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mon)


출근.

오늘 일찍 퇴근하겠지 했는데 기획안 이야기 하다가 예상보다 늦게 퇴근했다.

마침 퇴근하는 오빠와 동네에서 만나 마트에서 설 선물세트를 사기로 했다.


항상 명절땐 아빠랑 선물세트를 사던 기억이 새록새록!

방금 어떤 사람이 45개나 샀다는 선물세트라고 구성이 좋다는 말에 혹해서 우리도 6개나 샀고,

들고 갈 수 없어 배송 서비스를 신청했다.


배송해주시는분과 만나기로 한 곳에서 카트에 짐을 넣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냥 맨몸으로 오시는거다. 그래서


"차 타고 가는 거 아닌가요?"

"집이 근처라고 하시길래 제가 카트 끌고 댁까지 같이 가드리는거예요"

"?"

"??////???//"


알고보니 차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는 이미 마감됐고,

'가까운 집'에 대한 거리감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 허허허

우리집 주소를 받아가야하는데 안 받길래, 아 있다가 받는구나 했더니만 쩝!

배송해주시는분이 택시 타는곳까지라도 끌고 가준다고 했고 우린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왔다 허허

그와중에 내가 너무 낯이 익다며 마트 자주 오시냐고 물어보더라. 그럴리가...






Return 

iKON


타이틀곡 별로여서 안 듣다가, 앨범 전곡 좋다는 얘길 들어서 플레이 눌렀는데 와!

진짜 전곡이 다 괜찮더라! 감탄했다 정말 짱 좋음! 한 번 돌렸는데 가사나 후렴이 귀에 익고 입으로 나올정도!

'리듬 타'나 'BLING BLING'처럼 파워풀한것도 '취향저격'처럼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도 좋았는데,

이 앨범의 '돗대'가 그렇고, '안아보자'가 이런 느낌이다. 'EVERYTHING'은 빅뱅이 생각나고 -

그 모든게 다 이 앨범에 차곡차곡 정리가 돼서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더라. 요즘 계속 듣는 중!


'안아보자 (HUG ME)'는 가사가 좋아.

'딱 한 번만 10초만 진지하게 안아보자 멀어지지 않을정도만 미련이 남지 않을정도만

그저 한 번만 그에게 가기 전에 안아보자 멀어지지 않을정도만 미련이 남지 않을정도만'


lyrics by B.I, BOBBY 

composed by B.I, TABLO 

arranged by TABLO



그리고 진짜 요즘 그냥 한 곡 반복중인 노래!!!!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LOVE ME)'

이 노래를 들으면 그냥 막 신이 나고 청소도 잘 되고 집중이 잘 된다 헤헤

가사도 귀엽다


lyrics by B.I, BOBBY, KUSH 

composed by CHOICE37, B.I, KUSH, 구준회 

arranged by CHOICE37





Jóhann Jóhannsson: Award-winning Icelandic composer dies aged 48 (click)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알게 됐고

이후 <시카리오>, <컨택트>는 감독, 배우보다 음악을 믿고 보는 영화였는데

안타깝다.











2/13 (tue)


출근

점심으론 오랜만에 떡볶이





맛있게 비워내고 소품 사러 이동!

지금 인터넷 주문하면 설 연휴때문에 배송이 아슬아슬하여 - 우리가 나가서 살 수 있는건 나가서 사기로 했다.

바리바리 사들고 사무실에 들러 짐 놓고 바로 퇴근했다.

퇴근길 내내 미친듯이 졸았다. 왜이렇게 몸이 고된지 에효





다이소에 잠깐 들렀고

마트에 들러 아보카도와 명란을 샀다.








퇴근한 오빠와 한 그릇 식사로 아보카도 명란 덮밥을 해먹었다.

밥 위에 명란젓 한 개 으깨 넣고, 아보카도 반개 올리고 김가루와 달걀프라이 올려 참기름 두르니 꿀맛!

