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from 2015 사진 2015. 12. 6. 00:53

12/5 (sat)


사랑하는 친구 강희의 결혼식이 있던 날

고등학교때 다른반이었지만 건너건너 한자 옥편을 빌려주던 사이로 시작해서

대학교때 산전수전 다 겪고 술이라도 먹는 날엔 누구 한명이 끝까지 살아남아 집에 바래다주고 안부 연락까지 하고

취업준비할때 힘들지만 잊지 않고 간간히 만나 동네 롯데마트 돌아다니며 소소한 고민거리 이야기 하고

바로 건너편에 있는 직장에 다니면서 비슷한 일을 하면서 도움도 주고 받고 회사욕도 하며  

그렇게 함께 알고 지낸지 10년째 되던 해 강희는 결혼을 했다


나의 이십대는 강희 없이 설명할 수 없다

강희네 컴퓨터 고쳐준다해서 본체 들고 강희 아버지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우리 아빠랑 담소도 나누고

우리 엄마 일하는 곳에서 파는 다슬기 된장국도 강희네 어머님께 전해드리고

강희랑 시간 보내다가 강희 어머니 뵐때면 항상 뭐든 손에 쥐어주시고 사랑한다고 꼭 안아주시는 그런






신부대기실에서 강희랑 이야기 할 땐 괜찮았는데 친구들 인터뷰를 한다하여 카메라 앞에서 서서 강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땐

진짜 그냥 누가 내 눈에 안약 넣었나? 금방 눈물이 채워지더니 허 손이 덜덜덜 떨리면서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막 그 뭐랄까 그간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하


강희랑 연후, 전수, 소은이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설희도 오고

재우, 삼주, 상준이, 정환이, 진원이도 와서 축하해주고






주례없는 예식이라 양쪽 아버님들께서 한 말씀씩 하시는데 아 진짜 눈물이 안 날수가 없었다

양가 부모님께 인사 드릴때 또 엉엉 울다가 호진오빠가 축가 하는데 또 웃음 나오고

마지막 인사 드리고 부모님 껴안을때 너무너무 슬퍼서 눈물 뚝뚝 흘리고 있었는데 호진오빠도 갑자기 눈물을 흘려서

좀 슬프려고 했는데 오빠가 눈물 참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또 우린 앞에서 웃으면서 울었다 하하핳

진짜 안 울려고 했는데 하 다행히도 소은이가 휴지를 챙겨와서 우린 정말 그거 잡고 계속 울었다

여자 다섯명이 맨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 아주 계속 훌쩍거리고 눈물 닦고 손 부채질 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거슬렸을까 으어


예식 마치고 사진 촬영시간, 강희 어머님 코 빨개지셔가지고 아이고 내가 다 마음이 아프더라

그리고 친구들 사진 찍는데 살짝 부탁드리고 우리끼리 또 재미있게 몇 장 찍었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는 호진오빠 이야기에 또 웃고 참 7년을 봤는데도 여전히 강희에게 참 잘 해주는 남자다 고맙고

초반에 강희와 만날때 너무 열정적인 호진오빠 모습에 "아, 저거 몇 달 못 갈걸?" 했는데 

지금은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는... 성실하고 재미있고 여유넘치는 호진 오빠

나에게 강희 뺏어와서 미안하단다 흐흐 마냥 고맙다 정말 (지금 또 눈물날거같음 윽)





뷔페 음식 먹으러 갔는데 아 음식 또 너무 맛있고 여기서 또 감격하곸

자리가 부족해 남자애들 따로 여자들 따로 앉아서 먹고 마셨다

설희랑은 몇 년 전 동네에서 막걸리 마신거 후로 너무 오랜만에 서로 술을 마셨다

전수는 부케를 받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했지만 전수 옆에도 오랜시간동안 전수만 바라봐준 똘이가 있으니 크크


식당에 인사하러온 호진오빠와 강희에게 우리가 줄 수 있었던건 음식쪼가리들과 사이다 한 잔정도였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을텐데 지금 아니면 먹을 시간 없다고 입에 꾸역꾸역 넣어줬다

다 먹고 나가는 길에 강희 부모님 다시 뵙고, 아버님이 내 이름 부르시면서 웃으시는데 아 또 눈물포인트임 흑 우리 아빠 얼굴이 쓱 지나갔음 하

강희 어머님께 안부 전해드리고 강희 동생도 다음주에 워킹간다고 하여 살짝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한달 사이에 두 딸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니 강희 부모님께서 얼마나 적적하실까란 걱정이 들었다

나와서 다 같이 커피 한 잔 하면서 하는 이야기는 '난 결혼 못 하겠다' 


사실 부럽다 아름답다 행복해보여 라는 것도 있지만, 저 과정을 준비하면서 겪게 될 스트레스같은게 먼저 생각나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만큼 아직 절실하진 않다는건가...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결혼을 하는 이유, 목적, 왜' 등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사실 딱히 뭔가 이유를 찾진 못 했다 '왜?' 왜 결혼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쨌든 너무 주절주절했네

집에 돌아오니 엄마 아빠도 강희 식 사진 보시면서 예쁘다~ 아름답네~ 좋네~ 하시면서 

평소와 다른 추임새를 넣으신다 허허허 뭔가를 말하고 싶지만 말 하지 않고 있으실지도...

여튼 이 세상 어느 부부보다 제일 행복하길 _()_



'2015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영화 (총 82편)  (0) 2016.01.17
사랑  (2) 2015.12.06
가을의 부산  (0) 2015.10.13
생각없는 하루  (2) 2015.09.1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5.12.06 17: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김온더테이블 2015.12.06 23: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케케 오랜만이어요 으 이 글 쓰는데 막 아 눈물나더라능
      진짜, 예전엔 아무 감흥도 안들고 그냥 식 보다가 나와서 밥먹고 그러고 인사 대충 하고 집에 가고 그랬었는데 점점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고 뭐 그런걸 상상하니깐 어엉ㅇ 뭔지 모를 감정과 함께 그냥 눈물이 어으이ㅓ잉이

      우리 나이가 그렇...겠죠?
      기쁨의 눈물이니깐 괜찮아요! 음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