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치 일기

2022년 2월 둘째주 일기

김온더테이블 2022. 2. 13. 23:55

2/7 (mon)

 

눈을 반만 뜨고 새벽을 지켰다.

피곤이 극에 달했다.

 

 

 

오빠 출근하는거 보고 오전 내내 수아 케어하면서 집 청소를 했다.

수아를 품에 안고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신청했다!

작년엔 너무 늦게 알아서 신청을 못했다가 올해 신청 오픈하자마자 달렸다.

대기인원이 몇 천명이나 되더라. 

 

 

 

 

점심즈음 친정엄마와 동생이 집에 왔다. 동생은 1박을, 엄마는 기약없는 일정으로다가!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온 연근조림과 진미채로 오랜만에 맛있는 밥을 먹었다.

 

오후 2시 보건소에서 오셨다. (일주일 단위로 올 줄이야?)

아가 사경, 피부, 트림, 수면 교육, 모유 등등 궁금한걸 정리해놨다가 한 번에 물어보니 너무 좋다.

의사만큼 전문적이진 않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엄마와 동생 덕분에 낮잠 자고 일어났다.

오빠 퇴근하고 맛닭꼬에서 치킨 두 마리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수아 목욕시킨 후 씻고 나오니 엄마가 배도 깎아줬다.

 

이렇게 평화롭다니...

 

 

 

 

 

 

 

 

 

2/8 (tue)

 

 

먼저 자고 일어나니 새벽 4시

 

 

 

방에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했는데 꼭 거실에서 자겠다고 하여 토퍼와 패드를 깔았지만

수아가 조금만 움찔거려도 걱정돼서 눈이 떠지는 엄마와 나와 동생...

나는 그렇다쳐도 동생과 엄마는 넘 피곤했을텐데 아침 내내 거실에서 쪽잠을 잤다.

 

이게 무슨 불효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 당장은 내가 넘 피곤했기에...

다행히도 수아는 요즘 혼자 놀다가 스르륵 잠들기도 하고 

집에 온 뒤로 새벽엔 항상 한 번만 깨고 통잠을 자기 때문에 괜찮았다.

 

 

 

 

 

 

오전에 오빠 출근하는거 보고 수아 자는거 보고 나도 자고 일어나니 오전 10시.

눈에 졸음이 가득한 우리 딸. 아주 기특해!

 

 

 

 

 

팔이랑 다리가 길쭉길쭉한 우리 딸...

움 나만의 착각일지도... 호호 엄마의 마음...

 

점심엔 엄마가 차려준 밥을 맛있게 먹었다. 감동!

엄마가 내 모유 늘려준다고 사골 미역국을 한 냄비 끓여두셨다. 컹

동생은 움직이기 더 귀찮아지기 전에 집에 내려간다며 후딱 갔다.

 

 

 

 

기저귀가 아슬아슬하게 남아서 급하게 배민B마트로 기저귀를 주문했다.

편한 세상이야... 근데 사이즈를 잘못 시켜서 더 작아지기 전에 후딱 썼다.

 

 

 

기저귀 유목민의 발악...

여러 기저귀를 소분해서 파는 곳이 있어서 주문해봤다.

 

수아는 여자아이라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고 있다.

소변 보고 난 뒤에는 꼭 말려준 뒤에 기저귀를 채우고

대변은 물티슈 절대 사용 안 하고 바로바로 미지근한 물로 닦은 뒤 말린다.

 

다행히도 아직 발진같은건 전혀 없다.

얼마나 예민한지 축축한 기저귀를 조금만 방치해도 끙끙거린다...

엄마는 아깝다며 좀 더 채워두라고 한다.

아 이렇게 갈등이 생기는구나... 껄껄

 

 

 

오후에는 엄마 낮잠 주무시고 난 수아 아기띠 채우고 간식 먹으며 쇼핑했다.

오빠가 동생이랑 엄마 드린다고 노티드를 잔뜩 사와서 열심히 먹었네.

 

 

 

 

오빠가 퇴근했다. 요즘 퇴근시간이 좀 늦는다... 음...

쨌든 엄마가 차려주신 저녁밥으로 둘이 허겁지겁 밥을 먹고 수아 목욕시키고 하루 마무리!

요즘 오빠 퇴근하면 수아 보자마자 그새 더 커있다며 신기하다고 했다.

그러게 나도 낮잠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면 아기가 자라있는 것 같긴 해...

 

 

 

 

 

 

 

 

2/9 (wed)

 

 

 

엄마가 새벽 3시까지 수아 돌봐주시고 흑흑...

