에 데려다주는 아주 고마운 버스다. 너무 피곤해서 바깥구경 하지도 못하고 꾸벅꾸벅 졸다보니 벌써 42 St - Port Authority Station에 도착. 짐 내릴 때 1$의 팁을 줬다. 한국인들이여 제발 팁을 줍시다. 식당에서 팁을 안주면 경찰에 잡혀갈수도 있어요. 









숙소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고 내가 맨하탄에 도착한게 오전 11시. 혹시나! 해서 숙소 매니저님께 지금 도착했는데 일찍 체크인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1차 청소 뒤 오전 11시 40분즈음에 체크인 가능하게 해준다고 해서 와 진짜 너무 좋아가지고 감사하단말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가서 짐 맡기는곳에 10$이나 주고 짐을 맡긴 뒤 뭣도 모르는 맨하튼을 돌아다니기가 좀 그래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얼리 체크인 오예. 






 


내가 뉴욕에 온 날부터 뉴욕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양말을 안 신는 뉴요커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반팔 입은 사람도 볼 수 있었고! 우중충한 42ST를 걷고 걸어 타임스퀘어점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스타벅스가 아니라 리얼 타임스퀘어라고! 스타벅스 커피가 꽤 저렴했다. 라떼 톨사이즈를 3.36불에 산것같다. 그거 마시면서 몸좀 녹이고 무료 와이파이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흐흐흐흐





 


내가 5박동안 머물 숙소의 매니저님과 연락을 하고 약속장소에서 만나 순식간에 방 안내를 받았다. 후기에서 보던대로 정-말 예의바르시고 인상 좋으셨다. 그래서 나도 기분좋게 체크인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누구에게나 상냥한 예의를 갖추기 정말 힘들텐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얼리 체크인을 하고 내 방을 배정받고 침대 위에 짐을 풀고 정리를 하는데 내 뒤에 와서 나와 비슷하게 얼리 체크인하신분과 만나게 되어 약간의 대화를 했다. 캐나다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여행하러 왔다고 했던.







 




그렇게 조금의 적응시간도 없이 이곳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단 생각에 급하게 계획을 짰다. 여기서 걸어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 숙소 근처에 위치한 뉴욕의 중심가, 타임스퀘어를 보기로 했다. 우선 밥을 먹어야겠어서 센트럴파크 올라가는길에 있는 치폴레에 들러 볼, 화이트라이스, 블랙빈, 콘, 샤워크림, 치즈 얹고 소다 주문했는데 오? 11불? LA에선 9불이었는데 여긴 왜 더 비쌀까? 쩝. To Go로 말해두고 구석에 자리 잡아 열심히 먹고있는데 갑자기 훈훈한 외국인이 내 옆에 앉았다. 자리가 많은데 굳이? 하 멋지긴 한데 제발 나에게 말만 안걸었으면 좋겠단 생각만 했다. 훈훈한데 부리또를 아주 개걸스럽게 먹음. 케케 나는 느긋하게 밥을 먹고 센트럴파크(Central Park)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배도 빵빵하니깐 좀 걸어볼까 해서 센트럴파크 동쪽에서 서쪽까지 움직이고 마지막엔 스트로베리필즈를 보기로 했다. 길이 엄청 많아서 헤맸지만 구글맵 보면서 열심히 걸었다. 센트럴파크는 초록 잔디밭이 갑인데! 겨울의 센트럴파크는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가득한 공원이었다. 그래도 그 나름의 느낌이 마음에 들어서 꽤 많은 사진을 남겼다. 청설모같은게 엄-청 많았다. 막 그냥 도로 위를 걸어다닌다. 쥐들도 봤다. 허허허 강가에는 오리들이 있었고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단순한 풍경을 꾸며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담았던것같다. 엄청나게 큰 바위들이 많았는데 일부러 공원에 가져다 놓은걸까? 싶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바위들이 있었다. 그 위에 올라가서 풍경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위와 사람 조합이 너무 좋아서 한참이나 사진을 찍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 패셔너블한 사람들, 우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한켠에 마련된 유료 아이스링크장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을 즐기고 있었다. 

















뉴욕도 역시 해가 빨리 지는구나, 금새 어두워지길래 몇시인지 봤더니 겨우 5시였다. 쌀쌀해진 바람이 느껴졌다. 옷만 따뜻하게 입었으면 한참이고 벤치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했을텐데 발목이 너무 시려웠다. 하지만 어두워지니 제 색깔을 찾아 짙어지는 공원의 풍경이 멋있었다. 짙어지는것들, 좋다.













다리들을 건너고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스트로베리 필즈! (Strawberry Fields)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내가 갔을땐 벤치에서 한 남자가 통기타로 비틀즈의 음악을 연주하며 부르고 있었다. 그 앞에서 그 노래를 따라부르는 사람들. 다가오는 12월 8일이 존레존의 기일이라 꽤 진풍경이 펼쳐질텐데 그 전에 지리를 파악하러 올라갔다. 도로변에 있어서 굳이 센트럴파크 입구로 갈 필요가 없고 큰 도로 따라 직진해 올라가도 볼 수 있다. 


