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사진

부산 관광 1

김온더테이블 2012. 9. 9. 00:07

9/6


회사 다닌지 두달, 월차를 모아서 이틀 휴가를 냈다. 그리고 제주도/부산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부산으로 결정.

09년도 내 의지로 부산을 갔다지만 그 전날에 들린 경주에서 와인값만 10만원 넘게 쓴 가난하고 개념없던 처음의 내일로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의 부산도 촬영차 다녀왔던거라서 아, 부산을 가보긴 했지만 진정한 관광객으로서의 부산은 가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호화로운(?) 부산여행을 결심하자마자 루트를 2시간만에 짰다.


오전 11시 수원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1시 반에 부산역 도착.

중앙역 동해물회가 너무너무 간절했기 때문에 주저없이 첫번째 음식은 중앙동 동해물회로 쉽게 정할 수 있었다. 역시 메뉴는 물회 하나. 가격은 09년도에 비해 1천원 올랐다. 한그릇에 9000원이라니 허허허허 너무 비싸. 그래도 맛은 있었고 남김없이 밥까지 비벼서 싹싹 먹었다. 외관 공사를 한듯 예전보단 깨끗해져있었다. 그 근처는 아직도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다방이라던가 이용원이라던가, 골목골목 추억 가득했다.

















동회물회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뒤에 있는 용두산 공원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발견한 노란 벽에서 사진도 찍고 (이 주변이 특히 벽들의 색깔이 화려했다) 번화가의 에스컬레이터 말고 구석의 계단을 통해서 열심히 올라갔다. 올라가던중에 고양이도 보고 뭐 자리깔고 관상 봐주겠다는 할아버지들도 많았다. 역시나 오랜만에 만나는 부산타워. 평일 오후라 그런지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었고 동네 할아버지들만 그늘에 자리를 잡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특히나 비둘기들이 한 100마리는 있는것같았다. 먹이를 주지 마시오. 라고 써있었지만 어디서 뭘 그렇게 주워먹는지 엄청나게 날아다녔다. 하늘 사진을 찍어도 의도하지 않게 비둘기가 찍혔다. 
















묘-하게 조용했던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 근처. 

위에서 내려다보니 관광객들을 위한 버스가 나란히 주차되어있었고 역시 소리없이 앉아있는 노인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와중에 내 눈에 띈 혼자 여행을 왔는지 부산타워가 잘 보일 뷰에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설치하고 양팔을 벌리고 시간이 멈춘듯 셀프타이머로 셀카를 찍는 사람을 발견. 주변에 사람하나 없고 고요한 용두산공원에서 가장 신나보이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올라왔던곳과 반대로 용두산공원의 정문쪽으로 내려갔다. 은행나무가 살랑살랑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며 걸어가니 어떤 노부부가 '우리 아들도 저렇게 사진찍는거 좋아하는데' 하며 지나가신다. 소개좀...








남포동을 지나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아, 이번 여행은 엄마랑 함께했다. 엄마가 일을 관두고 집에만 계셔서 같이 여행메이트로 함께 했는데 예전엔 나보다 체력좋던 우리 엄마가 벌써 계단 오르기를 힘들어하는걸 보고 에스컬레이터를 열심히 찾았지만 한편으론 체력좀 다시 기르셔야할것같아 은근 계단으로 다녔다. 자갈치시장으로 가기위해 지하도도 오르락 내리락 하고 흐흐, 그렇게 엄마가 가고싶어하던 자갈치시장엘 갔다. 


뭐, 역시나 시장바닥이었고 내리쬐는 햇빛에 앞이 뿌옇고 비린내까지 합세하니 아 이게 뭔가싶었다. 구석구석 들어가며 생선구경하고 가을전어도 구경하고 문어도 구경하고 새우랑 조개도 구경했다. 자갈치시장 건물을 가로질러 나가면 바로 바닷가가 보이는데 그곳에서 한참 바람을 쐬었다.