 

 

 

 

엄마 방에 들여보내고 자리잡고 유축했다.

예전만큼 가슴이 아프진 않아 양이 많이 줄었나 싶어서 유축해봤는데

100ml 넘는 걸 보면 젖양이 아기와 맞춰진다는 말이 뭔지 알겠다는

 

 

 

 

수아 잘때 나도 자야지 했는데 잠이 안 와서 아기 발달책을 읽었다.

새벽에 두어시간 얻는 정보들이 육아에 많은 도움이 되기에 좀 졸리더라도 공부를 하는 게 훨씬 낫다.

맘카페는 정말 말도 안 되는게 궁금할때? 노하우를 얻고싶을 때? 그때 들어가는 편이다.

 

 

 

 

 

그리고 수아 옷 쇼핑함... 옷에 무늬 한 톨 용서할 수 없다...

 

 

 

오빠 출근하고 다시 자고 일어나니 점심 먹을시간이다.

엄마가 차려주신 점심밥 맛있게 먹고 수아 운동(?) 시켜봤다.

 

 

신생아때부터 시키면 좋다는 터미타임 하루 3~5분씩 2~3회 하기.

조리원에서 나왔을때부터 고개를 빳빳하게 들려고 했기에...

아가들 목 근육 기르고 시야를 바꿔주는 데 좋은 것 같다.

 

 

 

 

 

이것도 그냥 시야 바꿔주기

옆으로 눕혀서 초점책 보여주면 좋아한다.

 

 

 

손가락 잡고 들어올리기 케케

손가락 힘이 엄청나다

 

 

 

 

 

 

말똥말똥...

 

 

 

 

오늘 외출은 분리수거... 하하 바깥공기 좋구나...

저녁엔 엄마가 제육볶음이랑 부추전을 해주셔서 오빠랑 미친듯이 흡입했다.

오빠가 부침개 더 먹고싶다고 해서 울 엄마 기분 좋아가지곸 뿌앙!

밥 맛있게 먹고 수아 목욕시키고 일찍 잤다.

 

 

 

 

 

 

 

 

2/10 (thu)

 

요즘 넘 피곤해서 알람도 못 듣고 일어나가지고

오늘도 새벽 4시까지 엄마가 고생하셨다 에휴 불효녀야 진짜!

다행히도 수아가 잘 자고 있어서 거실 바닥에 누워있었는데

아 허리 진짜 아작날 것 같아서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침대로 갔다. 와

 

 

 

 

오빠 출근하기 전에 미리 발렌타인데이 초콜렛을 줬다.

예전에 동업자가 고디바 초콜릿 줬었는데 와 진짜 천상의 맛이었음...

오빠한테 선물하는 겸 몇개 뺏어먹으려고 고디바 선물 헤헤ㅔ

 

 

 

 

 

아침에는 오랜만에 내가 뭔갈 만들어 먹었다.

이 프레시함 얼마나 그리웠는지 휴

 

 

 

 

수줍수줍

 

 

 

 

 

이때까지만해도 평화로웠지...

아침 먹고 수아 놀아준다고 터미타임이랑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응가를 했더라.

보통 응가 하고 몇 분 뒤에 또 할 수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바지가 축축...

응가 + 오줌 콜라보로 기저귀가 버티지 못해 내 바지와 이불패드에 테러를...

 

엄마는 안그래도 아기 옷 좀 삶아야 할 것 같다며 응가묻은 옷 삶고...

일주일 전에 빨아서 잘 말려둔 이불패드도 다시 세탁기 직행...

그래도 수아가 밥 먹고 소화가 잘 됐는지 응가는 아주 퍼펙트했ㄷㅏ...

 

 

 

 

엄마 낮잠 잘때 수아 아기띠하고 또 이런 저런 일들을 했다.

오늘은 정부지원 산후도우미 환급금 신청을 하고, 카드값도 정리했다.

퇴근한 오빠랑은 엄마가 정성스레 구워주신 갈치에 밥을 먹었다.

 

매일매일 엄마가 차려주는 식사가 이렇게 소중한거였다니.

결혼하고도 느꼈지만 출산한 뒤에 느끼는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과일이랑 과자도 먹고 키만큼 쌓인 분리수거와 음쓰도 버리고!

 

 

 

 

 

 

 

 

 

2/11 (fri)

 

저녁에 자서 새벽 4시에 나왔다.

