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치 일기

2022년 2월 셋째주 일기

김온더테이블 2022. 2. 20. 23:19

2/14 (mon)

 

새벽 3시에 거실로 나와서 수아 돌보기.

오빠 출근하는거 보고 다시 잠들었다가 오전 11시에 일어나 엄마랑 닭죽을 먹었다.

닭죽 넘 좋아해서 엄마가 되게 자주 해줬었는데...

압력밥솥이 없어서 냄비에 했지만 맛 최고!

 

 

흑 자세히 보면 수아 오른쪽 눈 앞쪽에 상처가 있다...

지난주에 수아 손 내놓고 방심했다가 눈 앞을 긁어버림...

아무것도 바르지 말아라, 비판텐 발라라, 모유를(;) 발라라 등등 다양한 글을 봤다.

아가들 재생능력이 대단하다고 해서 비판텐 한 번 바르고 끝.

 

 

 

 

 

참 그리고 선물받은 옷들을 차례대로 입어보기 시작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알록달록한 옷이지만

아가라서 그런지 밝고 화사한 색들이 참 잘 어울린다.

 

 

 

아아 근데 분홍색은 정말 안 어울려...

수아가 내 피부색을 닮았는지 23호 25호 분홍색 gg

 

 

오후 2시엔 보건소 간호사가 방문했다.

아가 앞에 마주 앉아 눈맞춤, 옹알이, 베이비 사인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단유 이야기를 했더니

'모유가 아기에게 좋으니 될 수 있는 한 먹였으면 한다. 하지만 엄마가 먼저니까요'

엄마가 먼저가 아닌 느낌적인 느낌은 무엇인가...

 

(역시나 선물받은 옷... 이건 외출복인데 입고 잤다)

 

점심엔 엄마랑 가래떡도 구워먹고, M이 선물해준 약밥도 먹고(존맛) 요거트랑 식빵도 잘 챙겨먹었다.

엄마가 산책겸 슈퍼에 다녀왔는데 비를 쫄딱 맞고 들어오셔서 깜짝 놀랐다. 으

저녁밥엔 남은 미역국에 밥을 말아먹고 계란물 묻혀 부친 식빵 먹으며 다 같이 컬링을 봤다.

엄마가 오신지 딱 일주일 되던 날인데 엄마도, 오빠도 전보다는 편해보여서 다행이었다.

 

수아가 잘때 노트북을 하거나 집청소를 하는 나를 보면서

뭐든 다 가지고 갈 수 없다며, 무언가는 포기해야한다는 엄마의 말이 자꾸 맴도는 밤이었다.

 

 

 

 

 

 

 

 

 

2/15 (tue)

 

와 나 되게 피곤했나보다. 알람도 못 듣고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나가보니 엄마가 수아 기저귀를 갈고 있었다. 에효...

 

 

 

마켓컬리로 시킨 식빵에 크림치즈 바르고 써니사이드업과 간단한 아침!

개별포장돼있는 꿀을 샀는데 요거트에 넣어먹기 편하다.

 

 

 

 

 

낮의 수아는 아주 말똥말똥하다.

내가 수아를 품었을때 맨날 12시 넘어 새벽에 자고, 오후 1시에 일어나서 그런가?

수아도 밤 11시 넘어서야 좀 잠들랑말랑 하고 일어날때도 빠르면 오전 11시에 일어난다.

아가라서 많이 자는 게 맞지만 너무 늦게 자고, 낮잠도 안 자서 걱정이다.

 

 

 

 

 

 

정월대보름까지는 꼭 챙겨주고싶다며 오곡밥이랑 순두부찌개랑 소불고기까지 해주신 엄마.

엄마가 있어서 이렇게 챙겨먹었지, 내려가시면 목숨을 부지할 정도로만 먹을 게 뻔하다...

 

 

 

 

 

수아는 저녁 내내 칭얼거렸다. 기저귀 아니고 밥도 아니고 안아줘도 아니고 뭘까?

아마 낮잠을 충분히 못 자서 피로가 누적됐을듯... 아니면 원더윅스... 아니면... 음...

 

 

 

 

 

 

엄마가 곧 내려간다고 생각하니 넘 우울했다.

그렇다고 더 있어달란 말은 더 못하겠고...

 

 

 

 

 

 

 

 

 

2/16 (wed)

 

결국 수아는 밤 12시 넘어서 잠들었고,

새벽 4시에 수유하고 다시 재웠다.

 

 

 

엄마 들어가서 주무실동안 식빵과 요거트로 아침밥을 챙겼다.