이건 뭐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오빠도 맛있게 한 그릇 비워 주었다.





아 그리고 갑자기 츄파츕스가 너무너무 먹고싶은거다!!!!!!!!!!!!!!!!!

마침 마트에서 20개에 2천원에 팔고 있길래 틴케이스에 들어있는거 냉큼 집어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우유맛









2/14 (wed)


오늘부터 쉬자

불닭볶음면 먹고 미친듯이 청소함


1. 거실 카펫과 침실 카펫 털고 베란다에 널어두기

2. 큰 비닐봉지에 미지근한 물과 세제 넣고 거실화 넣어둔 다음 손으로 조물조물 빨아 헹굼+탈수

3. 오빠 회사에서 부모님 효도여행 보내준다며(교토) 시부모님 안 가신다길래 친정에 물어봤지만 역시나 안 가신다고

4. 큰 빨래 빨리 돌리고, 널고, 밥통의 밥 냉동실에 넣어두고, 전기 코드 뽑아두고 정신없다@@




어제 명란젓 먹다가 간만에 생각난 명란찌

항상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검색해보니 수원에서 팝업스토어중이었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그래서 퇴근하는 동생에게 제발 빌고 빌어서 두개만 사다달라고 했음 휴 얼마나 고맙던지!

아빠는 계속 징그럽다고 연신 카톡을







콘푸레이트로 이른 저녁을 먹고 새 며느리의 2박 3일 설 명절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입고 갈 옷, 갈아입을 작업복, 잘때 입을 옷, 깨끗한 양말, 개인 수건, 한복도 허허허!


짐 싸다가 오랜만에 여름에 입던 바지를 입었는데 허벅지가 아주 꽉 낍니더. 

결혼 하면 좀 더 부지런하고 깔끔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는데!!!!

결혼 전보다 더 게으르고 형편없고 허벅지와 뱃살이 두둑한 사람이 되고 있었다.

명절 앞두고 다이어트 다짐.





혹시 내일 반지를 끼고 가야할까? 고민하며 꺼내뒀지만 안 끼고 가기로 했고

자차로 퇴근한 오빠는 밤 10시가 돼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오늘 얼마나 밀렸냐면 왕복 2km 되는 거리를 차 타고 3시간 걸렸다며 혀를 내두르던 오빠.


내가 경험한 명절은 명절 당일날 아침에 일어나 근교 친적집에 가서 밥 먹고 TV나 보다 집에 오면 끝!

가족들도 해봤자 15명 되나? 세 가족만 모여서 조촐하게 세배하고 예배하고 밥 먹고 해산이었다.

하지만, 시댁은 아주아주 다르다고 했다. 말로만 들었지,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묘하게 두근거리더라.

오빠는 걱정하지 말라했지만, 걱정이 안 될리가 있나................









2/15 (thu)


연휴 첫 날

새벽같이 일어나 나갈 채비하고 2박 3일 짐을 트렁크에 실었다.

각자 옷가지 가방 2개 / 가족들 선물세트 / 오빠 등산화(ㅎ) / 현기증

시댁에 들러 엄마가 따로 챙겨준 곶감 세트와 우리가 준비한 선물세트와 용돈을 드렸다.

시부모님께선 우리에게 미리 세뱃돈을 주셨다. 얼마만에 받아보는 다른 사람이 주는 세뱃돈인가!


가는 길에 밥을 먹으면 많이 밀릴 수 있으니 집 앞에서 순대국 간단하게 먹고,

우린 아버님 차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갔다. 



미리 준비해온 뜨끈한 아메리카노도 마시고




아련한 막대사탕도 노나 먹으며 두어시간 달리다 드디어 시골 도착!





큰 시아버지댁 들러 인사드리고 선물 드리고 둘째 시아버지댁도 들러 인사 + 선물 드렸다.

다행히도 결혼 전에 한 번 들렀던적이 있어 그래도 좀 눈에 익었다고 맘이 편해졌더라.

