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치 일기

2021년 12월 마지막주 일기

김온더테이블 2022. 1. 2. 20:34

12/27 (mon)

 

1시에 일어나서 지난주에 먹었던 낫또 파스타를 또 대충 해먹었다.

오빠가 사다준 미쯔도 우유에 맛있게 말아먹었지.

 

 

 

이른 저녁으로 냉동도시락 먹었는데

퇴근한 오빠가 사과떡볶이 해줘서 열심히 먹었지!

 

사과떡볶이 주문한 지 두 달만에 받았는데

오 뭐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면 가끔 사먹을정도로 가성비 괜찮은듯 하다.

맛도 있고 특히 떡이 진짜 쫄깃거리고 소스도 괜찮고 어묵도 맛있고 (치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나는 가끔 집에서 떡볶이 해먹으려면 이거 사서 해먹을 듯!

 

 

 

 

OurR (아월) - haaAakkKKK!!! Official M/V

좋은걸?

 

 

 

 

 

 

 

 

 

12/28 (tue)

 

 

푹 잠 자고 일어나서

출산 전 마지막 산부인과로 출동!

딱 출산 7일 전이었다. 

 

 

반차 내고 집에 온 오빠랑 통밀빵에 크림치즈 발라서 뜯어먹고

택시 타고 산부인과엘 갔다.

 

 

 

 

다행히도! 초음파상으로 봤을 때 아가도 살찌고(2.8kg 예상) 나도 살찌고! (61kg) 흐흐!

내가 살찌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휴 내가 많이 못 먹어서 아기도 많이 못 큰 것 같아 미안하기만 했다.

1월 4일 오전 6시 30분에 유도분만 하는걸로 분만실 예약까지 마치고 집에 왔다.

 

 

 

 

 

1월 2일에 코로나 검사하고 분만실 가면 되겠당. 하하 호호 하며 집에 왔다.

저녁으로 치즈돈까스 왕창 시켜먹고 침대에 앉아 뜨개를 하며 하루 마무리했다.

 

 

 

 

 

[MV] 시황(Sihwang) - 설맹(Snow Blindness) / Official Music Video

너무무무 좋다

 

 

 

 

 

 

 

 

 

12/29 (wed)

 

1시까지 누워있었다.

 

 

 

 

 

포미 소스를 넣고 토마토 파스타를 한 다음에

곤트란 쉐리에 소금빵을 함께 먹었는데 소금빵 드럽게 맛없었다.

 

오후 3시쯤에 떡국떡 재료 시킨거 배송받고

5시쯤에 참치캔 넣고 토마토 리조또 해먹고

퇴근한 오빠와 냉동피자 데워먹고 크림스프 먹고

계-속 뜨개하며 침대에 누워있었다.

 

 

 

 

 

 

 

12/30 (thu)

 

 

 

 

 

밖이 밝다못해 빛이 쏟아질때까지 누워있는 일상

 

 

 

 

 

오빠가 준 도시락 라면 후루룩 먹고

 

 

 

 

 

2.5mm 니트프로 심포니우드로 떠보는데 그냥 그렇다...

나는 치아오구가 가장 잘 맞는 것 같어.

여튼 거의 다 떠가는 엄마 줄 두 번째 양말

딱 엄마들이 좋아하는 컬러감...헿...

 

 

 

 

 

12월 3일에 주문한 UGG Keegan 드디어 받았다. 아오

 

 

 

 

Kids 사이즈인데도 내 발에 딱 맞는다.

더 진작에 받아서 열심히 신고다녔어야 했는데

배송 드럽게 느려서 몇 번이나 항의했는지;

저녁엔 요거트 먹고 푹 쉬었다.

 

 

 

 

이쁜 뜨개책이 왜이렇게 많지 흑흑

겨울이라 콘사같은거 엄청 할인하는데 쟁여두고 니트 뜨고싶은데

이제 아가 낳으면 지금 틈틈히 하는 양말들도 못 만질 것 같아서 

콘사 구매는 미뤄두고있당. 흐

 

 

 

 

 

 

 

 

 

 

 

12/31 (fri)

 

 

2021년 마지막날이 이렇게 기다려질줄이야!

but

 

 

 

 

오전부터 가진통이 슬슬 오더니

생각도 못한 이슬(피와 섞인 분비물)이 비춰서 바로 병원에 갔다.

