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치 일기

2022년 1월 셋째주 일기

김온더테이블 2022. 1. 23. 23:21

1/17 (mon)

 

출산 전 내 하루는 오전 11시쯤 시작됐는데

출산 후 내 하루는 그냥 00시부터 시작이다.

아니 시작이고 뭐고 없다 그냥 연장선 -

 

 

 

일요일 저녁은 뭐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고

월요일 새벽엔 이불과 베개를 거실로 가지고 나와서 번갈아가면서 잤다.

온 신경이 아가한테 가있어서 조금만 칭얼대도 번쩍 일어났다.

 

새벽 4시까지는 틈틈이 모유 먹였는데 4시에 오빠 깨워서 분유 먹이고

그 이후엔 졸면서 모유수유했다.

 

 

 

 

 

버티고 버티다보니 오전 9시에 산후도우미 관리사님이 오셨다.

우리집 근처에 사셔서 걸어서 오시거나 자가용 타고 오며가며 하신다고!

오빠는 바로 출생신고, 각종 수당 신청, 유축기 대여하러 나갔다.

 

관리사님과 나눠 먹으려고 센스있게 빵도 사왔지만, 절대 드시지 않았다.

뭔가 관리사님 교육 내용 중 하나인지, 커피나 과일을 권해도 절대 드시지 않는다.

관리사님이 차려주신 점심을 먹고 오빠는 낮잠을 잤다.

 

나는 쫌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있는 게 좀 불편해서 계속 깨어있었다.

 

 

 

조리원에서 못 배우고 나온 아가 목욕시키기를 관리사님께 배웠다.

관리사님이 저녁에 먹을 김치볶음과 계란말이도 해주고 가셨다.

관리사님 가시고 아가는 목욕이 힘들었는지 스와들업 입고 쭉 잤다.

 

 

 

 

 

 

 

1/18 (tue)

 

날짜로는 18일이 맞지만 그냥 17일 저녁의 연장선...

아침, 점심, 저녁, 새벽의 경계가 없다.

 

 

동업자가 선물해준 수유등은 아주 잘 쓰고있당.

 

 

 

 

 

새벽 2시에 찍은 사진이네

 

 

 

 

거실에서 번갈아가며 자던 날!

우리집 풍경이 하루만에 이렇게 바뀌다니...

거실에서 자니깐 어디 캠핑 온 것 같고 좋다...

 

 

 

 

참 관리사님 오시고 집이 너무 조용하면 적적할 것 같아 하루 종일 라디오를 틀어놨다. 

라디오 틀어놓으니깐 진짜 좋다. 노래들도 좋고 노래에 맞춰 아가 달래기도 좋고!

 

 

 

 

오전 9시 관리사님 오시고 아침으로 빵을 먹었다.

출생신고 했으니 한전 전기세 할인도 신청하고 아가 보험사에 연락도 했다.

 

 

뜨아 regular 또 샀다.

엄청 큰데 엄청 커서 좋군.

 

 

 

 

점심엔 시부모님이 주신 고기를 구워먹었다.

관리사님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자녀분들이 북촌에서 프렌치 레스토랑 하시고...

재건축추진위원회장 출신이시고... 몸을 움직여볼까 싶어 시작한 이 일이 벌써 12년째라고...

 

 

 

 

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쭉 낮잠 잤다. 흑흑

관리사님이 나보고 왜 이렇게 안 먹고 안 쉬냐고 하신다.

할 일이 너무 많은디...

 

 

 

 

 

육아는 요령이란 생각이 든다...

답도 없고 정석도 없지만 또 어느 수준 이상으로 챙기는 것도 무리라는 걸...

 

관리사님 가시고 저녁 내내 아가가 자지러지게 울어서 놀랬다.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한 숨도 안 자고 계속 운다 흑흑

엄마가 보내준 사골국물로 오빠가 떡국 끓여줘서 그거 먹다 말다 했다.