어르신들도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다. 손도 꼭 잡아주시고, 눈도 맞춰주시고, 웃어주시고 우리 할머니 생각났지만 뭐.







작업복으로 갈아입음


전 부치기 전 재료 준비하고, 설거지 하고, 거실에 쭈구려 앉아 전을 부쳤다.

우리집에서 하는거랑 너무너무 달라서 아주 많이 매우 많이 당황했다.

원래 집집마다, 지역마다 메뉴도 방식도 다르다지만 내가 봐왔던거랑 너무 달라서 정말 당황.

하지만 시어머님이 아오 빨리 해서 빨리 끝내고 빨리 놀자 이렇게 하셔서 나도 진짜 빨리 해치웠음!!


그리고 오빠 빼고 집안의 남자들은 모두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주방에 들어오지도 않으심

여자들은 물 묻은 거실 바닥에 쭈구려 앉거나 앉을 곳도 없이 서서 목이버섯을 다듬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 아빠는 항상 설거지 하시고 상차림 도맡아서 하시는데 정말 당황스러운 풍경@,@


그래서 더더욱 손이 안 갔던거같다. 막 주방에 들어오긴 했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딱히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하긴 했다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마음이 내키지 않은 것 같기도.

다행히 옆에서 오빠가 막 도와주고, 틈날때마다 주방에 들어와서 보고 가고, 계속 같이 있어줘서 베리 고마웠다. 









기름냄새나는 옷 위에 대충 옷 하나 더 걸치고 둘째 시아버지댁에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가지고 온 필카로 사진도 찍고, 오빠랑 장난도 치며 산책도 했다.


이곳에서도 따로 전을 부치고 계셨는데, 와 전 모양도 너무 이쁘고 맛도 딱 내 입맛이었다!

한참을 이야기를 하고 보니, 전 부치던 형님이 우리 엄마랑 고향이 같더라!

딱 그 지역의 맛이 난다고 해야하나? 간이 세지 않고 슴슴하면서 고소한 딱 그 맛! 신기했다.






석화까지 구워주셔서 맛있게 먹고, 부리나케 큰집으로 내려가 거실에서 말없이 만두를 빚었다.

세숫대야에 가득한 저 만두소가 다 없어지길 기도하면서 미친듯이 만두를 만들고, 그 만두로 저녁을 먹었다.

약간 체를 한 것 같은 느낌이 있어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늦은 저녁엔 둘째 시아버님댁에 올라가 뜨끈한 온돌방에서 석화와 부침개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특히 나는 둘째 형님 가족이 정말 좋았다. 아주버님 개그와 언변이 너무 좋고!

형님은 20대 맥킨토시로 쿽 작업을 하셨던 디자이너여서, 마흔 중반이신데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아주 잘 이해해주셨다.


나와 오빠는 고스톱 치는 소리를 들으며 방 구석에서 잠들었다.









2/16 (fri)


설날 아침! 씻고 잔게 아니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아주 깨끗하게 씻었다.

그리고 드디어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헤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을 한복 허허



시댁 가족은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 계신다.

나는 어디로 어떤 집으로 가는지도 모른채 그냥 어른들만 열심히 따라다녔다.

오빠가 설명해주었지만, 내 머리론 이 많은 가족관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나와 오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네 번의 제사를 지냈고 - 어른들께 네 번 이상의 세배를 드렸다.

명절 기간 TV 뉴스에서 보던 그런 장면이었다. 발디딜 틈 없이 좁은 공간에서 절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


음 한복을 입은 나는 모든 사람들의 집중 타겟이 되었다.

제사 끝날때마다 백화수복을 따라주시던 어르신의 잔을 거부할 수 없었고,

'예쁘게 차려 입은 사람이 음식을 나르면 조상님이 좋아하신다'는 이론(?)에 따라 한복을 입고 제사 음식을 날랐다.