알람 없이도 새벽 3시 50분정도면 눈이 떠진다. 허허

 

 

오빠 출근하는거 보고 오랜만에 요거트랑 식빵을 먹었다.

엄마가 차려주는 식사도 좋지만... 왜이렇게 소화가 안 되는지...

먹은듯 안 먹은듯한 느낌으로다가 먹는 게 훨씬 낫다.

 

 

 

 

오전에 밥 먹고 골아떨어짐.

자면서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깨워서 먹이고, 트림시키고 놀 수 있게 한다.

요즘은 트림시키면 성인 남성 수준으로다가 꺽 하고 시원하게 트림도 하고

예전만큼 잘 게우지도 않는다. 하루에 한 번 게울까 말까 한? 

 

우리 아이 왜 이러나요, 어디 아픈가요, 언제쯤 멈출까요 등등 질문글을 남기면

죄다 답변이 '시간이 해결해줄거예요' '시간이 답이예요' 라는 대답뿐이었는데

이제 슬슬 느끼고 있다.

 

 

 

 

이제 바운서 사용해도 된다길래 베이비뵨 바운서를 두 달 대여했다.

앉혀봤는데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고 그냥 멍때리고 있다. 뒤집기 전까지 뽕빼보자!

 

 

오후 5시쯤엔 시어머님이 오셨다.

집에 친정엄마 계신거 알고 얼굴 뵐 겸 수아 볼 겸 들리셨다. 

할머니가 돼서 손주 옷 한 벌 못 사줬다며 아가방에서 옷을 잔뜩 사오셨다.

방울토마토 좋아하는거 우찌 아시고 통통한 대추방울토마토도 사오셨다.

 

친정엄마랑 옛날 아기 키우는 얘기도 하시고, 코로나 얘기도 하시고 -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옛날에 아기 키울때 땀 뻘뻘 흘리게 키워야한다며,

아기 몸에서 김이 날 정도로 뜨겁게 키우라몈 아 넘 웃겼음 

 

짧게 계시다가 수아 100일 즈음 양가 식사를 기약했다.

 

 

 

저녁엔 퇴근한 오빠와 엄마와 함께 선화보쌈을 먹었다. 입이 찢어지도록 쌈 싸서 먹은 것 같다.

그러고선 피곤해서 씻지도 않고 골아 떨어져버렸다. 하하

 

 

 

 

 

 

 

 

 

2/12 (sat)

 

눈이 번쩍 뜨이길래 시간을 보니 새벽 3시 30분.

나가보니 오빠가 수아 기저귀를 갈고 있었고 이어서 내가 수아를 돌보기로 했다.

 

 

 

 

새벽 틈새 mbti

여전히 ENFJ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거나 교류할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는 때때로 열정을 잃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한창 인터뷰촬영 하러 다녔을때 아 나는 이 일만 계속 하고싶단 생각을 했다.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고,

그 내용과 그 사람이 지닌 분위기가 매칭이 되는 사진의 포인트를 찾는 것도 넘 좋았다.

좀 변태같지만 멀리서 한 사람을 오랜시간 지켜보며 셔터를 누르는 게 좋다고 해야하나.

내가 나서서 분위기를 주도하지 않으면서 인터뷰이와 연결돼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멋진 구도의 사진이 나왔을때의 쾌감까지... 다시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동트고 잠깐 자고 일어났다.

 

 

초콜렛 하나 먹고 오빠랑 잠깐 산책 나갔다.

날씨가 따뜻하길래 슬슬 걸어서 갈까 했는데

엄마에게 아기 맡겨두는 게 죄송해서 오며 가며 버스를 타기로 했다.

 

 

 

 

 

몇 달 만의 무인양품인가...

근데 내 것은 하나도 안 사고 수아 옷이랑 생활용품만 샀다.

 

 

 

 

오빠는 유니클로에서 봄옷 쇼핑 왕창 하시고

나는 남성용 파자마를 샀다.

 

 

 

 

 

 

크 오랜만에 바깥에서 마시는 커피!

카페인이 온몸에 쫘르르 흐르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오늘도 디카페인.

 

 

 

 

그와중에 오빠 스타벅스 닉네임 뭐냐 

유치뽕짝이네

 

 

 

 

 

 

오랜만에 노원 나왔으니 구법원 들러야지.

한 15분 기다려서 원하는 고로케 담아 나왔다.

 

 

 

 

 

가끔 이런 낙서들을 보면 누가 남겼는지 왜 저런 말을 썼는지 꼭 물어보고싶음

그리고 되게 은근 명언들이 많음

 

 

 

 

 

휴 집에 빨리 간다고 갔는데 3시간이나 나와있었다.