 

 

 

 

 

 

 

 

1/19 (wed)

 

오늘은 12시 땡 치자마자 내가 먼저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오빠랑 바톤터치하고 아가 보기 시작했다.

 

 

온몸에 간지러운 뭔가가 올라오고, 젖이 도는지 가슴이 계속 찌릿거린다.

머리는 계속 멍 - 해서 뭘 정신 차리기가 쉽지 않다.

몸에 열이 계속 있어서 탄산수를 하루 세 통 넘게 마시는 것 같다;

 

 

 

자기 전에 가슴이 아파서 유축 살짝...

집에 와서는 하루 두 끼 겨우 먹고 물도 잘 안 마셔서 그런지 젖이 좀 덜 도는 느낌이다.

아 근데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아가를 배에 올려놓고 잤다.

수아도 내 배가 편한지 (들썩들썩) 꼼짝 없이 잘 자더라.

 

 

 

 

 

관리사님 오시고 아침에 빵이랑 요거트 먹고 눈이 펑펑 오는거 구경하고

 

 

 

 

점심 차려주셔서 먹었다.

그래봤자 건새우, 황태포, 장조림 모두 오빠가 집에서 해놓은 반찬...

점심엔 집에 굴러다니는 고구마로 고구마채 구이(?)를 해주셨다.

 

 

 

아가한테 약을 먹여야 하는데 1cc 계량을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오빠가 약국 가서 작은 주사기 사오고, 개별포장된 식염수도 사왔다.

나는 점심 먹고 자고 일어났더니 관리사님이랑 오빠랑 아가 목욕시키고 있었당.

 

 

 

저녁엔 오빠가 제비추리 구워줘서 먹고, 동서네가 가져다준 닭갈비도 에어프라이어에 조리해줬다.

진짜 오빠 없었음 어찌 버텼을까 싶다... (정반대의 생각을 하는 날도 있긴 하지만)

 

 

 

 

어우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는 말똥말똥 + 자지러짐 콜라보로 엄청 울어대서

샤워하러 들어가서 비누칠 하다가 다시 튀어나왔다.

아기 달래던 오빠는 온몸이 땀으로 젖어서... 2분이 2시간 같았다.

 

 

 

 

 

 

머리 말릴 시간은 커녕 씻을 시간도 없네...

분유 먹이고 겨우 재운다음에 오랜만에 디카페인 커피 마셨는데 너무 행복했다.

 

 

 

 

 

 

 

 

 

 

1/20 (thu)

 

나는 새벽 늦게 깨는 게 힘들어서 그냥 자정부터 쭉 케어하기로!

 

 

귀여운 자슥

 

 

 

 

아,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가슴이나 팔 다리에 뭐가 많이 났다.

참 목에 쥐젖같은게 되게 많이 생겼다. 오돌토돌 징그러움.

배는 축 늘어졌는데 가슴은 땅땅함.

샤워할때마다 보이는 내 두툼해진 팔뚝과 겨드랑이와 흐느적거리는 허벅지.

손톱 주변 거스러미가 엄청나고 미세한 두통과 양쪽 입술 찢어짐까지. 하

귀 뒤쪽에 뭔가가 나서 곪았는지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다.

 

 

 

 

 

그래도 수아 덕에 행복하다.

오늘은 새벽 2시에 쪽잠자고, 5시까지 깨어있다가 8시 반까지 자다 일어났다.

 

 

 

 

 

관리사님 오시고 안방에 놓을 가습기랑 아가 딸랑이 결제했다.

집에 딸랑이같은거 없냐고 물어보셔서

읭 애기 옷만 샀지 발달(?) 놀이(?)에는 무지했던 것 같네.

 

 

 

 

 

점심 먹고 바로 3시간 정도 낮잠 잤다.

일어나니 목욕하고 있었다. 

 

목욕 끝나고 아기가 계속 칭얼대니 엄마 찾나보네 하고 나에게 떠넘기는 느낌(...)