갔더니 진통은 사라지고 너무 멀쩡하고 게다가 담당의사는 휴무라 다른 의사가 봐줬는데

 

- 내진 쓱쓱 하더니 바로 입원하도록 진단서를 써주고 내보냈고

- 간호사들은 내가 진통이 없는데 왜 입원하는지 모르는 상태

- 그래서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고 했음

- 의사가 올라와서 나는 그렇게 말한적이 없다 내가 이해를 잘 해야한다며? 역정내고 나감.

자기 딴에는 내가 아기가 작고, 심장에 이슈가 있었으니깐, 빨리 낳는게 중요하지 않겠냐고?

아니 그런 얘기를 진료실에서 한적이 없는데 왜 갑자기 지어내지?

- 결국 '수축이완제(?)'를 맞춰주는거 같다고 말한 간호사가 와서 죄송하다고 사과함

- 그리고 내 몸무게가 또 빠져있었음...

 

 

내 전화받고 급하게 퇴근한 오빠랑 상의하에 다시 집에 가기로 했다.

어제 저녁 먹은 이후로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에서 계속 병원에 있을 순 없었다.

분만실 직원분들께 정확하게 어떤 진통, 어떤 상태에서 내원하는지 똑바로 듣고!

그런 진통이 느껴지면 내원하겠다고 했다. 입원비용 모두 환불 받았음. 어휴

 

12월 마지막날 분만실은 정말 고요했다...

사실 옆 분만실에서 아기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엄청 한산한 편이라고 했다.

여튼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서브웨이 샌드위치 30cm를 흡입했지.

 

/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시작된 처음 느껴보는 세기의 가진통...

처음엔 생리통 정도였는데 이후 50초 남짓 진통이 지나가면 온 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힘들었다.

오후부터 밤까지 계속 그 진통들을 참아냈다.

 

내가 느껴본바로 초산의 경우 진통어플 주기는 상관 없는 것 같다.

어플을 켜면 그 어플에 의식해서 진통이 더 생긴다고 분만실에서 말해줬다. 맞는듯!

진통이 배가 아니라 허리와 똥꼬로 이어진 다음 자꾸 똥마려운 느낌이 들고

한 번 올때마다 한 50초-1분정도로 고통스러운 진통이 지속되면 바로 병원 고고

 

 

 

 

 

 

 

1/1 (sat)

 

그래서 우리는 2022년 새벽 1시가 되자마자 분만실에 전화를 했다.

무슨 정신으로 옷을 입고 나왔는지 휴 새벽 1시에 캐리어 끌고 택시 불러서 병원갔다.

다행히도 전날 오전에 입원했던 기록이 있어서 그 고통에 여러 서류를 쓰진 않아도 됐다.

 

 

 

분만실에 누워 간간히 오는 미친듯한 진통을 참아내며 

다시 팔에 바늘 꼽고 수액 맞고, 마취실 당직선생님 오셔서 척추에 바늘도 꼽고 흑

그리고 관장도 하고 흐흐

 

 

 

 

 

분만 호흡법 열심히 보는 예비 아빠

 

 

 

 

 

나는 병원 가니깐 자궁이 3cm 정도 열렸다고 했다. 와 뭐? 이게 3cm 고통이라고?

10cm까지 열려야 애기 낳을 수 있다는데 와 그때까지 열리는건 어느정도의 고통일까 싶었다;

 

4cm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무통주사를 맞았다.

내 기억에 새벽 3시쯤 맞아서 1시간 정도 천국을 맛봤지!

그리고 무통빨이 끝날 4시부터 진짜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됐다.

 

간호사가 들어와 분주하게 수술 준비를 했고,

이제부터 진통이 올때마다 힘주는 연습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힘 줄때마다 애기는 안 나오고 똥이 나오는 것 같았다... 

똥 죄송해요 했더니 얼마 안 나왔네요 괜찮다고 하셨다...

침대에 누워서 똥을 싸다니...

