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기시 마사히코


p.13 사회학자로서는 실격일지 모르지만, 언젠가 '분석할 수 없는 것'만 모아서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p.28 단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사람이란 가지가지를 체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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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무리 봐도 이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책이다. 한 꼭지가 시작 되기 전에 흑백 사진과 함께 큼지막한 제목이 있어 왠지 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 마음을 가다듬기 좋았는데, 내용은 뭐랄까 정말 '분석할 수 없는 것'을 분석하기 위해 (나로썬) 분석할 수 없는 말을 늘어놓고 있더라. 번역본이라 그런건가? 잘 모르겠지만 정말, 번역하신분도 읽는 분도 머리좀 아프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중간에 읽다가 덮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p. 9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p. 18 러빙 스푼풀의 데이드림과 험스 오브 더 러빙 스푼풀 - 1시간 10분 동안 달리기에 좋은 음악인것인가

p. 40 생각해보면 타인과 얼마간이나마 차이가 있는 것이야말로, 사람의 자아란 것을 형성하게 되고, 자립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p. 49 칼라 토머스Carla Thomas 오티스 레딩Otis Redding

p.63 자신이 흥미를 지닌 분야의 일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가면 지식이나 기술을 지극히 효율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 73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있다. 거기에는 의지와 같은 것도 조금은 관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오래 계속할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오히려 몸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p.75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다'라는 진리이다.

p. 77 개인적인 얘기를 한다면, 나는 '오늘은 달리고 싶지 않은데' 하고 생각했을 때는 항상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묻곤 한다. 너는 일단 소설가로서 생활하고 있고, 네가 하고 싶은 시간에 집에서 혼자서 일을 할 수 있으니, 만원 전철에 흔들리면서 아침저녁으로 통근할 필요도 없고 따분한 회의에 참석할 필요도 없다. 그건 행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런 일에 비하면 근처를 1시간 달리는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지 않는가? 만원 전철과 회의의 광경을 떠올리면 나는 다시 한 번 스스로의 의지를 북돋아 러닝슈즈의 끈을 고쳐 매고 비교적 매끈하게 달려 나갈 수 있다. 

p.84 몸이라는 것은 지극히 실무적인 시스템인 것이다. 시간을 들여 단속적 구체적으로 고통을 주면 몸은 비로소 그 메시지를 인식하고 이해한다. 

p. 115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달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p. 121 자신이 지닌 한정된 양의 재능을 필요한 한 곳에 집약해서 쏟아 붓는 능력. 그것이 없으면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다. - 20대 초반에 한바탕 쏟아버리고, 30세 되던 해 1년동안 미친듯이 엑기스를 쏟아 부었다. 나는 아니 우리는 지금 힘이 없다. 눈이 흐리멍텅 하다. 초점이 없다. 떡볶이를 먹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 바라보지 않는다. 

p. 147 롤링 스톤스 <베거스 뱅큇> 에릭 클랩튼 <렙타일>

p. 167 뉴발란스의 울트라 마라톤 전용 슈즈(믿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것이 이 세계에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다)를 사이즈 8에서 8.5의 것으로 바꿔 신는다. - 오빠에게 이런 신발이 존재하는지 물어봤지만, 오빠도 모른다고 했다. 구구절절 설명하니 신기하단듯이 '오~' 한다. 

p. 172 만약 자신이 정한 규칙을 한 번이라도 깨트린다면 앞으로도 다시 규칙을 깨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마도 어렵게 될 것이다.

p. 228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설사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모질게 비난을 받아도 내 방식을 변경한 일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누구를 향해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

p. 257 그리고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공허한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어리석은 행위는 아닐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감으로써, 그리고 경험칙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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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뿐만 아니라 어떤 일, 크게는 인생에 대입할 수 있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았다. 차근차근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게 좋았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 4개월 간의 배움을 마무리 한 뜨개, 시작한지 한 달 되어가는 스쿼시, 곧 작업 예정인 독립출판 등등 현재의 나에게 대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글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마라톤이 하고 싶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뭔가를 시작하고 싶게 만들었다. 



아무튼, 계속

김교석


p.29 그때 그 순간,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너무 쉽게 휘발되니 우리는 매우 유의해야 한다.

p.33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은 십중팔구 흔들린다.

p. 54 청소도 해야 해서 하는 것보다 그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커야 루틴으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손에 익은 도구나 흡족한 미소를 자아내는 도구는 청소에 있어 꽤 중요한 이슈다. - 내가 정전기 물걸레포를 두 개 가지고 있는 이유(3M은 저렴해서, 무인양품은 저렴하고 예뻐서)

p. 85 관성은 가끔씩 숨겨둔 양면성을 보인다. 끈기와 성실함을 보조하면서 한 가지 일을 오래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도태와 괴사의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 매일 저녁 일기를 쓰는 일. 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도태와 괴사를 느껴본적은 없다. 그냥 일요일 저녁이 모두 날아가는 것 정도? 쓰고나면 이렇게 오래 걸일 일인가. 싶을 정도.

p.165 돌아보니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을 되도록이면 외면하면서 커져가는 책임감을 유예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삶에서 계속되고 있는 여러 '계속'들에 대한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한번도 내 일상의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 나도 똑같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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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갈수록 흥미 없는 단락은 과감하게 넘겼지만, 다시 한 번 정신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루틴을 가지되 멈춰있진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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