 

조리원도 제한된 인원이 많은 신생아를 케어하려니

빨리 먹일 수 있는 젖꼭지와 젖병을 사용하고

자다 깨기만 해도 수유해야한다고 수유콜 하던데

관리사님도 또이또이 아닌가 싶다.

 

 

 

 

산후조리중이니깐 저녁을 꼭 챙기려고 하고, 오빠도 꼭 나를 챙겨주려 하는 편!

보통 8시 넘어서 먹게 된다. 쩝 오랜만에 몸무게 재봤는데 임신 전 몸무게 +3kg!

많이 빠졌지만 아무래도 근육들이 빠졌겠지 덜렁덜렁... 운동하고싶다.

 

 

 

 

 

 

참 세탁기 미니워시 고장나서 머리아팠네.

한 20번도 안 썼는데 뭔일이람

 

 

 

 

 

 

Griff X Sigrid - Head on Fire (Official Video)

너무 좋네요 음악 들을 여유는 없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뮤지션은 꼼꼼하게 챙기기!

 

 

 

 

 

 

 

1/21 (fri)

 

 

우리 수아는 새벽에 잘 자는 편이다.

3시간 내리 자서 오히려 불안해서 깨워서 먹이는 편(...)

그래 차라리 오후 내내 오전 내내 안 자고 새벽에 잘 자는 게 낫지 싶다.

 

 

 

가습기가 발뮤다밖에 없어서 그건 거실에서 쓰고 

안방에서 쓸 가습기를 알아보다가 위닉스 올바른 가습기를 샀다.

근데 무슨 스마일배송(?)이라고 해서 바로 다음날 배송되더라. 

밖에 도착했다고 새벽에 연락와서 깜짝 놀랐음.

 

 

그래서 위닉스 가습기 청소할겸 발뮤다도 청소하고 공기청정기도 청소했다.

그리고 세탁기 수리하러 기사님이 오셨는데 미니워시가 녹이 슬었단다.

세탁기가 녹이 슬다니... 20번도 안 썼는데... 녹이 도대체... 왜... 

 

 

 

관리사님이 직접 감자를 가져오셨다.

감자전 해주심 흐흐

 

 

 

오전에 청소 끝내고 밥 먹고 진짜 쉴 시간도 없어서 30분 잠깐 누워있었다.

 

 

 

 

왜냐면 오후엔 보건소에서 방문했기 때문!

산후우울증이나 아가가 보내는 신호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았다.

사실 산후우울증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설문지를 볼때는 눈물날뻔했다.

정신없던 일상중에 내 감정을 돌아볼 시간이 있었나...

 

우리 수아는 조리원에서 나왔을때 3.06kg 지금은 3.3kg 흐흐 잘 자란다.

그리고 터미타임 알려주셨는데 와 우리 수아 목에 힘주는 게 남다르다 싶었더만,

목 빳빳하게 드는 건 물론이고 기어가려고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서 다들 놀랐다.

 

 

 

 

오후엔 BCG 예약하고 (한숨 나오는 과정이 있었지만)

저녁엔 오빠가 끓여준 만둣국을 먹었다.

 

수아는 관리사님 가고 나서 부터 쭉 칭얼거린다. 

용쓰기 할때마다 안쓰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공룡소리를 내며 온몸에 힘을 주는...

열달동안 웅크려있고 그게 편했을텐데 세상에 나와서 얼마나 시끄럽고 힘들까.

배고파도 불편해도 졸려도 할 수 있는 게 우는 것 밖에 없어서 답답할텐데

엄마랑 아빠가 최선을 다해서 편하게 해줄게!





 

 

 

 

 

 

 

1/22 (sat)

 

관리사님 없는 그러니깐 오롯이 24시간 우리 둘이 케어하는 첫날!

 

 

잘 자다가도

 

 

 

새벽 5시에 정신 한 번 없어줘야 신생아지

 

 

 

 

아침 10시 넘어서 일어났는데 으악 오늘 정수기 점검 있던 날이구나;

둘 다 제정신 아닌 상태에서 점검 해주시는 분 맞이하고(...)