처음엔 부끄러웠는데 뭐 그럴 겨를 없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누가 내 하반신과 상반신을 각각 잡고 걸레 짜듯 반대로 쥐어 짜는듯했다.

엄청난 고통에 다리는 덜덜덜 떨리고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분만실 침대가 순식간에 트랜스포머처럼 변하더니

내 양다리가 쩍벌된 상태로 고정이 됐고, 손 쪽에는 잡고 힘을 줄 수 있는 기둥이 나왔다.

그리고 간호사분이 급하게 제모를 해주셨당. 아니 제모가 왤케 아프냐 난(;)

 

이어서 당직인 의사쌤이 오셨고 (어제 낮에 만났던 그 앞뒤 없는 의사였음)

자궁이 열리기 시작하니 미친듯이 열렸는지

한 번 제대로 힘 줬을때 양수가 터지는 느낌!

두 세번 힘 줄때 아기 머리 보인다고 했고,

네 다섯번 힘주니 회음부 절개하는 느낌과 함께 아가가 나왔다.

 

 

 

 

 

2022년 1월 1일 오전 5시 5분

아기 나오자마자 남편분 사진 찍으세요 라고 해서 오빠가 급하게 찍은 사진!

그리고 오빠가 직접 탯줄을 잘랐다. 살짝 훌쩍이는 소리 들었다만? 후후

 

 

 

 

바로 아기 몸무게 알려주시고 성별 알려주시고 잠깐 안겨주셨다.

지금 모유 먹여보실래요? 하시길래 허 아니요 하고 놓아버렸는데 (그 순간 너무 무서웠지)

그 잠깐 안고 있었던 아가의 체온과 그 뭐랄까 여튼 그런게 종일 손에 남아있었다. 흑흑



아가는 우리 생각보다 더 작았다. 2.46kg에 46.6cm 딸래미 흑흑

그래도 엄청 우렁차게 울면서 나왔었지. 

 

나는 다시 무통주사를 맞고 그 사이에 절개한 회음부를 꿰매고 열상주사까지 맞았다.

오빠는 신생아실로 가서 아가 사진을 잔뜩 찍어와서 보여줬다.

 

 

 

추가 출혈이 있는지 확인하려 2시간 정도 분만실에서 대기했다.

그동안 양가 부모님이랑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축하 연락을 정말 많이 많이 받았다.

아가 낳은게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후딱 지나감...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올라가 입원했다. 

오전 8시에 밥 나오자마자 미친듯이 흡입했다.

 

 

 

 

 

 

 

 

그리고 좀쑤셔서 복도 좀 돌아다녔다.

와 아기 낳고 4시간만에 그냥 걸어다님...

소변도 잘 보고 허허허

 

 

 

 

 

 

 

 

점심밥도 든든하게 먹었다.

미역국 두 그릇 준다고 써있던데 체크 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음...

갓 지은 쌀밥도 엄청 오랜만에 먹구 흑흑

 

 

 

 

 

 

밥 먹고 꼬박꼬박 약도 챙겨먹었다.

 

 

 

 

 

조용한 토요일 조용한 입원실

 

 

 

 

ㅎㅎㅎ

 

 

 

 

저녁을 열심히 먹고 신생아 면회 시간에 맞춰 오빠랑 내려갔다.

 

 

 

아니...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 무슨일이지? 이정도로 이쁘다고?

코는 오빠 닮았나 입술은 누구지 머리숱은 나겠지 이마는 도대체 누구야?

영상 찍는데 하품 쩍쩍하고 입맛 다시고 표정도 다양하구 흑흑 너무 이뻤다.

그렇게 오빠랑 나랑 각자 사진, 영상 찍은거 다시 보면서 밤새 얘기했다.

 

 

 

 

 

 

 

 

 

1/2 (sun)

 

입원 이틀 차

자연분만은 2박 3일만 입원하면 된다.

 

 

나의 회음부를 위해 직접 좌욕 준비를 해주는 오빠...

집에서 쓰던 좌욕기를 가져갔기 때문에 병원에서 따로 구매하지 않았다.

 

 

 

 

좌욕에 이어서 다리 공기압 마사지도 해봄!

1도 안 시원함...