점심 먹기전에 한숨 자고 일어나 오곡밥을 먹었다.

 

 

 

 

 

오후 4시쯤 엄마가 갔다.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 사이로 현금 봉투를 드렸더니 엄마가 욕을 했다(빵)

내가 뭘 안 해먹을게 뻔하니 김치찌개도 잔뜩 해놓고, 미역국도 냄비 가득 해놨다.

내가 좋아하는 호박나물, 버섯나물, 오이무침 등등 밑반찬도 잔뜩 해놓고 갔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순간부터 집에 들어와서 수아 안고 할머니 갔다며 한참 울었다.

 

동생한테 연락 왔는데 엄마가 집에 오자마자 울었다며 수아 보고싶어서 그런가? 했는데

혼자 고생할 내가 걱정되서 울었다며 에효

 

 

 

 

 

 

요즘 수아는 아주 잘 먹는다.

수유할때마다 수아가 짜증을 내거나 가끔 젖꼭지가 쪼그라들때가 있는데

젖꼭지 구멍이 작아서 빨때마다 원하는 만큼 분유가 나오지 않아 그런거라고!

그래서 3개월 아가들이 쓰는 젖꼭지로 싹 바꿨더니 아주 꿀떡꿀떡 잘 먹는다.

 

 

 

 

 

 

오늘은 오빠 퇴근하자마자 수아 목욕시키고 일찍 재우기에 도전했다.

다행히도 한 번에 9시 반쯤 골아 떨어진 수아! 

오랜만에 여유가 생긴 우리는 도무지 뭘 해야할지 몰라서 수아 옆에 앉아있었다는 후문...

 

 

 

 

 

 

 

 

 

 

2/17 (thu)

 

오빠가 새벽 2시까지, 내가 새벽 2시부터 수아를 돌봤다.

먹이고 트림시키고 - 오빠 출근하는거 보고 다시 수아 먹이고 트림시키고...

 

 

오전엔 낮잠자는 수아 옆에서 같이 잤다.

개추웠다... 웃풍이 어디서 이렇게 들어오는지... 수아는 괜찮은가?...

 

 

 

 

 

정말루다가 삶은달걀 깔 시간은 있었지만 슬라이스 할 시간은 없었다... 

달걀 슬라이서 꺼내는것도 사치... 웃겨서 사진은 남김... 그냥 먹으면 똑같으니깐...

 

 

 

 

 

 

오늘 수아 상태가 좀 이상했다.

아침에 똥을 쌌는데 묽어서 그런지 등까지 다 묻고 기저귀도 샜다.

근데 온수가 안 나와서 물 데워서 아기 엉덩이 닦아줌;

사진 찍어서 오빠한테 보냈더니 녹물이냐고 했다. 순간 개웃겼음

 

 

 

 

그래도 컨디션 좋을 땐 터미타임도 하고 옆으로 뉘여 초점책도 보여줬다.

낮잠도 꼭 재워주라고 하길래 품에 안고 1시간씩 두 번 재웠다.

나 오늘 에너지 잃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했다... 나 칭찬해...

 

 

 

h&m에서 직구한 아가 옷들이 되게 빨리 도착했다.

여름옷을 샀는데 하 6-9M를 샀어야했는데 왜 4-6M을 샀지? 휴

 

 

 

 

 

오늘 수아는 먹는 족족 똥을 지렸다. 변색깔은 괜찮은데 점액질같이 끈적이는게 보였다.

검색해보니 장염이라고 했다. 오늘따라 많이 칭얼거리네 했더만 아파서 그런 것 같았다.

다행히도 저녁에는 묽은 변을 안 보길래 금요일 오전에 소아과 가기로 했다. 에효

 

퇴근한 오빠가 엄청 큰 치즈케이크와 빵을 사왔다. 빵 몇개 먹고 수아 재우고 누웠다.

오늘은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내가 자주 못 받으니깐 아빠도 언제 전화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타이밍이 좋아 오랜만에 예전처럼 길게 통화도 하고 안부도 물었다. 

 

 

 

[MV] Suzy(수지) - Satellite (4K)

와 수지 노래 아닌 줄 알았네. 모니카님도 수지도 너무 좋다.

 

 

 

 

 

 

2/18 (fri)

 

저녁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수유 없이 쭉 자준 수아.

쪽쪽이로 잠을 연장하긴 했지만 흠 아파서 그냥 잔건가 싶기도 하고...

 

 

 

급하게 반차내준 고마운 오빠와 함께 수아 데리고 소아과에 갔다. 택시 기다리는중...

