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mon)

 

아침 10시쯤 일어나서 출근했다.

전철 마지노선 20분! 버스 마지노선 30분!

그 이상 타면 정신이 혼미하고 호흡도 가빠지고 힘들다.

 

 

 

그래서 혜화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딱 좋았다.

이틀에 한 번꼴로 나가니깐 옷을 어떻게 입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출근해서 일도 하고 재택할 자료들도 옮겨놨다.

동업자도 오빠도 나의 재택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지만,

나는 조금만 더 생각해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일은 집에서든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출근마저 하지 않으면 내가 뭔가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퇴근길에도 똑같이 버스 - 전철을 타고 집에 왔다.

집까지 걸어가다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김밥집에 들어가 김밥 두 줄을 사왔다.

편의점에서 왕뚜껑도 샀고, 집에 오자마자 다 먹어치웠다. 허허

 

다 먹고 신나는 노래 들으며 청소하니깐 오랜만에 아주 잠깐 기분이 좋았다.

 

입덧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고

저녁엔 멍하니 TV보다가 얼린 포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퍼먹고 새콤달콤도 먹고 요구르트도 먹었다.

결국 자기 전에 미친듯이 설사하고 잤지만....

 

 

 

 

Rich Brian, NIKI, & Warren Hue - California (Official Music Video)

으어 개좋네

 

 

 

 

 

 

 

 

5/25 (tue)

 

귀마개를 아주 깊게 끼고 자는데

심장소리를 포함해 온몸에서 나는 소리들때문에 잠을 일찍 못 잔다.

 

오빠 출근하는거 살짝 보고

자다 깨다 반복하다

점심 먹을때 일어났다.

 

 

미쯔+우유 말아먹고, 얼린 포도를 몇 개 먹었다.

그리고 일을 하다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먹어도 토할거같고 안먹어도 토할거같다.

침대에 누워있다가 살짝 잤다가 다시 일어나니 저녁시간이었다.

 

 

 

쑥떡+콩가루, 얼린 바나나에 코코아가루 뿌려 먹었다.

집 청소를 아주 조금 하고

퇴근한 오빠 밥 먹는걸 보고 

급 배떡이 떠올라 시켰지만

국물 두어번 크 떠먹고 나머지는 억지로 먹었다.

 

반 이상 남기고 (내가 떡볶이를 남기다니) 냉장고에 넣어뒀다.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쭉 이어졌지만 토는 참았다.

역류성식도염이 있고,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기에 흠

근데 조만간 토 해버리지 않을까 싶다.

 

(근데 새벽에 결국 또 설사했다...)

 

 

 

 

 

 

 

5/26 (wed)

 

새벽 내내 잠도 안 오고 오빠가 코까지 골아서 새벽에 깨워서 내보냈다 (뿌앙)

피를 엄청 많이 흘리는 기분 나쁜 꿈도 꿨다.

 

입덧이 점점 오전에는 괜찮고 오후에 힘들어지고있다.

아침 10시쯤 괜찮길래 시리얼 먹고 사과 한 개 잘라서 먹었다.

 

 

3시쯤 침대에 기대듯 누워 일을 하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오늘 낮잠잘땐 내 맥북과 카메라가 옥상에서 떨어져서 

내가 그걸 잡으려고 같이 떨어지는 꿈을 꿨다. 몸이 다 으스러졌다.

 

 

저녁에 일어나 어제 먹다 남은 배떡을 먹고

기분나쁜 냄새가 났던 대나무 돗자리를 치워버렸다.

목요일 출근할 생각으로 일찍 씻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요즘은 양치를 가장 자주 한다. 

그 뭔갈 먹고 나면 목구멍 깊은곳에 남은 맛이 너무 싫다.

특히 양념의 단맛은 나를 미치게한다.

혀클리너 빡센걸 사서 빡빡 긁어버릴 생각이다.

 

진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5/27 (thu)

 

아침 10시 반쯤 잠에서 깼다. 몸에서 땀이 많이 났다.

껍질 벗긴 사과를 한 개 먹고

아이비 과자에 딸기쨈을 발라 먹다가 역겨워서 버렸다.

 

오전 입덧이 좀 나아져서 출근 준비를 다 했는데

나갈때 되니깐 너어어무 미식거리고 계속 신물이 올라와서

화장실 변기에 걸터앉아 맹물같은 침을 계속 뱉어냈다.

침이 계속 입에 고이고 그걸 인지하니깐 삼키기가 힘들었다.

 

오후 2시 이후부터 울렁거림이 최고조가 된다.

이땐 뭘 해도 안 돼서 그냥 침대에 누워있는게 최고다.