 

 

 

 

 

보호자 일반식을 오빠도 한 번 먹었는데 너무 맛이 없고 양에 안 찼는지

그 다음부턴 나가서 밥을 먹고 온다. 시가에 가거나 우리집에 가서 집밥 먹고 다시 돌아옴.

시가 갔다가 가져온 귤을 먹었는데 엄청 맛있었당.

 

 

 

 

 

 

둘째날 점심

삼겹살 오예

 

 

 

 

 

딱 밥 다 먹자마자 수유하라고 전화가 왔다 (이게 수유콜이구나)

사실 첫째날부터 모유수유하라고 연락이 왔는데 나 쉰다고 안 한다고 했고,

그 다음엔 내가 밥 먹는다고 하니깐 그럼 아가도 분유 먹이겠다고 해서 안 했다.

사실 무서웠다. 내가 그 작은 아가를 데리고 먹일 수 있을까, 먹긴 할까, 모유가 나올까? 휴!

 

그래도 둘째날엔 아가도 보고싶었고 만져보고 싶구 내 가슴 상태나 젖은 어떤지 궁금했구 해서 갔지.

우선 내 유두가 짧아서 모유수유를 도와주는 유두 보호기를 구매해갔다.

그걸 착용하고 아가를 안고 뭐 막 하라는대로 하다보니 모유도 잘 나오고 아가도 엄청 잘 먹었다.

 

양쪽 15분씩 (이렇게 오래 먹일줄 몰랐음) 먹이라길래

왼쪽 먼저 먹이다가 잠깐 뺀 사이에 젖꼭지에서 피가 피가...

애가 피를 먹는지 젖을 먹는지 와 간호사도 놀라서 아기가 얼마나 빨아먹은거냐고 했다.

결국 한 쪽은 너덜너덜;;;해져서 두 타임 정도는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쪽도 먹여봤는데 피가 조금 났지만 심하게 나는 정도는 아니었다. 하 

 

그래도 안 먹고 칭얼대는것보다 피날때까지 열심히 빨아 제끼는 내 아가가 기특했다.

 

 

 



오후 3시에 나온 간식 맛있게 먹고,

중간에 오빠가 2+1하는 베지밀 또 사다줘서 열심히 쟁여놨다.

저녁 8시에도 야식이 나오는데 그때는 셀릭스랑 죽이 나온다.

 

밥 먹고 또 정신없이 좌욕하고 짐 정리하고 그러다보니 수유콜이 왔다.

너덜너덜해진 왼쪽 대신 조금 멀쩡한 오른쪽에 젖을 물리고 나왔다.

내일 퇴원 및 조리원 입소 그리고 아가 픽업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우리 아가는 미숙아로 표시돼있었다. 그래서 영양제를 추가로 두 개나 먹여야했다. 쩝

한 잠 푹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유콜에 좌욕에 밥도 먹어야되고 은근 바빴다.

 

 

 

 

수유하고 다녀오니 저녁밥이 나와있었고, 또 후루룩 흡입하고 신생아 면회하러 갔다.

아니 볼때마다 하품을 쩍쩍해 진짜 귀엽게에에에

그렇게 한참 보고 올라와서 야식으로 흑임자죽과 셀렉스를 또 먹고 (배터짐)

내일 퇴원하고 조리원 올라갈 준비를 했다. 짐도 정리하고 뭐 그랬지.

 

휴 이제 내일부터 조리원에 들어가서 2주간 조리원 천국(?) 이라는걸 맛보게 된다.

교육도 받고 아가 밥도 먹이고 나도 회복해야하고 며칠간은 정신없이 보내겠지.

 

어쨌든 아직도 아가를 낳은 게 실감이 안 난다는 것...

집에 가서 오빠랑 지지고볶고 해봐야 육아하는 엄마아빠라는 게 실감나겠지?

2022년 첫날부터 큰 복을 받았네 흐흐 올해 정말 기대된다.

 

 

 

/

참, 2021년에도 블로그 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것이 뭐라고 꾸준히 와주시는지...)

2022년에도 건강하시고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잘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도 이제 조금 다른 일상으로 돌아와볼게요.

엄마로써, 부모로써, 어른으로써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이상 산부인과 입원실에서 쓴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