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3주차 (6/29 - 7/5)

 

13주차부터 먹고싶은 게 생기기 시작했다.

입덧은 여전했지만 음식이 생각나면 꾸준히 시켰고, 꾸준히 남기거나 버렸다. 허허!

하루 걸러 배달음식을 시켰던 것 같다.

 

 

그리고 약간 살만한지 시간을 보낼만한 멋진 취미가 필요할 것 같아

1년 정도 배웠던 대바늘 인형뜨개를 다시 시작했다.

간단하게 공 만들어서 손 풀고 고양이부터 시작해 곰돌이도 만들었다.

확실히 집중할 거리를 만드니깐 입덧이 덜 힘들었다.

 

팔뚝살과 허벅지살이 두툼하게 올라와서 우울했던 한 주였지만

매일 저녁 꾸준히 1시간 동안 근력과 폼롤러 운동을 했었다.

 

 

* 증상 : 호기롭게 입덧약을 줄여봤지만 바로 돌아옴, 주말에 간단한 외출 가능

* 입덧 : 엄청난 냄새덧, 엄청난 쓴덧, 소화불량, 

* 좋았던 식사 : 레몬워터, 각종 아이스크림, 서브웨이, 박하사탕

* 최악의 식사 : 새우튀김냉우동, 전복죽, 피자, 떡볶이

 

 

 

 

 

 

임신 14주차 (7/6 - 7/12)

 

배가 좀 나온 것 같다? 라고 느낀 시점이다.

임산부용 레깅스를 사고 운동복을 사면서 열정열정을 외치던 때!

거의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했다. 뿌듯했다.

 

 

 

오랜만에 일이 잡혀서 장비 바리바리 싸들고 일을 했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집에 오니 밤 11시쯤 됐나?

근데 힘들다기보단 뭔가 뿌듯하고, 개운하고, 보람찬 느낌이 더 컸다.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얘기 나누는 것도 너무 행복했다.

 

 

주말엔 동생이 놀러왔는데 놀러왔던 날 아침 갑자기 출혈이 보였다.

급하게 산부인과에 갔더니 자궁 용종 또는 전치태반때문에 그런거라고 했다.

무조건 안정을 취하라고 하셨던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지)

 

 

* 증상 : 소화불량

* 입덧 : 쓴덧, 후추나 양파같은걸 먹으면 하루 종일 속이 매움

* 좋았던 식사 : 참치밥, 채소구이, 설빙, 서브웨이 베지, 분보싸오

* 최악의 식사 : 찜닭(오전에 먹었는데 하루 종일 소화 안 됨), 라구파스타, 치아바타, 부침개

 

 

 

 

 

임신 15주차 (7/13 - 7/19)

 

 

 

 

단호박 에그슬럿이나 참치 아보카도 무스비, 글루텐프리 파스타 등등

집에서 뭔가 만들어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자 외출을 하기도 했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더워져서 잠이 잘 안 왔고,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하면 나타나는 구내염인가(?) 그것도 보였다.

뭔갈 먹고나서 뒷맛이 너무 견디기 힘들어 양치를 하루에 다섯번도 했었다.

 

입덧 말고도 두통, 요통,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서 피곤했다.

 

* 증상 : 미식거림, 오른쪽 환도선다, 불면증, 배 간지러움, 두통, 요통

* 입덧 : 냄새덧 여전히 심했음 (짜파게티 냄새), 음식을 먹은 뒤 쓴덧

* 좋았던 식사 : 토마토 파스타, 단호박 에그슬럿, 참치 아보카도 무스비, 비빔밥, 밀탑

* 최악의 식사 : 바나나킥, 피자빵

 

 

 

 

 

 

임신 16주차 (7/20 - 7/26)

 

입덧약을 두 개씩 먹어도 입덧이 사라지지 않았던 한 주.

밥을 짓다가 또 토할뻔했다. 냄새덧이 너무너무 힘들다.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상큼한 아오리사과와 그릭요거트 조합을 자주 챙겨먹었다.

그리고 나는 참외를 너무 좋아하는데, 임산부는 참외 조심하라길래 자제했었다.

중복이 있어서 보양식을 먹어야하는데, 닭고기는 쳐다도보기 싫어서 닭죽을 먹었다.

 

 

주말엔 정기검진을 갔다. 아가의 성별을 확인할 수 있는 날! 

나는 태몽도 그렇고 각도법도 그렇고 아들인줄 알았는데 딸이었다.

양가 부모님께 안부전화 겸 성별 알려드렸지.

 

 

그리고 동서네가 놀러왔다.

딸 성별 소식 듣자마자 아침부터 샤랄라한 아가 옷과 튼살크림 사러 갔다며.

너무너무 고마웠다. 내가 잘 먹던(?) 고급 치즈케익도 사다주고 흑흑

 

 

* 증상 : 밀가루 먹으면 설사, 소화불량, 빈혈, 유두 짙어짐, 피곤함

* 입덧 : 냄새덧, 미식거림, 울렁거림

* 좋았던 식사 : 바지락 칼국수, 냉모밀, 수박, 디카페인 커피

* 최악의 식사 : 짜장 곤약 떡볶이(매콤했음)

 

 

 

 

 

 

 

임신 17주차 (7/27 - 8/2)

 

26일엔 오빠 생일, 31일은 나의 생일이었다.