나를 사이에 두고 '너도 결혼하면 이렇게(나처럼) 하고 다녀야지'

'어휴 그래서 저는 결혼 안 할거예요' 라고 껄껄 웃던 호칭 모를 여자분들의 대화도 매우 기억에 남는다.






정신없이 제사와 세배를 마치고 다시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시아버님을 따라 성묘를 하러 올라갔다. 오랜만에 산에 오르니 너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시아버님 뒤를 바짝 따라 열심히 올라갔다. 꽤 가파른 길이어서 넘어질까 아슬아슬 했지만!


나도 매년 아빠 따라 성묘를 갔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증조할머니 묘는 첫째 손자인 우리 아빠만 돌보고 있다.

햇빛이 들지 않아 죽어버린 잔디를 살리려고 심을 잔디도 가지고 올라가고, 자잘한 가지들을 쳐내고,

햇빛이 들게끔 나무들도 꺾어내고 갈때마다 참 열심히 작업했던 기억.





성묘 마치고 둘째 시아버님 댁으로 돌아왔다. 둘째 형님과 덩그러니 남아 별별 이야기를 다 했다.

역시 경력단절때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프리 위주의 일을 하고 계신다 했다.

캘리그라피, 드럼, 도예, 우쿨렐레 등 어떤게 적성에 맞을지 몰라 닥치는대로 시작했다고.

결혼 전에 여행도 많이 다녀오라고 했다. 강희도 결혼한 해에 여행 한 번 못 간게 후회된단 얘기를 했었지.

일본 간다고 했더니 그런거 말고 진짜 멀리 호주나 아이슬란드 미국 등 멀리 다녀오라고 했다.


아 2세 계획도 물어보셨는데, 자기는 아들을 둘 낳아서 눈치를 좀 덜 본다며 빨리 준비하라고 했다.

하... 진짜 이런 얘기를 듣게 될줄이야.... 아들을 낳아서 눈치를 덜 본다니... 21세기 맞냐...머리가 아프다...





그사이 밖에 놔둔 식혜에 살얼음이 동동 -

한 잔씩 마시고 점심을 먹으려 보니 오후 2시더라. 




점심 먹고 친정 가려면 차가 많이 밀릴 것 같아, 그냥 바로 나오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에 시어머니 만나서 친정 간다고 말씀 드리고, 큰집 들러 인사 하고 나왔다.





가는 내내 좀 밀리는 구간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바로 집으로 안 가고 이마트에 들러 동생 줄 BTS21 던킨도너츠 종류별로 사고,

쌀 한가마니와 각종 잡곡을 사들고 올라갔다.

도착했다고 하니 버선발로 나온 엄마와 아빠 흑 너무 보고싶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마표 점심겸 저녁밥을 먹었다.

잡채, 등갈비, 부침개, 된장국, 김치 등등 친정에서 밥 먹으면 항상 갈비뼈 아프게 먹는 것 같다. 배터져!

내가 가져온 도넛과 커피타임 가지고 다시 한복으로 갈아입고 세배를 드렸다.

쌀과 잡곡은 시부모님이 드리는 선물이라며 드렸고, 우리가 준비한 선물세트와 용돈도 건네드렸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거실에서 쉬었다.

동생이 사다준 명란찌!!!!!!!!!! 너무너무 귀여워서 계속 조물딱 거렸다!!!!!

사진도 엄청 많이 찍었다 흑흑 넘나 귀여웡!!!!!!!


저녁에는

엄마가 육포와 오징어포와 콘칩을 사와서 맥주 한 캔씩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나는 간간히 안방에 들어가 요즘 엄빠 근황 묻고 같이 이야기 하고 웃고 사진 찍고 -

아빠는 오늘도 '역시 니가 집에 있어야 집안 분위기가 환해진다며 다시 오라고 오라고' 으휴

아빠 생신선물로 사드린 온수매트도 잘 쓰시고, 내가 사드린 침대도 잘 사용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


나혼자 산다를 보다 잠들었는데 깨서 보니 새벽 1시 반이 넘었...

