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sat) ~ 3/23 (sun)


강제로 연차를 써야해서 한 달 전에 연차계를 내고

그동안 바다가 너무 보고싶어서 강릉으로 정하고 

게스트 하우스 연락해서 예약까지 끝


그게 한 달 전인데 벌써 여행

계획도 안세웠다 강릉중앙시장-게스트하우스-바다-집




09:30 am

느긋한 출발, 휴게소 감자



 



12:00 pm

강릉 중앙시장 감자바우에서 감자옹심이 한 그릇과 감자전을 먹었다.

감자전이 3,000원 이길래 후 작겠지 싶었는데 내 머리보다 컸다

둘이서 겨우 다 먹음 나중에 가게 되면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01:00 pm

3시부터 게스트하우스 입실인데 밥 먹고나니 1시다.

강릉은 두 번째 방문이라 구경 할 만한 것도 없고

미리 알아놓은 빵집 두 곳은 일요일에 쉰다고 하네




그래서 예전에 갔던 손병욱 베이커리에 갔지만

바글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아무것도 안사고 나왔다.





 


맞은편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으며 시간을 죽였다.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을 구경하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저녁에 바다에서 와인 마실 계획이 잘 될지 걱정도 하고

그냥 이렇게 앉아있기만 해도 좋단 이야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은 꾸역꾸역 먹다보니 하나를 다 먹었더라







02:30 pm

중앙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안목해변종점에 내렸다.

내리자마자 세찬 바람에 정신을 못차리겠는데 그와중에 안목역이라는 이름의 예쁜 카페를 눈으로 훑었다.









03:00 pm

안목해변을 조금 걸었다.

햇살은 정말 좋았는데 바람이 너어어어무 세게 불었다.

해변 주차장은 이미 만차. 그래도 부족하단듯이 차가 계속 밀려 들어온다.

사람 많은 좁은 골목보다는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위가 낫단 생각


이렇게 오후 3시의 낮 바다를 실컷 보고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03:30 pm

발견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바로 예약했던 강릉 게스트하우스 모예

안목해변에서 걸어갈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조금 멀지만)

강릉 하면 조용한 이미지가 강한데 이 근처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가족같은 모임을 추구하고 있어서

쉬러 가려 했던 우리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해야할까


게스트하우스에 아무도 안계셔서 전화드렸더니 비밀번호를 알려주셔서 잘 들어갔다(?)

내 번호를 저장하고 계셨는지, 통화로 친절하게 우리가 묵을 방 위치까지 알려주셨다.



 


2층 여자 방 거실

아늑한 pimp 빈백 두 개랑 소프시스 느낌의 쇼파와 좌식의자 크 그리고 사진엔 없지만 TV도 있다


 


드라이기랑 빗이랑 거울 두 개




우리가 묵은 2인실

깔끔한 침대와 작은 사물함 한개 그리고 채광 짱




 

 


1층 내려가면 주방과 식탁이 그리고 남자 방이 있다

아무도 없어서 이곳저곳 사진도 찍고, 빈백에 누워 TV도 봤다

정-말 너무너무 조용해서 좋았다. 










05:30 pm

강릉 일몰시간 검색해서 스믈스믈 다시 안목해변으로 나오는 길

샹그리아 두 팩과 와인잔, 담요를 챙겨서 걸어오는데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에 사진을 안찍을수가 없었다.











06:00 pm

쌀쌀해진 안목해변에는 혼자보다 둘이 더 많았다.

노을이 지려는 색감이 너무 좋았다. 

몽환적인 이 장면을 넋놓고 바라봤다.













06:18 pm

노을이 다 질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기







06:30 pm

안목해변에서 딱히 뭐 먹을곳이 없어서 미락식당에 들어가 물회와 멍게비빔밥을 시켰지만

양은 그렇다 쳐도 맛이 창렬이니 추천하지 않는다






근처에 널린게 카페니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동생은 녹차라떼 나는 아이스카페라떼

씁쓸하니 커피맛은 좋았다. 이 날씨에 아이스 들고다니는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그렇게 달달달 떠면서 안목해변의 밤바다까지 섭렵하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샀다.


