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치 일기

2022년 2월 마지막주 일기

김온더테이블 2022. 2. 27. 23:59

2/21 (mon)

 

새벽 6시 조금 안 돼서 깬 수아. 8시간을 풀로 자더라.

출근하기 전 오빠가 수아 밥 먹이고 출근했다.

 

 

날이 엄청 춥더라. 아침 7시도 안 됐는데 화장실 청소도 하고 어른 빨래도 돌렸다. 허허

 

 

 

 

수아는 이른 아침에 밥 먹고 다시 한 3시간 자기때문에 그동안 청소하면 딱 좋다.

 

 

 

 

 

수아 돌보고있는데 갑자기 눈이 엄청 많이 왔다.

아침에는 토스트랑 요거트 먹고 점심엔 남은 족발 조금 먹었다.

 

 

 

 

 

 

 

요즘 수아는 잘 먹고, 잘 놀고, 잘 싼다. 

밤 10시쯤 자서 새벽 6시쯤 깨고 다시 오전 9시까지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오후에 낮잠 재우는 게 쉽지 않다. 오늘은 안고 재우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실패...

아기띠나 쪽쪽이는 안 쓴다... 안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까먹음...

 

 

 

오빠 퇴근하고 수아 목욕시켰다. 수유해야하는데 낮잠을 안 자서 그런지 바로 골아떨어졌다.

주먹고기 먹은지는 오래됐고 주먹을 쳐다보면서 먹는것으로 발전하는 중!

 

아기 빨래하고... 거실 담요랑 빈백도 빨래하고... 왜 진작에 안 하는거니 나?

 

 

 

 

 

수아가 요즘 흑백 초점책을 엄청 잘 본다.

어디서 공짜로 받아온거 넘 잘 보길래

오빠가 수아 준다며 회사에서 프린트 해와서 도화지에 붙인 다음에 코팅까지 했다. 

 

수아 돌보느라 서로 대화할 시간도 없고, 가끔 꼴보기 싫을때도 있고, 꼭 시켜야 일을 하지만,

각자 해야 할 일이 조금 늘어났을 뿐이지 서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음을...

 

 

 

 

 

 

 

 

2/22 (tue)

 

오늘도 8시간 풀로 잔 수아!

장염 나았는지 확인차 소아과엘 갔다.

나 혼자 수아 데리고 나가는 건 처음.

 

 

나가기 전에 기념 사진도 찍어봤다. 헤헤

지난번과 다르게 남자 선생님께 진찰 받았는데 세상에나 천사가 따로 없었다.

너무너무너무 친절하시고 초산 엄마의 마음을 안정시켜주시는 자세한 설명까지!

수아의 장은 튼튼해졌고 다시 일반 분유 + 유산균을 같이 먹이라고 처방해주셨다.

 

 

 

 

 

 

집까지 걸어올까 (30분 정도 걸림) 하다가 수아 감기걸릴까봐 택시탔다.

걸으면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수아한테 바깥공기도 맡게 할까 했는데 쩝...

혼자 아기 데리고 나갔다 오니깐 진짜 애엄마가 된 기분이 들었다.

무인양품에서 8천원 주고 산 후리스 벌써 뽕 뽑는다 흐흐흐 빨간색 잘 어울리네!

 

 

 

 

 

뜨아 집에서 잘 쉬고있는데 갑자기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신속항원검사 '양성'이라며...

 

월요일 - 일요일 밤에 감기기운이 있어서 오빠만 거실에서 따로 잠.

화요일 - 다 같이 같은 침실 사용. 오빠가 창가쪽에서 잤고 때문에 목감기가 심해졌다고 판단함.

 

오빠가 병원에 가서 증상을 말하니 의사가 신속항원검사를 권유했고 양성이 떴다.

pcr 가능한 병원이어서 pcr 검사도 했고 결과는 다음날 나온다고 했다.

 

오빠는 자가진단키트를 사들고 바로 집에 왔고 우리는 즉시 격리를 시작했다.

수아 코는 차마 내가 찌를 수 없어서 내 코만 찔렀고 나는 음성이 뜨긴 했다.

수아 밥먹이면서, 트림시키면서, 놀아주면서도 핸드폰으로 신생아 오미크론만 검색했다.

신생아는 어떻게 검사하는지, 걸리면 어디서 어떻게 치료하는지, 증상이 뭔지 등등...

하루 17만명이 나오더니 결국 여기까지 오긴 오는구나.