도대체 우리 차는 언제 나오지? 투싼 하이브리드 작년 5월 말에 예약했습니다만? 미친?

 

 

 

 

 

9시 오픈인거 알고 일부러 좀 일찍 갔는데 우리가 직원보다 더 일찍 왔더라...

2월 명절 다음날 접종하러 소아과 갔을땐 8시 반에 도착해서 1시간 기다렸던지라,

원래 소아과가 사람이 많구나 일찍 가야지 했는데 그냥 명절 다음날이라 그랬구나.

 

 

 

 

직원분들 다 같이 커피 타임 가지려고 커피 사서 들어가시다가 우리 보고 흠칫 하심...

죄송해요 정해진 시간에 와야하는데 한 40분 일찍 와서 얼마나 신경쓰이셨을지...

 

 

수아 진료 전에 몸무게 쟀는데 엥? 2월 3일보다 무게가 0.1kg 빠진것이다.

50일 아기가 몸무게가 빠질 수 있나? 재차 물었더니 옷 무게일 수 있다며 아니 그래도 그렇지;

아기가 몸무게가 늘지 못할 망정 빠졌으면 뭐가 원인인지 한 번 확인해보잔 말이라도 할법한데

평균 아이들과 300~400g 밖에 차이 안 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더 걱정됨;

 

 

 

 

그간 수아가 싼 똥 사진과 점액질 영상을 보여드렸더니 빼박 장염이라고 했다.

보통 아가들의 장염은 엄마 아빠 또는 외부 사람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라고 했다.

 

묽은 변을 볼 그 즈음에 부모의 변 상태가 안 좋았던가...

아니면 나갔다 들어와서 씻지 않고 아기를 만졌다던가...

기저귀 안에 세균이 들어갔다던가...

아기가 더러운 손을 빨았다던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쨌든 우리 탓임.

 

 

결국 지금 먹는 분유는 올스탑하고 앱솔루트 설사분유로 바로 갈아타라고 했고!

약국에서 아가가 먹을 수 있는 장염약도 5일치 처방받아왔다.

에효 이 조그마한 아기가 장염이라니... 어른도 장염걸리면 기절할거같은데... 에휴에휴

 

 

 

 

집에 가자마자 청결이 생명이다 싶어 다시 한 번 대청소를 하고 -

냉장고에 넣어둔 치즈케익을 좀 먹고 오빠는 다시 출근했다.

 

 

 

 

 

 

더럽게 안 섞이는 이상한 설사분유와 씨름하고

먹는 족족 변을 지리는 수아의 똥기저귀 + 똥받이 옷 삶고 빨래 돌리고 널고 진짜 와 -

내가 35년 살면서 하루가 이렇게 빨리 간 적은 처음이었음.

육아가 직업이라면 이만큼 시간 잘 가는 꿀직장은 없을거라 생각함.

 

 

 

 

 

 

오빠 퇴근하고 와서야 한 숨 돌리고...

수아 자기 전 마지막 수유하고 

나랑 오빠도 거실에서 둘 다 골아떨어졌다.

 

 

 

 

 

 

 

2/19 (sat)

 

수아가 세상에 나온지 딱 50일 되는 날!

50일의 기적 100일의 기적 이러던데 오늘 수아는 새벽에 한 번도 안 깨고 6시간 쭉 잤다.

덕분에 나랑 오빠도 6시간 정도 잤는데 이정도면 수아 생기기 전보다 더 많이 잠; 뭐지;

 

 

대신 너무 생각없이 잤네. 쌓인 젖병들... 새벽에 급하게 씻어서 소독했다.

설사분유가 소화가 잘 되는지 텀이 짧아져서 계속 먹였다.

 

 

 

 

 

오빠는 오전에 눈썹 다듬고 화장실 전등 나간거 사온다며 나갔고

나는 수아 돌보다가 과자도 먹고 음악도 듣고 여유를 좀 부렸다.

 

 

 

지금 쓰고있는 리안드림콧 아기침대는 6개월정도밖에 못 쓴다길래 아가랑 어디서 어떻게 잘지를 고민하고 있다.

바닥에 매트마냥 범퍼침대를 둘지, 나중에 커서도 쓸 수 있게 지금과 똑같은 침대를 한개 더 둘지...

작은방을 수아방으로 만들긴 어렵고 그냥 안방에서 침대만 따로 두고 분리수면을 생각중이다.

 

 

 

 

흐흐 정말 50일의 기적인가?

한 며칠전부터 침대에 두고 모빌 보여주면 혼자 스르륵 잠들기 시작한다.