그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해가 지는걸 보고 있는데 한 뚱뚱한 외국인 아저씨가 다가오면서 where r u from? 하길래 korea라고 했더니 자기도 한국에 가봤다며 서울, 인천, 부산 하며 서툰 발음을 했다. 나는 수원에 산다고 했다. 뉴욕은 첫 방문이고, 머무는곳은 친구 집이라고 했다. 크크 오늘이 첫 방문의 첫번째 날이라고 했더니 자유의 여신상을 봤냐고 묻는다. 그건 무료 페리 타는게 좋다고 한다. 나보고 페이스북 하냐고 묻길래 한다고 했더니 명함 하나를 주면서 자기 페이스북 주소이니깐 등록하라고 한다. 흐흐 하하 웃으며 서로의 이름을 묻고 한번씩 불러보며 bye했다. 









 

 



그대로 걸어내려와 타임스퀘어로 내려가는길에 무인양품이 있길래 들렀는데. 하하하흐흐흐 모든 의류 30% 할인!? 옷을 몇벌 골라서 Can i try it on? 해봤다. 어우 완전 내 스타일이야 무인양품 진짜 너무 좋앙. 코트 하나 누빔자켓 하나 두개 살까 했는데, 우선 좀 더 생각해보고! 소호 무인양품 매장가서 더 골라보기로 했다. 칫솔 하나랑 LA에 놓고온 샤워타올 하나랑 지윤이 줄 펜 6개정도 골라서 계산했다. 하, 샤워타올 한국 다이소에서 2개에 천원에 샀는데 여기선 한개에 5천원 줬음. 하 









Forever21에 들어갔다. 무려 4층짜리 건물로 지하3층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매장이다. 음, 역시나 둘러보고 살게 없었는데 가방쪽 가니깐 컨버스백 하나 있어서 그거 하나 들고왔다. 가격표에 3.80불이라고 써있는데 택스가 따로 붙지 않았다. 누군가가 100불 미만은 택스가 안붙는다고 하던데 그런곳도 있고 아닌곳도 있나보다.  
















그렇게 쇼핑하고 타임스퀘어(Time Square) 중심가를 들어갔다. 와,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봤던 그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니깐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사진을 팡팡 찍고 또 찍고 또 찍었다. 시간은 겨우 5시 반! 그래도 LA에선 5시 반에 갈 곳 없어서 심심했는데 여기선 5시 반 부터가 진짜다! 워낙에 조명들이 반짝거려서 지금 몇시인지 전혀 가늠이 안되는곳이 바로 타임스퀘어랑 라스베가스인듯 케케















이곳도 역시 각종 캐릭터로 분장한 사람들이 길거리에 넘쳐났다. 자유의 여신상 모양을 한 사람이 한 블럭마다 있었고 토이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귀여웠다. 엄청 추운데 팬티만 입고 기타를 치며 돌아다니는 섹시한 카우보이 남자 두명과 여자 두명도 있었다. 꽤 유명한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으 추워보여.



















나도 그 유명한 tkts. (Discount theatre tickets) 부스 위 계단에 올라가봤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저 멀리 타임스퀘어가 아주 잘 보인다.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내려다보니 tkts에서 뮤지컬 티켓 사려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나는 뮤지컬 볼 생각 전혀 없었는데 뉴욕에 온다니깐 관광했던 사람들이 뮤지컬은 꼭 한번 봐야한다고, 차원이 다르다고, 같은 게스트하우스 쓰는 사람들도 저렴하게 티켓구하는 방법들을 도전해서 꼭 볼거라는 말들을 많이 해서 조금 고민하고 있었다.










24시간 항시 대기하고있는 뉴욕경찰 NYPD. 

말을 타고 다니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경찰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죽으로 차려입었는데 완-전 섹시하다. 하





 

 



돌아오는길에 기념품샵에 들러서 뭐 살지 스캔한번 해주고! 매니저님이 알려주신 숙소 맞은편 마트, The Food Emporium에서 맥주와 초콜릿과 라자냐와 요플레를 샀다. 초콜릿은 주전부리로 갖고 다니면서 먹으려고 샀고 맥주는 첫날이니깐 마셔줘야 할 것같아서! 라자냐는 괜히 어느 날 저녁에 먹게되지 않을까, 요플레는 LA에서 먹었던게 생각나서 샀다. 거의 20불 나온듯; 뭐 이리 비싸? 바리바리 싸들고 싹 씻고 내 침대 위에서 노트북으로 사진 백업이랑 일정정리하고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감했다.






Express Bus One-Way 16$

Express Bus Tip 1$

Starbucks 3.36$

MUJI 19.06$

FOREVER21 3.80$

The Food Emporium (맥주, 초콜릿, 라자냐, 요플레) 18.86$

뉴욕 숙소 나머지 금액 175$



총 24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