근데 2시부터 일 관련해서 연락이 아주 많이 온다는 것...

 

 

 

 

5시쯤 일어나서 밥알쑥떡에 인절미가루 뿌려서 겨우겨우 삼켰다.

오잉 그러다 갑자기 일이 잘 되어서 업무시간이 지났지만 양해를 구하고 곳곳에 이메일을 보냈다.

입덧 시작하고 집에서 일했던 날 중 가장 잘 됐던 날...뭐지

소파에 아빠다리하고 앉아 외국영화 아무거나 틀어놓고 열일했다.

 

퇴근한 오빠가 고향만두를 쪄줘서 좀 먹고

새콤달콤도 까먹고

B마트로 토레타와 포카리스웨트 큰거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다.

참 새우깡도 담고 식빵도 담았다.

 

물을 너무 안 마시는 것 같아서 이온음료를 사봤다.

포카리스웨트는 너무 달아서 맛이 없고, 토레타가 그나마 괜찮다.

맹물은 소주같아서 못 마시겠다.

 

저녁에 세수하는데 거울에 웬 해골이...

볼살도 없어지고 눈밑은 퀭해지고...

바쁜 일좀 끝나면 친정 가서 한 일주일 요양하고 싶다...

 

 

 

 

 

Summer Salt - Candy Wrappers (Official Video)

다시 오랜만에 음악좀 열심히 듣는 중

 

 

 

 

 

 

 

 

5/28 (fri)

 

 

(하루를 되짚어 일기 쓰기도 힘듦)
오전 일찍 눈이 떠졌다.

하 윗층은 새벽 2시 넘어서까지 베란다에서 뭘 만드는지 쿵쿵거리고

아침에는 발 뒤꿈치로만 걸어다니는지 온집안이 울리고 천장이 흔들린다.

노인들이라 참으려고 하는데 한번만 더 그러면 올라갈 생각이다.


억지로 일어나서 식빵을 토스트기에 구워 고구마를 얹어먹었다.

오랜만에 식빵과 고구마를 먹으니깐 맛있었다. 하지만 소화가 잘 안됐음!
그리고 거실에서 일을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다시 누웠다.

윗층 걸어다니는 소리에 진절머리가 나서 이어폰을 끼고
재즈를 틀어놓고 두어시간 잤다. 울고싶었다... 진심으로...
자고 일어나 남은 고구마를 먹고 포도를 먹었다.

오후에는 그냥 일을 했다. 
몸을 좀 움직여야지 싶어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너무 늦기 전에 저녁을 먹었다.
사리곰탕을 먹고싶어서 뜯었다가 백퍼 얹힐걸 알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그냥 먹었다.
뜨거운 면이 후루룩 들어오는 느낌이 좋았지만

4시에 먹은 밥은 밤 10시 반이 될때까지 가슴에 꽉 얹혀있다.

하... 다짐한다. 다시 절대 안먹겠다고.
그렇게 당하고나서도 먹는 이유는 뭔지... 


변비에 소화도 안되고 주말에 산부인과도 가고 스트레스 투성이다.

 

 

 

 

 

The Volunteers (더 발룬티어스) ‘Let me go!’ MV

솔직히 전곡 좀 괜찮음

 

 

 

 

 

 

 

5/29 (sat)

 

입덧이 확실히! 밤낮이 바뀌어버렸다. 

아침이 개운하고 저녁엔 답답하다.

엄마의 과한 입덧은 건강한 태아의 증거라던데(어쩌라고 휴)

 

 

참 아침에 깨서 핸드폰을 봤는데 웬 마켓컬리 도착이?

봤더니 동업자가 날 위해서 이것저것 바리바리 골라서 잔뜩 보내줬다.

과일시리얼부터 Dole 오렌지랑 파인애플 팝이랑 동치미국수까지

새콤한것 위주로 고르느라 힘들었을텐데... 찐 고맙고 미안했다.

 

 

점심엔 피자헛 팬피자와 미트스파게티를 시켜 먹었다.

파스타를 엄청 먹고싶어서 오자마자 흡입했는데 으...

요즘엔 모든 음식의 단맛이 다 기분이 나쁜지라...

토마토 파스타도 먹고나서 몰려오는 이상한 단맛때문에 힘들었다.

포도나 오렌지나 딸기같은 천연 단맛은 괜찮은데

이상하게 가공된 음식을 먹고나서 나는 단맛은 괴롭고 오래남는다.

 

 

 

샤워하고 산부인과엘 갔다. 8주 중반쯤 됐나?

질초음파도 하고 배초음파도 봤다.