스마트폰에 푹 빠진 젊은이들을 도촬하고 자갈치시장에서 나와 남포동 대영시네마쪽으로 가는길에 내눈에 딱! 들어온 자고있는 고양이.

아, 저 포즈는 사람이 하고 자도 편한포즈인데 아주 사람처럼 자고있다. 팔에 피 안통할라









대영시네마 앞으로 간 이유는,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1박2일 원조 승기 찹쌀씨앗호떡'은 먹어야할것같아서였다. 그 앞에 있는집(?)이 원조라고는 하지만 진짜 원조는 어디에도 본적이 없어서 그냥 유명한데로 갔다. 어떤 건장한 남자분이 먼저 줄을 세우고 돈을 받고 사람이 빠져나갈때마다 정리를 해주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잡담같은걸 건내는듯했다. 그 남자는 내 왼쪽 가슴께에 달린 콧수염 브로치를 보고 "브로치가 참 애매한부분에 달려있네요" 라며 웃었다. 

'미친놈...'


40분씩 줄서서 먹었다던 사람들의 후기때문에 걱정했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내 앞엔 5명정도밖에 없었고 후다닥 받아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음 뜨끈하지 맛은 있었고 찹쌀에 환장하는 나에겐 달달한 간식이었다. 하지만 막 또 먹고싶진 않았다. 부산 가면 이 근처에 가면 간식으로 사먹을만할듯. 남포동 앞에서 택시를 잡아서 해운대까지 달렸다. 1만6천원의 택시비. 





토요코인 해운대지점에 체크인하고 씻고 짐정리하고 전철을 타고 광안역에 내렸다.

엄마가 몇일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조개구이를 먹으러 무한리필로 유명한 김정민의 조개구이엘 갔다. 

2층, 5층, 10층에 자리잡고 있고 우리는 2층으로 갔다.


으흠? 저녁시간인데도 이 넓-은 매장에 사람이라곤 어떤 조용한 커플 한쌍이 전부였다. 나랑 엄마는 광안대교가 잘 보이는곳에 자리를 잡고 小자 하나와 청하 한병을 주문했다. 저녁이라 적게 먹어야지 싶어서 小자를 시켰는데 딱 적당했다. 부족하지도, 남기지도 않고 매우매우 적당했다. 조개는 매우 신선했고 직원분들도 친절했다. '카메라가 좋아보이네요' 라고 말도 걸어주시고 큰 TV에 나오는 신나는 음악도 좋았다. 사실 저녁에 냉채족발을 먹으려 했는데 광안대교 야경을 바라보며 조개구이를 먹는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엄마가 해주는 해파리 냉채에 동네 족발 사와서 먹어야지 뭐. 












작년 부산영화제할때 저녁먹으러 민락회타운갈때 잠-깐 봤던 광안대교의 야경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니!

어떤 2인조 어쿠스틱 밴드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바람도 선선하고 으아, 정말 최고의 야경이었다. 바닷물에 비치는 화려한 네온사인들도 멋졌다.

자리를 깔고 앉아서 맥주한캔 하고싶었지만 배가 너무 불러서 패스, 그냥 달달한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며 노래를 들으며 바람을 쑀다.












엄마가 친절하게(?) 나의 사진도 간간히 찍어줬다. 얼굴이 안나와서 너무 잘나온것같다.

아, 아래 사진은 pano app으로 찍은 광안대교 야경 파노라마 사진. 클릭해서 보길!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길에 센텀시티 근처의 아이파크 야경을 보니 와 80층에 누가 살까 싶었다. 허허 

호텔에 도착해서 14만원 현금 잃어버린줄 알고 호텔앞에서 난리를 치다가 찾은 뒤에 정신차리고 잠옷을 가지고 올라가서 뜨뜻한 물에 씻고 해피투게더를 보다가 잤다. 김민준이 아니아니 너비아니라고 했던게 너무 웃겼는지 꿈에서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