 

밤새 수아 걱정에 잠이 안 왔다.

오늘 왠지 수아 컨디션이 안 좋았던거같고, 수유량도 줄어든 것 같고 그랬다.

원망할 대상이 없더라. 오빠도 걸리고싶어서 걸린게 아닐텐데 휴...

 

 

 

 

 

 

 

 

 

 

 

2/23 (wed)

 

오빠 pcr 검사 결과는 '양성' 이었다.

오미크론에 확진됐다. (3차 부스터샷 맞았지만 역시나)

 

 

 

수아는 8시간 쭉 자고 일어났다.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계속 확인해봤다.

 

 

 

아침부터 수아 체온 재고, 컨디션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더 자려는 것 같으면 혹시? 하고 의심하게 되고 어휴!

 

 

 

우리는 개빡치는 상황이 있었는데

 

1. 오빠가 PCR 검사한 병원에서 오빠 연락처를 잘못 입력했고 그걸 보건소에 넘김.

2. 당연히 확진 문자 안 옴. 병원에서 문자는 왔지만 보건소 문자가 와야 동거가족이 pcr 검사 받을 수 있음.

3. 병원에 전화해서 보건소에 수정된 연락처 넘겨달라고 말함.

4. 오빠 정보가 넘어갔는지 확인차 보건소에 전화를 돌려보기 시작함.

병원이 있는 관할 보건소인 서초구 보건소는 물론 우리 동네 보건소도 연락 아예 안됨.

5. 오후 내내 보건소 문자는 커녕 아무 연락도 없음.

6. 집 근처 pcr 검사 해주는 병원에 전화해서 pcr 하고싶다고 했더니 어느 병원은 1인당 9만원, 어디는 2명에 10만원에 해준다고 함. 

7. 미쳤다고 저 돈 내고 검사를 하나 싶어서 우선 나랑 수아랑 신속항원검사만 받기로 함.

 

 

 

 

신속항원검사 하러 온 사람은 병원 들어오지 말고 대기하라길래 밖에서 아기 안고 기다렸다.

진짜 병원 가는 내내 Tlqkf 이게 뭐하는짓인가 싶었다. 진짜 어휴 육성으로 욕이 나오더라.

소아과 의사가 나와서 수아를 보더니 하 에고 어떡하니 하면서 심호흡 하시고 코 찌르고 가셨다.

 

 

 

다행히도 수아와 나는 음성이었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는 10명 중 1~2명 정도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정확도를 위해 하루 빨리 pcr을 하라고 했다.

나가기 전에 혹시 수아 아픈 곳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신속항원검사 받으러 나가기 전에 너어어무 아무데도 연락이 안 되니깐 보건소 간호사님께 연락을 드렸었다.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이러이러하게 진행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을 했다.

바로 집 근처 비대면 진료 가능한 병원 리스트와 전화상담으로 처방전 받을 수 있는 병의원 리스트를 보내주셨다.

나랑 수아 몸 상태도 물어봐주셨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엄마라며.

엄마가 정신줄을 제대로 잡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화 끊고 순간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모든게 버겁게 느껴졌다.

수아 옆에서 집이 떠내려가라 울었다.

 

수아 장염도 지켜봐야하고

배앓이 때문에 분유도 알아봐야하고

매일매일 똑같은 집안일은 옵션인데

집에서 격리할 오빠도 신경써야지

격리중이니 수아 돌볼수도 없고 7일간 리얼 독박육아 해야되고

마스크 쓰고 비닐장갑 끼고 나갔다 들어올때마다 소독약 뿌리고

그리고 지금 나랑 수아가 당장 음성인지 양성인지 확실치도 않으며

이 모든일이 가위로 싹둑 잘라서 없어지는 것들도 아니고

나서서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하

 

 

 

 

정신차리고나니 밤 9시... 아무것도 안 먹었더라 정말.

그냥 냉동한 밥에 김 싸서 먹고 집안일 마저 하고 수아 막수 하고 재웠다.

수아랑 놀려고 딸랑이도 샀는데 꺼내보지도 못했네.

 

 

 

 

 

 

 

2/24 (thu)

 

 

 

수아가 수요일에 잠을 좀 많이 자더니만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

기저귀 갈고 밥 먹이고 유산균도 먹이고 다시 재웠다.

 

 

 

 

 

 

나도 빵 조금 챙겨먹고 청소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들어왔다.

