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에 LA공항에 떨어졌다. 비행기 멈추자마자 한인택시에 전화해서 2시 반까지 공항 픽업 전화했다. 내려서 짐 찾고 하니깐 새벽 2시 20분. 

바깥날씨는 뉴욕보다 더 추운것같았다. 무슨 LA가 이렇게 추워? 코드를 여미고 안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신기하게도 저번에 공항으로 데려다준 그 택시 아저씨가 나오셨다. 하하 올때 갈때 뵙게 되니깐 엄청 반가웠다. 뉴욕에서 있었던 일들도 재미지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집 앞 도착하니 새벽 3시. J에게 카톡으로 도착했다고, 집 앞이라고 대문만 열어달라고 했다. 캬 일주일만에 집...이구나. 캐리어랑 짐이랑 옷이랑 다 벗어놓고 씻지도 않고 쇼파에 누워서 잤다.








 





얼마나 곤히 잤는지 한번도 안깨고 점심시간 훌쩍 넘어서 일어났다. 날씨가 아주 좋아보였다. 계획대로라면 베니스 비치에 갈 생각이었는데 늦게 일어나버리고 짐정리도 해야하고 빨래도 해야하고 어휴 정리할게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어디 나가서 관광하는건 포기했다. 샤워를 하고 라면을 끓여먹고 짐 정리를 했다. 쌓여있는 짐들을 보니 되돌아 갈 때 캐리어 걱정이 먼저 들었다. 2개 어떻게 들고 가니 아휴. 짐 정리를 대충 하고 LA에서 머무는 동안 어디를 갈지 계획했다. 핑크스 핫도그나 파머스 마켓 안에서 제대로 된 맥앤치즈 먹어보는것 등등! 짧게 계획을 마치고 본격 빨래를 했다. 빨래 하고 건조기 돌리는 시간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 한번씩 돌리고 캐리어 정리 다시 하고! 건조기 다 돌리고 빨래를 갠 뒤 짐 정리 끝! B와 J의 남자친구가 집에 오고나서 나는 바로 노트북을 들고 근처 탐앤탐스로 나왔다. 









탐앤탐스엔 사람들이 특히나 한국인들이 바글바글했다. 역시나 커피 주문은 한국말로, 그란데 사이즈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바로 받아서 콘센트 있는곳에 자리를 잡았다. 블로그에 밀린 글들을 적어내려갔다. 그날그날 찍었던 사진들로 대부분 기억할 수 있었다. 디카로 찍지 못한것들은 핸드폰으로 생각날때마다 기록했더니 어느정도 글이 잘 써진다. 그렇게 오후 4시즈음 나왔는데 글 쓰고 정리하다보니 밤 9시가 넘었다. 종일 라면 하나랑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버텼네. 이건 뭐 아무것도 아니지!








 


저녁에 J와 술 한잔 하기로 해서, 10시 넘어서 집 밖으로 나오라고 했더니 J와 J의 아는 언니, B 이렇게 총 4명이서 함께하는 술자리가 되어버렸다. 단 둘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랑 옛추억 이야기도 조곤조곤 하고 싶었는데 택시를 타고 도착한곳은 LA한인타운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술집이었다. 술집 이름이 뒷골목. 허허허 들어갔더니 손님도 한국인, 서버도 한국인이다. J와 J의 아는 언니는 마치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것처럼 그곳에 있는 모든 서버들과 오빠오빠 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 술집 분위기는 내가 스무살때나 가던 준코같은 느낌. 그래 준코 룸 말고 일반 테이블에서 술 마실때의 느낌이다 분명. 엄청 시끄러워서 앞 사람 말이 안들리고 메뉴들도 100가지가 넘는것같았다. 다들 신이 나서 술을 막 시켰는데 소주 한병에 10불이 넘는다. 그걸 몇 병이나 주문하고 맥주도 시키고 안주도 계속 시킨다. 나는 정말, 술 조금 마시면서 대화나 나누고싶었는데 이쪽 사람들은 저 테이블에 앉아있는 여자의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이고, 여기서 서버하는 남자는 다른 술집에서 일하던 사람이고, 매니저는 결혼해서 정신차렸고 어쩌고 모든 사람들을 따 꿰고 있더라. 정말 좁은 동네라고 말조심하고 행동조심해야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다나. 뭐라나.






 


이 좁은 공간에서 누가 잘나가고 누가 못나가고 등등을 입에 올리는 모습이 너무나 웃겼다. 정말, 듣기 싫었다. 제발 다른 사람이야기좀 안하면 안될까, 라고 말하고싶었지만 오랜만에 이곳에서 술을 마시러 온 J와 J의 아는언니 분위기를 보니 절대 저 말을 하면 안될 상황이었다. 신이나서 소맥에, 맥주에, 그리고 레몬을 달라고 하더니만 소주에 생레몬즙을 짜넣어준다. 서빙하던 오빠들을 불러서 우리들을 인사시키고 잔을 따라주고 받아서 털어넣는다. 이게 무슨...이게 내가 지금 술집에 온건지 호빠에 온건지. 








이게 무슨, 완전히 망친 하루의 마지막인지. 얼마 마시지도 않은 술과 안주값은 정확하게 더치페이. 30불이나 버리고 돌아오는 택시를 탄 시간은 새벽 3시.

그래도 알딸딸하게 취한 술때문에 잡생각없이 골아떨어져서 다행이다. 






Tom N Toms 아메리카노 2.78$

술 값 30$


총 3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