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

from 2016 사진 2016. 5. 24. 21:49

1

새로 들어온 22살 신입에게 '우리 회사는 6시 정각에 나가도 뭐라 안 해요'

라며 좋은 회사 코스프레를 했더니 정말 6시 땡 치자마자 '내일 뵙겠습니다.' 하고 나간다.

그렇게 나도 꼰대가 되어간다. 이건 뭐 우리 회사의 가장 큰 메리트니깐 괜찮다만

메신저 예의가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랐다.


인사 - 이름 및 직급 - 대화 가능 여부 묻기 - 용건 간단히

인턴 경험 없는 쌩신입이라 그런 건가? 

너무 훅 들어오는 대화창에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내가 인턴을 교육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이건 나뿐만 아니라 나중에 다른 회사에 가서도 중요한 건데 흠



2

요즘 지름신을 잘 참아내고 있어 나 자신이 너무 뿌듯하다.

절대 쓰지 않을 것 같은 모자라던가 이상한 린넨 원피스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기념에서 내가 나에게 선물 하나 할까? 히힣



3

한참 자수하느라 신나게 퇴근 후 시간을 보냈던 것과는 달리

요즘에는 너무 한가하다. 핸드폰에 카톡도 없고 게임 같은 것도 안 깔다 보니깐 뭐 할 게 없다.

그렇게 멍 때리다보니 또 내가 너무 한심해지고, 그래도 아무 의욕도 없는 내가 더더 한심해지고.

누구는 그냥 푹 쉬라는데 쉬는 게 뭔지 모르겠다.

쉬는 게 뭔가요?


4

말을 좀 할 때 직설적으로 말해줬으면 좋겠다.

빙 둘러 말하고 왜 이걸 못 알아듣냐는 듯이 또는 암묵적으로 난 이 정도라고 말하는 듯한

하 진짜 내가 무슨 연금술사도 아니고 피곤해 죽겠다

나에게 그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이유가 뭔지 정확히 알려줄래?

내가 부러워해야 하니, 아니면 안타까워해야 하니, 아니면 애교를 부려야 하니, 나에게 원하는 반응이 뭐니


정말 피곤한 것들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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