오빠는 계속 보건소에 전화를 하다가 겨우겨우 연락이 닿았는데 병원에서 정보가 안 넘어왔단다.

다시 병원에 전화해보니 오빠 정보만 누락됐다고 했다.

참 빨리도 알려준다... 행정이 엉망진창이란걸 제대로 느꼈다.

 

검사한지 이틀이 지나서야 보건소에서 오미크론 확진 판정 문자를 받았다.

 

 

 

 

 

 

에효 이 아가 데리고 선별진료소 갈 생각에 억장이 무너짐

또 코 찔러야된다고 생각하니깐 끔찍했다.

 

 

 

 

검사 받으러 가기 전 보건소에 전화해서 필요한 준비물들을 물어봐 챙겨갔다.

오후 3시쯤 갔는데 오잉 앞에 5명 있었나? 

뭐 작성하고 오빠가 받은 확진 문자 보여주니깐 바로 pcr 가능했다.

 

난 pcr 검사가 처음이었는데 앞에 몇 명 없었지만 별별 사람 다 있더라.

확진된 아들이 보내준 문자가 어딨는지 모르겠다고 계속 찾고있는 사람...

오늘 검사했는데 검사 결과 내일 말고 내일 모레 보내달라는 사람...

코 찌르는데 아이고 아파 아아아아 앜 하면서 소리지르고 화내는 사람...

 

나는 처음이긴 했는데 괜찮았다. 나보다 수아가 걱정이었다.

코 찔러주시는 분(?)이 아기 얼굴 왼쪽으로 돌려주세요 라고 말하자마자

음 아녜요 어머니 제가 직접 나갈게요 하시며 부스에서 직접 나오셨다.

수아야 아이구 금방 할게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하시면서 수아 코를 찔렀다.

아 진짜 못보겠더라... 

 

수아가 뿌앵 하면서 울고 나는 구석에 서서 아기띠를 추스리는데

갑자기 눈물날뻔했다. 눈앞이 뿌옇게 돼가지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계속 그랬다.

하 50일 좀 지난 아기가 진짜 이 개같은 짓을 왜 당해야되는데 아...

 

 

 

 

그래도 뿌앵 한 번 하고 집에 올때까지 잘 잤다.

집 들어오자마자 수아 옷 다 빨고 내 가방이나 겉옷 다 소독하고 정신없더라.

 

 

 

 

 

저녁엔 맥도날드 시켜서 오빠는 방에서, 나는 거실에서 수아 돌보면서 먹었다.

 

확진받은 날 이후로 우린 무조건 마스크 끼고 생활했다.

오빤 비닐장갑까지 꼈고 되도록이면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오빠가 잠깐 나오거나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소독스프레이를 뿌렸다.

하루에 환기는 세 번 정도 시켰고 손이 자주 닿는 곳은 소독티슈로 틈틈히 닦았다.

 

 

 

 

 

 

 

 

2/25 (fri)

 

 

수아가 왜 점점 일찍 일어나는것일까요????

쨌든 수아 밥 먹이고 옆에 누웠는데 잠이 안 오더라.

새벽 2시까지 50일 아기 오미크론, 신생아 오미크론 등등을 검색했다.

만약 확진이라면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이것저것 찾아봤다.

 

 

 

 

아침에 문자 두 개가 연달아 왔다. 

어제 했던 pcr 검사 결과였는데 다행히도 나와 수아 둘다 음성이었다.

정말 한시름 놨다. 이제 오빠 자가격리 해제하는 날 즈음에 또 검사하면 된다.

 

 

 

 

 

한시름 놓고 빵이랑 요거트 먹고!

수아도 오늘 수유량이 많아서 좋았다. 

 

 

 

 

미뤄둔 딸랑이&치발기 세척을 오빠한테 시켰다. 흐흐

와우 저녁엔 M오빠가 치킨을 시켜줘서 오빠랑 덜어서 나눠먹었다. 

나는 저번에 족발 먹고 남은 소주랑 치킨 같이 먹음(...)

 

 

 

[MV] Chang Kiha(장기하) _ Envy None(부럽지가 않어)

좋은걸? 너무 좋다.

 

 

 

 

 

ROSALÍA - CHICKEN TERIYAKI (Official Video)

와 너무 이뻐

 

 

 

 

 

 

 

 

2/26 (sat)

 

음? 통잠 자던 수아가 갑자기 새벽 3시 반쯤 깼다.

가..갑자기 밤중수유...꿈수를 하게 됐네. 아닐거야 아닐거야?