엄마한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서 뭔일이 있나 싶었네.

 

 

참 집 문앞에 택배가 와있길래 뭔가 했더니 으잉 햇반 약밥?

엊그제 입털 카톡방에서 약밥 얘기를 하긴 했다만 설마 했더니 M이 보내주었다.

약밥 진짜 좋아하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데워먹을 수 있구나 -

다음주에 엄마 내려가고 나면 중간중간 끼니 때울때 먹어야지. 너무 고마운!

 

 

 

 

구법원도 먹어줘야지.

감자, 김치, 야채 담았다. 

어찌 이렇게 쫄깃한지

 

 

 

 

 

 

무인양품에서 아가 후리스가 8000원이길래 

빨간색으로 샀는데

아 생각해보니 80사이즈면

여름에 입혀야되잖아

 

?멍청인가 나?

 

 

 

집에 있는 조리도구들 싹 다 바꿨다.

진작에 바꿀걸

 

 

 

 

 

 

 

집에서 조금 쉬다가 엄마랑 뒷편 공원에 산책 나왔다.

매일 집 근처 산을 다니다가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으려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산책하는 내내 수아 데리고 나오기 좋겠네 좋겠어 라는 소리만 하신다.

 

 

 

 

 

 

집에 들어와서 집청소 빡시게 했다. 가습기 두 개 소독하고 빨래도 했다.

선물 받은 옷들만 꺼내서 세탁했다. 컬러와 패턴이 내가 절대 사지 않을 디자인들...

하지만 확실히 아기 옷은 알록달록한게 이쁜 것 같기도 하고!

 

저녁엔 엄마표 도토리묵에 오빠표 양념장을 곁들여 먹었다.

유부초밥도 먹고 흐흐 

 

 

 

 

금요일 오후에 낮잠 자는 걸 억지로 깨웠더니 그 이후로 패턴이 깨지고,

게다가 오늘은 수아 목욕도 안 시켰더니 자는 타이밍을 놓치고...

거의 자정까지 칭얼대고 울다가 엄마가 겨우겨우 재워서 다들 평온한 새벽을 보냈다.

너무 힘들군...

 

 

 

 

 

 

 

 

 

2/13 (sun)

 

 

새벽에 눈뜨니 4시였나.

엄마가 수아 재우고 옆에서 자고 있어서 어여 들여보내고 수아 돌봤다.

어제부터 몸이 좀 안 좋더니 출산 직후마냥 몸이 붓기 시작했다.

피곤이 축적되어 그런가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또 피곤하다.

 

 

 

오늘은 엄마가 백숙에 닭죽까지 해주셔서 그거 먹고!

수아는 아침까지 잘 자고, 오후에는 잘 놀고 그랬다.

목욕 하루 안 시켰더니 꼬질꼬질 해가지곸 다시는 목욕 미루지 말자고 다짐했네.

바운서는 아직 혼자 즐길만한 수준은 아니고 흔들어주면 잘 앉아있다.

 

 

 

 

 

엄마가 금실딸기를 시어머님이 방울토마토를 엄청 많이 주셔서

밥 먹고 후식으로 과일을 챙기고 있다. 

 

오후 4시에 잠깐 잤는데 일어나니 6시 반이었나?

근데 몸이 너무 개운했고, 거실은 모두 불을 끄고 간접등만 켜고 있어서

새벽 6시에 깬 줄 알았다. 진짜 순간 내 기억이 모두 지워진줄 알았음;

 

저녁도 닭죽으로 간단히 먹고 수아 목욕 시키고 일기쓰고있다.

 

- 몸이 자꾸 부어서 걱정이다. 왜그러지?

며칠 전에 보쌈 먹어서 그런가? 아님 좌욕을 게을리 해서?

아님 모유수유를 좀 덜 해서 그런건가? 아으

- 단유 직전이다. 친정엄마 와있는 동안에 노력했는데

아무리 해도 젖양이 아기랑 맞춰지지 않는다. 

분유는 조금만 빨아도 쭉쭉 잘 나오는데

내 모유는 빨아도 잘 안 나오니 용쓰고 게우고 나도 힘들고

그래 한 40일 먹였으면 많이 먹인거다 싶다...

쪽쪽 빨아먹을때 볼이 쏙 들어가는 귀여운 모습 마지막으로 찍어둬야지.

- 돌아오는 주 주말에 수아 50일이다. 귀여운 사진 찍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