오빠에게 미역국 하나도 못 끓여주고, 종일 누워만 있었다.

이거는 뭔가 앞으로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생일을 못 챙겨줘서 미안한 마음뿐...

 

 

 

 

 

주말에는 친정에서 2박 3일 요양을 했다.

어차피 우리집에서도 쉬는데 뭐하러 친정 가서 쉬나 했는데 -

우리집에서 쉬는것과 친정에서 쉬는것은 차원이 달랐다.

누워만 있으면 밥이 빵이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천국같은 곳!

 

엄마가 해주는 밥과 아빠가 깎아주는 과일을 먹으니 저절로 소화가 됐다.

동생이 손과 발 마사지도 해주고,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얘기를 하니 행복했다.

(하지만 이날 새벽 엄청나게 설사를 많이 했다. 배가 쥐어짜듯 아팠다.)

 

 

* 증상 : 입맛이 돌아오고 있음, 몸 무거움, 무기력증

* 입덧 : 친정엄마가 해주는 음식은 입덧이 없다(신기함), 설사

* 좋았던 식사 : 감자전, 돌솥비빔밥, 콩국수, 미역국, 월남쌈

* 최악의 식사 : 두부면, 본죽, 소머리국밥, 레몬에이드, 분보싸오

 

 

 

 

 

 

임신 18주차 (8/3 - 8/9)

 

오랜만에 출근하고 촬영했다. 슬슬 사업을 정리해야겠다는 얘기를 나눴다.

당장엔 서운하고 슬펐지만 할 수 있는데까지 하는게 맞으니까. 

 

 

까먹고 입덧약을 먹지 않은 날에는 어김없이 입덧이 심해졌다.

그냥 몸이 안 좋으면 어? 내가 어제 입덧약 안 먹었구나 바로 알아챈다.

그리고 만사 세상 귀찮았다. 다시 임신 초기로 돌아간걸까? 싶을 정도로

먹는것도 입는것도 씻는것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당연히 회사일도 하기 싫었다.

촬영하면 그날 바로 정리해놓는 나는 어디로 간건지?

계속 방치해놓고 나중에 작업하려니 이건 뭐고 이건 뭐더라 이러고 있었다.

 

 

근데 그와중에 먹는 건 정말 아주 잘 챙겨먹었다.

최악의 식사가 서브웨이었다니 허허

 

 

* 증상 : 잠이 많아짐, 피곤함, 무기력증, 식은땀

* 입덧 : 쓴덧, 양치덧

* 좋았던 식사 : 월남쌈, 토마토 리조또, 두부텐더, 삼겹살과 목살, 김피탕

* 최악의 식사 : 서브웨이

 

 

 

 

 

 

임신 19주차 (8/10 - 8/16)

 

입덧 증상때문에 촬영 일정을 미루는 날이 생겼다.

그리고 먹고싶은 게 생기면 바로 먹어야하는 그런 19주차였다.

 

 

 

빵도 먹고싶으면 택배로 배달시켜서 먹었고

미트볼이 먹고싶어서 비싸도 그냥 시켜서 먹어버렸다.

먹고나서 고생할걸 알면서도 왜 자꾸 먹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 배 사진을 찍어봤다. 꽤 도톰하게 올라온것이 신기했다.

임신선도 살짝 보이고, 속은 더부룩하고, 숨 쉬는게 불편할정도? 숨 쉬는걸 인지하게 된다.

 

 

* 증상 : 더부룩함, 체력 떨어짐

* 입덧 : 냄새덧, 쓴덧

* 좋았던 식사 : 커피, 미트볼, 취청오이, 고추바사삭 치킨, 

* 최악의 식사 : 쟝블랑제리 빵, 닭볶음탕

 

 

 

 

 

임신 20주차 (8/17 - 8/23)

 

20주 1일 되는 날에 2차 정밀초음파를 보러 산부인과에 갔다.

달달한 초코에몽 하나 먹고 별 생각없이 갔는데 초음파를 너무 오래 보시는것이다.

아가의 심장에 약간의 이상 소견이 보인다는 진단...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담당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10장이 넘는 소견서를 받고 대학병원 선생님 추천을 받고...

그 정신으로 산후조리원 예약도 마치고 나왔다. 무슨 정신이었는지;

참 이날을 마지막으로 국가에서 주는 바우처도 모두 다 썼다. 

 

여튼 20주에는 계속 아가 걱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흘렀다.

모든게 다 내 잘못같았다.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거지? 휴

긍정적인 생각은 하나도 나질 않았다. 오빠에게도 이 우울감을 털어놓고싶지 않았다.

누구의 위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던 한 주

 

 

* 증상 : 심장이 빠르게 뜀, 무기력함, 숨 쉬는 걸 의식하게 됨, 설사, 배 뻐근함, 태동

* 입덧 : 쓴덧

* 좋았던 식사 : 순대국, 디카페인 라떼, 치킨

* 최악의 식사 : 만두국, 냉면, 엽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