 

 

아무래도 분유때문인게 확실했다. 장염때문에 소화가 잘 되는 분유를 먹였을땐

수유량도 많고 통잠을 잤는데 어제부터 일반 분유로 돌아갔더니 그 결과가 딱 나타나네.

바로 주변 추천 받아서 소화 잘 되는 분유와 괜찮은 조합의 유산균을 결제했다.

 

수아 예쁘게 입히고 자길래 사진 막 찍었는데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어서 깜놀...

참 양말은 블로그 자주 오시는 분이 선물해주신건데 색감 깡패네요. 넘 이쁩니다!

 

 

 

 

집 청소하고 오랜만에 3분 미트볼 데워서 냉동밥이랑 같이 먹었다.

이정도면 아주 진수성찬임... 진짜 내 건강 괜찮을까? 걱정되네.

임신때도 안 챙겨먹던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를 아주 때려넣고있다.

 

 

 

 

 

수아는 요즘 칭얼거림 최고조다. 아무래도 급성장기가 온 게 확실하다.

이런 시기에 오롯이 혼자 아기를 보려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오빠한텐 설거지나 빨래들을 부탁하지만 하루 종일 나만 수아를 돌봐야한다는게(...)

 

 

 

근데 수아는 나랑만 있는 게 지겨운지 눈맞춤도 잘 안하려고한다.

가끔 오빠가 나와서 돌아다니면 눈이 똥그래져서 오빠만 쳐다본다.

아가일때부터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봐야한다고 하던데 에고...

 

저녁엔 식빵 세 장에 마요네즈를 발라서 먹었다.

응 스트레스 최고조라는 뜻이지요.

 

너무 피곤해서 세수랑 양치만하고 그냥 잤다.

자도자도 피곤하네. 피곤하지 않을 날이 오긴 올까?

걱정할 틈도 없이 골아떨어졌다.

 

 

 

 

최자(Choiza) - 'Family (Feat. THAMA)' M/V [ENG/JPN/CHN]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들으면 넘 감동받을듯 귀엽다 노래

 

 

 

 

 

 

 

 

2/27 (sun)

 

다시 통잠 자고 새벽에 일어난 수아에게 밥 먹이고!

참 오늘부터 수아 분유를 바꿔서 먹이기로 했다. 제발 배앓이가 좀 없어지길(...)

 

 

아 운동하고싶다. 건강하고싶다. 정신이 맑아지고싶다. 땀흘리고싶다.

집에서 스쿼트나 런지 조금씩 하고있는데 와 진짜 근육 1도 없다. 

종이인형마냥 후들후들거린다... 옛날의 나 어디갔어? 1년도 안 됐는데...

 

 

 

 

 

진심 오랜만에 점심엔 떡라면을 먹었다.

몇 개월만에 먹었나? 근데 라면 별로네 맛없다...

 

오후엔 자가격리 해제 pcr 검사를 하러 임시선별진료소엘 갔다.

날이 꽤 쌀쌀했는데 사람 별로 없겠지 하고 갔는데 왠걸 줄이 이만리였다.

수아 데리고 하염없이 있을 순 없을 것 같아 그냥 다시 집에 왔다.

3월부턴 동거가족의 pcr 검사도 필수 아닌 권고사항이라며?

하긴 이지경인데 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더라.

 

 

 

 

오늘도 역시 수아는 찡얼거림의 끝판왕이었다. 안아도 울고 내려놔도 울고 허허허

그래도 확실히 수유량이 늘어서 그런지 몸무게도 좀 늘어난 것 같고?

애들은 아프고나면 큰다고 장염때문에 좀 고생해서 그런지 키도 좀 자란거 같다?

 

저녁엔 떡볶이랑 김밥을 시켜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에효

수아 재우고 나도 씻고 코젤 다크 무알콜 꿀꺽 마시며 일기를 쓰고있다.

원래 매일매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가늠하기 어려운데 코로나때문에 더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오빠와 나와의 철저한 자가격리 + 생활 소독 덕분에 난 아직도 딱히 증상은 없다.

 

월요일에 검사해서 화요일에 결과 보고 조심조심 움직이면 되겠지.

참 그러고보니 다음주면 벌써 수아 2개월 예방접종 하러 간다. 와 시간 빠르다.

다음주엔 정신좀 차리자 나 자신!

 

 

 

 

 

윤석철 트리오 -Familiar and Constant (익숙하고 일정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음악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