오빠가 깨워서 방으로 들어가서 그냥 쓰러져 잤다. 정말 피곤했나보다.









2/17 (sat)


아침에 일어나 씻고 엄마가 차려준 밥을 또 왕창 먹었다!!!!!!

어제부터 계속 오빠가 설거지 도와드리거나, 다 먹은 그릇 옮기려고 하는데 진짜 엄빠가 거의 소리치듯 극구 말려가지고

오빠가 넘나 민망해했다는 - 내가 나중에 엄마한테 따로 말하긴 했다. 같이 설거지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시라고 -






커피 한 잔 하고 동생이 던져둔 내 짐을 한 번 더 정리했다.
버릴 건 버리고, 챙길 건 챙겨서(너무 많이 챙겼지) 엄마가 준 전과 매실액기스도 챙겼다.
헤어질때 보니 아빠의 흰머리는 한 달에 몇 백개씩 더 자라는 것 같고 - 
요즘 맘고생이 심하시다보니 정말 삐쩍 말라있었다. 많이 먹는데도 살이 안 찐다고 한다. 걱정되게.

양손 가득 차에 싣고 우리 집으로 -





올라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하고 세차를 했다.

강희와 잠깐 통화하고 집 가는 길 시댁에 들러 한라봉만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아버님이 시이모님들이 왔다고 해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우린 밥 먹은지 1시간밖에 안 됐는데... 우리가 '가야해 말아야해?' 몇 번이나 물어봤는데

오빠도 배부르다고 한 번 말했다가, 아버님이 어디로 와라 라는 말에 얄짤 없이 따라가게 됐다.

가는 내내 짜증이 났다. 왜 배불러서 못 간다는 말을 못 하는거야?

배불러서 밥은 못 먹겠고 여기서 오실때까지 기다렸다가 세배하고 가겠다. 이렇게 대답이라도 하면 좀 낫지 하.

내가 말할 상황은 아니니깐 가만히 있긴 했는데 진짜 아 모든 상황이 다 짜증났다.


결국 식당에 가서 우물쭈물 앉아있다가 이모님 오시고 인사만 하고 우린 배불러서 시댁에 가있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다들 '그럼 왜 왔어?' 라는 질문 아닌 질문들을 던지셨다. '하하' 하고 웃으며 그냥 나왔다.

이렇게 바보같이 굴 시간에 친정에나 더 있다 올걸, 진심 이 상황이 너무 짜증났다. 



식사 마치고 돌아오신 시이모님 가족 세배하고 둘러 앉아 과일 먹고 고스톱 친다길래 그 틈을 타 집으로 왔다.

원래 가식적인거 싫어하지만, 진짜 앉아있는 내내 한 마디도 안 한 것 같다.

명절 후에 느낀건데 뭐랄까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싫고, 말을 해서 주목을 받는것도 싫다.

계속 입을 다무는 상황과 그 시간이 늘어나는 것 같더라. 마지막날에는 절정이었고. 명절 증후군 아니지 이거?






후아 진짜 너무 힘들었던 2박 3일

집에 와서 짐 정리하고 빨래를 돌리고 씻고 그냥 쓰러져 잤다.



오빠가 통화하는 소리에 깼는데 동네 친구들이 술 마시러 나오라는 전화였던듯?

근데 내가 아까 시댁에서 짜증냈던 이야기를 하며 못 나갈 것 같다고 하더라.

그냥 어차피 나도 집에 혼자 조용히 있고싶고 그래서 오빠 가라고 하고 TV를 크게 틀고 못다한 청소를 했다.


술 꽤 마신 오빠가 자정즈음 들어왔다. 그러고선 나에게 '나중엔 친구들 술자리에 같이 가자며'

그래서 내가 '거기 여자는 누구 왔는데?' 라고 물어봤더니 여자는 M오빠 여자친구만 왔다고 한다.