수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면서 한 달 안된 신생아 있다고 했더니 너무너무 이뻐해주셨다.

 

방에 있는데 너무 더워서 오빠한테 온도좀 내려달라고 했더니 

오빠, 별로 안 덥던데?

나, 덥던데. 온도좀 더 낮춰야할듯? 방 온도가 27도야.

오빠, 많이 내린건데?

점검해주시는 분, (웃으면서) 엄마들은 많이 더워하죠.

 

 

점검 해주시는 분 가시고 나의 불주먹으로 오빠를 응징했다.

 

 

비록 썩 훌륭하게 해내지 않더라도 믿고 맡기고????

노노 훌륭하게 할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르친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까먹는 그대여

 



 

 

 

 

 

점심은 버거킹

무슨 쉬림프 어쩌구 먹었는데 세상 토할거같이 맛없었다.

 

 

 

 

 

참 며칠전 집에 딸랑이 하나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급하게 샀는데 너무너무 예쁘고 마음에 든다!

 

 

 

 

벌써 손으로 잡고 먹으려는거니?

 

 

휴 오늘은 정말 힘들었다.

아가가 낮잠을 정말 안 잔다. 밤잠도 없고 새벽에만 잘 잔다.

그래도 새벽에 자는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

너무 안 자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은데 괜찮은건가...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계속 걱정하게 되고...

점심에 햄버거 먹은 게 모유에서 맛이 나서 그런건가...

#별별생각다함

 

 

그래서 결국 쿠팡에서 급하게 스와들미를 샀다.

아 기저귀도 사고 분유도 한 통 더 샀다.

기저귀가 불편해서 찡찡거리나? 분유가 입맛에 안 맞나?

#온갖걱정다함

 

 

 

 

 

1/23 (sun)

 

오늘 새벽인데 생각이 안 난다...

생각나는 건 오늘 새벽 유난히 피곤했다는 점 뿐?

 

오늘부턴 안방에서 아기 침대 놓고 같이 잤다.

거실보다 어두워서 그런지, 뭔지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는지

잠을 잘 자지 않더라. 계속 칭얼대고 낑낑대서 혼났따.

 

결국 데리고 나가서 거실에서 수유하다가 새벽 3시인가

4시쯤에 오빠 깨워서 바톤터치하고 난 푹 자고 8시쯤 일어났다. 

잠이 안 오더라...휴

 

 

 

아침엔 식빵에 크림치즈, 요거트 먹고

점심은 집에 있는 반찬으로 대충 먹고

 

 

baby time 어플로 그때그때 체크하고있는데

직접 수유는 6번 정도, 유축 수유는 1번, 분유는 3~4번 정도 먹이고 있다.

대변은 하루에 1번 정도는 꼭 보고(황금색), 소변은 7번정도 보네.

잠은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자는데 그래도 새벽에 3시간씩 두 번 정도 통잠을 잔다. 

 

시간날때마다 육아서적 보면서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그래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짬내서 하는 이 기록들 덕분에 나와 우리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듯

 

 

 

오늘은 오빠랑 나랑 둘이서만 처음으로 아가 목욕을 시켰다.

얼굴..머리..헹구고..몸..손..엉덩이..세워서..헹궈..배꼽소독..로션..기저귀..옷..아아..

우리는 아가 목욕물을 뒤집어 쓴 듯 땀에 흠뻑 젖었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하면서 분유로 든든하게 밥을 먹이고 우리도 림스치킨으로 저녁을 먹었다.

 

아가가 저녁에 푹 자줘서 

내 성에 찰때까지 욕실청소를 하고 주방청소도 했다. 너무 개운했다.

수아는 쿠팡에서 급하게 산 스와들미를 입혔더니 편한지 잘 자고 있다.

수아 인스타그램도 만들어야되는데 벙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