게스트하우스까지 걸어갈 생각에 정신이 혼미해지길래

근처 택시를 타고 네비에 주소를 찍었지만 네비도 추웠는지 우리를 이상한곳으로 안내했고

돈은 돈대로 내고 의도치 않는 걷기 운동을 하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주인 되시는 분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나보다

신발을 벗으면서 '오늘 저희밖에 없나봐요?' 했더니

'네, 신발 신발장에 안넣으셔도 되겠어요' 






08:00 pm

해는 졌고 게스트하우스엔 우리뿐이고 11시 취침 지키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지만

우리가 TV를 즐겨보지도 않고, 스마트폰으로 뭘 할 생각도 없고, 냉장고에 술은 넣어놨고



 

 


이마트에서 사간 보니또 샹그리아 두 팩과 

봉쥬라 크림치즈랑 자가비 허니버터맛 꺼내놓고 1층에서 음악들으며

알콜 홀짝홀짝






일찍 자리 정리하고 느긋하게 샤워하고 흐아 너무 좋다.

그냥 우리 방 들어와서 침대 위에서 빈둥거리기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하루를 마무리하는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기도 하고

그만큼 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하나 느끼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낸 하루










2/23 (sun)




08:00 am

일찍 일어나서  







 


세수 하고 멍-하게 앉아있다가





직접 차려주신 아침 식사!

토스트와 딸기잼, 그리고 우주최강 맛있었던 감자스프 

이야기하느라 식어버린 원두커피까지 완벽했다


봄의 강릉은 꽤 쌀쌀하다는걸 배웠고

니트보다는 점퍼를 입어야 한다는 리빙포인트도 알게 됐지




동생 짐 정리하는 동안 햇빛 가득 들어오는 2층 사진 찍고





10:00 am

안녕! 게스트하우스 모예! 

하루 종일 아늑한 보금자리였던 아주 고마운 곳이다









중앙시장행 버스 타기 전 조금만 더 걸어서 오전의 안목해변으로 향했다

어제보다 바람이 더 불어서 그런지 파도가 생각보다 거칠었다.

해변에 단 한명도 없었음








나랑 내 동생만 있었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손이 덜다라다랃ㄹ 하고 떨렸다





11:30 am

버스타고 중앙시장으로 향하는 길




예전 강릉여행 갔을 때 뭣도 모르고 들어갔던 중앙시장의 어느 국밥집인데

그때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오늘 다시 찾았다.

동생은 소머리국밥, 나는 순대국밥 크 - 또 입천장 데여가며 먹었네 맛있었다 역시





유명하다는 빵집 앞에서 서성이다가 그냥 안들어감

배가 부르니 만사 귀찮아지지






12:00 pm

원래 오늘 계획은 오전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택시를 타고 테라로사 커피포레스트 사천점에 가는거였는데

갈때는 모르겠는데, 돌아올때는 콜택시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버스 배차간격은 2시간에 한 번

테라로사에 전화해서 버스 배차간격 알려달라니깐 자기네들도 모른다고 하여 


정처없는 여행에 불확실한 여행도 좋지만

돌아가는 날이라 올라가는 버스 시간을 맞춰야 해서 똥줄타고싶지 않아 관뒀다.

그리고 찾은곳이 테라로사 강릉중앙시장쪽









동생은 레몬티, 나는 또 아이스라떼 뜨아 찐-하니 정말 맛있었다.

좀 더 뭐랄까 인테리어도 보고싶었고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 여유 부릴 멘탈이 못되더라.


커피 마시며 쉬다보니 벌써 오후 1시!

돌아가는 버스는 2시 30분 차인데, 아직도 1시간 넘게 남았길래

지금 그냥 버스터미널 가서 1시 30분 버스로 바꾸기로 했다.




01:30 pm

2시 30분 출발 버스를 1시 30분 출발 버스로 다시 예매하고

햇빛쨍쨍한 (하지만 바람이 심히 부는) 강릉을 뒤로한 채 일찌감치 집으로 올라왔다.

집에 바로 들어가기 그래서 수원역에서 빵을 잔뜩 사서 들어갔다.

역시 하루의 마무리는 빵이지



뭐랄까 이번 여행은 뭐 대단히 기억에 남는 일도 없었고, 대단히 좋은 물건을 가지고 온것도, 대단히 대단한 사진을 찍은 것도 아니었지만

얇고 길-게 여운이 남는 그런 여행이었다. 마치 내일 또 갈 수 있을 것 처럼 부담스러운 여행도 아니었다.

그냥 낮 바다, 밤 바다, 아침 바다! 바다를 원 없이 봤다는 점 그거 하나만 자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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