당연히 M오빠 여자친구만 갔겠지. 왜냐면 다른 여자들은 다 결혼한 새댁들이거든.

어느 누가 명절을 지내고 저녁에 남편 동창 모임에 나가?

 

나도 이번에 친정 내려가기 전날 동네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나 친정 내려가니 저녁에 볼 수 있음 보자! 신나게 연락했었다.

결혼 전 오빠를 소개시켜주지 못해 이번 기회에 꼭 자리를 마련하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친정 도착하니 오후 4시 넘고, 쉬다보니 6시에, 종일 운전한 오빠가 많이 피곤해해서 친구들 만나러 가지 말자고 했었지.


그런데 오빤 어떻게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고, 거기에 내가 안 왔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진짜 음 뭐랄까 너무 화가 나서 화를 못 낸다고 해야하나? 진짜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어서 그냥 그냥 생각하는 것 자체를 안 했다.

이런식으로 화를 삼키다간 그냥 감정 없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일요일 잠깐 출근해야하는 술냄새 풍기며 잠들고, 나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원더> 으으 보는 내내 정말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새벽에 잔잔하게 보기 딱 좋은 영화였다.

되게 오랜만에 영화 명대사 페이지를 쭉 보며 그 장면과 대사를 곱씹었던, 아주 잔잔한 영화.


특히 주인공 어기 역의 제이콥 트렘블레이! 예전에 영화 <룸>의 잭 역할, <북 오브 헨리>의 제이든 리히버 동생으로 나왔던!

감독은 <월 플라워>의 스티븐 크보스키! <원더>에 출연한 아역들의 개봉 예정 필모가 아주 꽉꽉 차있더라.









2/18 (sun)


새벽 5시 넘어서 잤나 흐

오빤 6시 반쯤 쥐도새도 모르게 출근했다 들어왔고



아점으로 간단하게 가래떡을 먹었다.

그리고 오빠 한숨 잘 사이에 이런저런 웹서핑을 했지.




Drake - God’s Plan

드레이크 뮤비 떴길래 봤는데 읭 이 뮤직비디오 예산이 996,631불 우리나라 돈으로 10억 8천정도?

뭔가 하고 보니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저 돈을 다 기부하는 뮤비를 찍은 것!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애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는 등등 돈뭉치를 막 건네줌 덜덜

수퍼마켓에서 장보던 사람들을 향해 다 자기가 낼테니 마음껏 담으라고 소리를 치기도 하고?

멋지다... 저렇게 기부하는 모습...





무인양품 신촌점 빨리 오픈해주세요...

무인양품 커피 스탠드라니 진짜 넘나 기대된다 신촌 자주 가야지 제발제발제발





자는 오빠 깨워서 삼겹살 먹으러 가기

원래는 혜화역 가서 삼겹살 먹고 커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오려고 했는데 

아...귀찮아...




마침 동네에 제주 고기처럼 근고기에 멜젓 놓고 파는 곳이 있어서 오픈 시간 맞춰서 갔다.

우리 포함 세 팀 있더라 벌써! 고기 4인분에 청하 한 병에 밥 한 공기 먹었는데 6만원 나옴 어우




그리고 마트에 들러 우유랑 이것저것 샀다.

최근에 츄파춥스 투펀이라는 사탕이 새로 나왔다길래 편의점 모두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




집에 가서 청소 싹 하고 친정집에서 가져온 버릴 물건 중 하나인 aesop 공병을 씻었다.

아니, 검색해보니깐 이게 팔리더라고? 공병을 사는 사람이 있더라!!!!!!!

그래서 싹 말려서 팔기로 했지 후후후 팔릴까 과연?





청소 후 명란찌 한 컷

목이 아프다아!



다가오는 주에는 촬영이 있다. 

촬영 마치고 다 넘기고나서 국내 여행 한 번 다녀와야겠다.

산에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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