이제 슬슬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으니 많이 걱정하지 말고

혹시라도 갑자기 입덧이 사라지면 위험하다는 증거니깐

즉시 병원에 오라고 하셨다. 입덧약도 추가로 처방 받았다. 힝

몸무게는 2주 전보다 1kg 늘었다. 사실 운동할때보다 3kg정도 빠진 상태긴 하지만 괜찮다곤 하셨다.

 

 

다음에 올땐 정밀초음파를 본다고 했다.

그 막 애기들 얼굴 되게 자세히 볼 수 있는? 그런 초음파같았다. 신기함!

 

주말에 병원을 가니 대기시간이 길어서

1시 반에 나갔는데 4시 넘어서 들어왔다.

우리도 힘들지만 담당 의사선생님이 너무 피곤해보여서 신경쓰임...

 

 

집에 오자마자 손발닦고 바로 한숨 잤다.

엄마도 아빠도 시부모님도 신소까지 아주 귀신같이 연락이 온다.

7시쯤 일어나서 식빵과 고구마와 우유를 먹었다.

소화가 안 되는걸 먹기도 했지만 소화가 넘넘 안됐다.

 

아, 참 그리고 요즘 악몽을 너무 많이 꾼다.

오늘 새벽에는 SF 장르의 외계인이 나오는 꿈이었는데 사람들 머리 터지고...

낮잠 잘때는 8차선 도로에서 사람들을 향해 쌍칼부림을 하는 미친놈을 봤다.

근데 그 꿈들이 악몽인 이유는 항상 그 꿈에 소중한 사람들이 나와서이다.

그냥 아는 사람들이면 모르겠는데 어우 지인들이 나오니깐 긴장감이 쩐다...

 

꿈 꾸기 싫ㄷㅏ 엉엉

 

 

 

 

 

 

 

5/30 (sun)

 

흐흐 꿈 꾸기 싫다고 생각했더니 정말 꿈 안 꾸고 오랜만에 푹 잘 잤다.

아침 8시 반에 일어나 세수만 하고 9시에 나갔다.

9시부터 12시까지 빌린 쏘카로 오빠와 스튜디오에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

 

 

 

확실히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차가 덜 밀렸다. 

가는 내내 날씨 좋다 또는 차가 편하긴 하다 라는 말만 반복했던것같다.

아 참! 우리도 차 예약했다. 투싼 하이브리드! 5개월 기다려야하지만 금방 나오겠지...

 

 

 

한 40분만에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하 차가 좋아.

 

 

일주일만에 오는 나의 사무실...

동업자는 내가 가져가야 할 짐들을 미리 정리해줌은 물론이고 저렇게 편지까지 써줬다.

저거 일부러 집에 안 가지고 왔다.

책상 위에 두고 꾸역꾸역 출근할때마다 보려고!<3

 

 

 

 

 

27인치 아이맥 포장하고 각종 외장하드와 메모리카드들도 챙겨왔다.

집에 오자마자 나는 침대로 직행했고 오빠는 차를 반납하고 칼국수라면 두 봉지를 사왔다.

 

오빠 칼국수라면 먹을때 나도 쫄면 해서 먹었는데 힝 진짜 그냥 억지로 먹었다.

아침부터 돌아다녀서 그런지 오후 내내 힘이 더 없었고 

어지러움과 토할 것 같은 증상이 심해졌다.

잠 좀 자면 좋은데 잠은 또 안 와서 뜬눈으로 계속 누워있었다.

 

늦기 전에 뭐라도 먹어야겠어서

식빵 굽고 달걀 스크램블 해서 케챱 발라 먹었다.

달걀을 되게 오랜만에 먹었는데 잘 먹다가 순간 역한 냄새가 훅 올라왔지만 꾹 참고 먹었다.

 

곧 9주.

지금 입덧이 최고조라고 한다. 되게 고통스러운게...

먹고싶은게 생각은 나고 그걸 먹고는 싶은데 막상 그걸 먹으면 너무 힘들다.

차라리 예전처럼 먹고싶은 생각조차도 안 나면 모를까...

무지하게 먹고싶은데 먹으면 너무 힘들고 소화 안되고 눈물난다...흑

 

그래도 이번주에는 식빵, 사과, 바나나, 포도로 잘 버텼다.

다음주엔 또 어떤 음식으로 버텨야할지 모르겠다.

일기 쓰고 내일 오빠 도시락 반찬 하려고 소불고기 꺼내놨다.

요리 하려니깐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변덕쟁이...)

 

이제 태아보험 알아봐야한다...

왜이렇게 다 관두고싶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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