나도 피곤하면 수아 옆에 끼고 같이 잘수도 있어서 좋고!

 

 

 

 

오늘부턴 수아와 안방에서 함께 자기로 했다. 수아 침대를 안으로 들였다.

목욕 - 마사지 - 스와들업 - 수유 - 트림 순으로 수면의식을 마치고 재웠는데 아주 잘 잔다!

 

 

 

 

밤 10시 반쯤 자기 시작한 수아 덕분에 우리는 엄청 오랜만에 자유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런적이 넘 오랜만이라 밤에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불안해서 그런지 티비를 서서 보고 있고 허허

 

 

 

 

 

 

 

 

2/20 (sun)

 

 

10시 반쯤 잔 수아는 새벽 5시 반에 일어났다. 캬

일어나자마자 기저귀 갈고 수유하고 다시 자고 일어나니 오전 9시.

아니 수아 낳기 전보다 더 많이 자는 것 같잖아 우리?

 

 

우리 침대 옆에 수아 침대 놓아야지

뭘로 살까 

 

 

 

 

아침에 청소하고 오빠랑 김치찌개에 밥 먹고 수아도 밥 먹이고 안방 침대에서 같이 놀았다.

터미타임 하면서 초점책도 보여주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줬다.

눈맞춤하면 웃어주는건 물론이고 옹알이도 되게 다양해져서 신기하다.

 

 

 

 

먹고 놀았으니 이제 자야지!

또 손톱으로 얼굴을 긁어가지고 급하게 손싸개를 했다.

자세히 보니 발싸개를 손에다가 했넹

 

 

 

 

오빠는 회사 사람 결혼식엘 갔다.

나도 다음주엔 혼자 외출할거야

 

 

 

 

 

오늘 오후의 수아는

 

 

 

뭐 그리 짜증났는지 안아도 짜증내고 내려놓아도 짜증내고

기저귀 갈아도 짜증내고 먹다가도 짜증내고 놀아줘도 짜증냈다.

내 품에 폭 - 안겨서 잘때만 짜증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품에 안고 소파에 기대서 지난주 나혼자산다 껄껄거리며 봤다.

 

 

 

 

내려놓고 한숨 돌리니깐 오빠가 왔음...

 

 

 

자는걸 깨워서 목욕시켜서 그런지 오랜만에 아주 자지러지게 울었다.

이제 크게 당황하지 않지... 스피디하게 목욕 끝내고 수면의식 마치고 9시 30분 육퇴 완료.

침대에 눕혀놓고 나오면 혼자 웅얼웅얼 하다가 손도 빨다가 어느새 아주 깊게 잠든다.

이렇게 효녀가 있나유 이제 51일차인데 수면교육따윈 하지도 않았는데 하하하

 

 

 

그리고 눈물나는 저녁식사를 했다.

족발 막국수 그리고 (10개월만의) 술!

 

 

사실상 소주가 메인이고 족발은 서브!

이번주 단유를 결심했고, 유축도 직수도 안 하니 자연단유가 되었다.

단유하면 가장 먹고싶었던 게 바로 술과 커피였는데 술부터 먼저!

 

 

 

 

오빠랑 나랑 정말 감동? 감탄?하면서 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얼마만에 기울이는 술잔인지!

그냥 아주 무슨 목구멍을 코팅하듯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알콜향은 예술 그 자체였다...

둘이서 딱 세 잔씩만 했다. 하 행복했다. 술 먹는게 얼마나 좋았으면 족발 사진은 없고 소주 사진만 있네.

오랜만에 족발도 먹고 소주도 한 잔 했더니 배가 살살 아파서 내보낼뻔 했지만 금방 괜찮아졌따. 후후

 

 

 

토요일, 일요일에 수아 50일 사진 촬영 예약해뒀었는데 아파서 모두 취소하고 -

이번주에 컨디션 좋아지면 우리끼리 집에서 셀프로 찍기로 했다. 에효!

다음주 화요일엔 수아 장염 경과 보러 병원 가야하는데 이번엔 나 혼자 수아 데리고 나가보기로!

 

이렇게 여유 넘치는 밤은 오랜만이라... 뭘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소파에서 핸드폰 게임하고 있는 오빠 불러다가 육아 책 한 번 더 같이 읽어야지.

참, 블로그에 남겨주신 소중한 댓글들 다 하나씩 답글 달려고 노력하고 있어유...

힘들때마다 한 번씩 보면 힘이 되기도 하고 넘 감사해서 늦었지만 시간날때마다 답글 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