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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개강하고 '프로젝트 관리실무'라는 과목 첫 시간에 교수님께선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이 이번 학기의 목표'라고 하셨다. 나, 강희, 연후, 병주오빠 4명이 모여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해서 내가 다짜고짜 밴드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마침 기타를 배우고 싶었고 연후는 보컬경험이 있고 강희도 어느 정도 키보드를 연주할 수 있고 병주오빠도 마침 봉고라는 악기를 다룰 줄 알았다. 밴드를 하기에 적절한 악기는 모두 갖춰진 상태. 나는 18만 원짜리 통기타를 샀고, 강희는 10만 원짜리 키보드를 샀다.

 


우리는 총 5번 연습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는데 대략 식대만 30만 원 나온 것 같고 차비까지 더하면 한도 끝도 없고, 하하하 아마 돈이 참 많이 들었을 테지만 이 모든 프로젝트의 목적은 밴드에 대한 로망!이 있는 우리가 모여서 밴드를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절대 억지로, 강제성을 가지고 진행했던 게 아니었다. 목표는 바로 카페에서 공연을 하는 것과, 음악을 작사작곡 하는 것과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을 웹진형식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3월엔 블로그와 트위터를 개설하고 우리들의 글을 올리면서 작은 이벤트도 열고, 2402라는 밴드 이름도 정했다. 작사를 위해 SNS에서 취업에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을 받기 시작했다. 

4월엔 시험기간 때문에 틈틈이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시험이 끝나고 마지막 주에는 학교에서 티저영상과 우리들의 프로필사진을 촬영했다. 공연이 한 달도 안 남은 상태에서 우리는 정해진 게 너무 없었고 심지어 작사작곡을 하려는 시도조차 없어서 4월 둘째 주에 처음으로 공식 연습을 하고, 마지막 주에는 다행히도 밝은 노래로 작사작곡을 할 수 있었다. 

5월엔 꾸준히 합주연습을 하고, 공연할 장소를 마련하고,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주변에 같이 공연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그 사람들과 함께 어떤 곡을 할건지, 어느 부분에 참여할 것인지, 등등 꾸준한 커뮤니케이션과 동시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정기적으로 연습했다. 그 결과 2402 멤버 4명에서 9명으로 사람들이 늘어났고 곡 수도 2곡에서 6곡으로 늘어났다. 개인적으로도 기타 연주가 2곡에서 4곡으로 늘어났으며 그만큼 손가락도 매우 아팠다.

















참여하는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고, 미리 공연할 곳을 찾아가기도 하고, 포스터도 만들어서 발표하고 처음으로 큐시트와 큐카드라는것을 만들어봤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친구들도 모두 처음 해봤을 일들인데도 잘 따라와 줘서 고마웠다. 당일 예민해져서 화를 죽이느라 힘들었고, 정말 너무 노력 많이 했는데 보여준 건 10%도 못 보여줘서 안타까웠다. 다들 얼마나 떨었는지, 나는 단 한 곡도 제대로, 내 마음에 들게 연주하지 못했다. 정말 아쉬워서 다시 하자고 진지하게 이야기도 꺼냈었다. 흐아






 


관객으로 많은 사람이 와줬다. 좁은 공간에 모두 앉을 수 없어서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는 친구들도 있었고 바깥에 서서 보는 사람도 있었다. 끝나고 뒤풀이는... 이미 오후 7시에 삼겹살집에서 기억을 잃고 2차를 맥주집으로 갔다는데 난 기억 안날뿐이고, 정신을 약간 차려보니 3차 장소로 닭볶음탕을 먹고 있었다. 시간은 새벽 5시를 향하고 있었고 영업시간이 끝나 쫓겨난 우리는 노래방으로 향했다. 노래방에서 정신을 차렸다, 생각하고 신나게 놀다가 새벽에 전철을 타고 집에 도착. 대충 씻고 자고 일어나니 오후 2시쯤, 짐 정리하려고 보니깐 기타 가방은 어디 진흙 속에 뒹굴었는지, 흙투성이고 가방 안에 있는 카메라와 아이패드는 뒹굴뒹굴, 가관은 바로 입고 간 옷이다. 산지 한 달도 안 된 옷에 구멍이 뻥! 금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그나저나 밤새 같이 있어준 연후, 전수, 삼주, 그리고 장광영 교수님과 연후 친구들! 하여튼 너무 기억에 남을만한 좋은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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