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mon)

 

이날부터 너 한 번 죽어봐라 하듯 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출근준비 다 했는데 속이 너무 안 좋아서 동업자에게 양해 구하고 출근을 안 했다.

 

오전에 미숫가루 먹고 점심엔 인스턴트 떡볶이를 먹었다.

일을 하다가 잠깐 침대에 누웠는데 뭔 전화가 그렇게 오던지;

못 쉬고 일하다가 늦지 않은 저녁으로 생선구이에 밥을 먹었다.

 

종일 어지럽고, 미식거리고, 소화 안 되고 너무 힘들었다.

지난주 일기에 댓글로 축하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다(_ _)

참 그리고 J와 태몽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신기했다. 내 태몽이 맞겠지?

 

 

 

 

 

 

5/11 (tue)

 

어떻게든 꾸역꾸역 출근했다.

출근길에 뭐라도 집중해야지 싶어서 넷플릭스에서 빈센조를 작게 틀어놓고 봤다.

 

 

회사에 갔더니 S가 선물로 보내준 과자들이 문 앞에 있었다. 

심한 입덧에 임당까지 있었던 친구라 본인의 노하우를 살려(?)

적절한 간식을 보내주었다. 바로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호호

 

 

참 드디어 오늘부터 운동을 홀딩하기로 했다.

그냥 카톡이나 전화로 하면 되지만 그동안 운동했던 정(?)이 있어서 -

직접 코치님 얼굴 보고 이야기 하러 내려갔다.

 

엄청 축하한다며, 운동 열심히 했으니 정말 건강한 아기가 태어날거라며!

우선 한 2개월 홀딩하고 그때 몸 괜찮아지면 살살 몸 풀러 나오라고 하셨다.

넘 감사했다. 흑흑

 

 

 

배가 고프고 미식거려서 조금 일찍 점심을 먹었다.

참 오늘은 나 혼자 출근했기에 집에서 가져간 라구파스타와 두부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후식으로 짭짤이 토마토와 키위를 먹었다.

 

 

오후까지 일을 하다가 몸상태가 넘 안좋아서 퇴근했다.

전철 타면 너무 힘들어서 1시간 넘게 걸리지만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버스를 탔다.

전철을 탈 자신이 없었다.... 으어

 

 

 

 

 

왠지 햄버거가 먹고싶어서 맘스터치를 시켰다.

욕심낸다고 싸이버거 더블로 시키고 치파오 강정에 감튀는 라지로 시키고 서비스 튀김에 콜라까지!

결국 다 못 먹고 반 이상 남겼는데 종일 미식거리고 토할 것 같았다.

 

 

 

참 월요일에 신청한 국민행복카드를 화요일에 받았다.

나도 이제 (똥값) 바우처로 결제할 수 있겠구나 허허허 

아 오늘은 핸드폰만 쥐고있어도 손목이 아프고 시큰거렸다.

그리고 속눈썹이 너무너무 많이 빠져서 이상했다.

 

 

 

 

 

 

 

 

 

5/12 (wed)

 

와 오늘도 어찌저찌 꾸역꾸역 출근했다.

차라리 전철이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것보다

발 디딜곳 없이 정신없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오늘은 심각하게 시큼한 게 먹고싶었다.

출근길에 들릴 수 있는 편의점 두 곳을 들려도 아이셔는 없다고 했다.

결국 새콤달콤과 비타민C를 사서 출근했다.

 

 

 

 

점심엔 왠지 된장찌개가 생각났다. 국물까지 싹 긁어먹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밥 먹고 자주 가는 편의점 가서 시큼한게 먹고싶다고 했더니 사장님이

"시큼한게 당긴다고?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드는데? 허허허허" 넘 웃겼다.

 

 

화요일 촬영이 수요일로 미뤄지면서 오늘도 출근했던건데 -

오늘은 담당자가 고열로 연락이 안 돼서 무기한정 미뤄졌다.

스트레스 받고 짜증났지만 꾹 참았다. 

 

느릿느릿 옷을 갈아입고 스튜디오 청소도 하고 호리존 페인트칠도 했다.

그래도 뭐 하나에 집중하니깐 몸 아픈지는 모르겠더라.

 

 

 

 

 

퇴근했더니 엄마가 보내준 이것저것 택배가 도착해있었다.

내가 쑥인절미에 콩가루 묻혀먹고싶다고 했더니 예쁘게 담아서 보내줬다. 코끝이 핑...

 

 

 

 

 

챙겨먹는 견과류 어거지로 먹고 또띠아에 닭가슴살 넣어 먹었는데 진심 토할뻔했다.

저녁 내내 소화도 안 돼서 세수, 양치만 간단하게 하고 누워버렸다.

 

 

행복하고 기쁘다고 생각하면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나아지는데

나 하기 나름이구나 싶다가도 너무 힘들고 지치니깐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기도 하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왔다갔다 한다... 

해야할 일도 하나도 못하고 힘도 없고 무기력하고 속도 안 좋고

이제 겨우 1시간 지났네, 반나절 갔네, 하루 지났네, 일주일 언제가나 - 하며

열심히 시간을 죽이고 있다. 

 

 

 

 

 

 

 

 

5/13 (thu)

 

도무지 출근을 못하겠더라. 몸은 더 안좋아졌다.

사놓은 유부가 있어서 오빠 도시락으로 유부초밥 만들어줬다.

오늘 촬영이 있었지만 무인으로 돌려만 놓았다.

 

 

 

다시 자고 일어나 점심으로 밥을 먹었다.

야채를 좀 먹어야되는데 먹기 싫어서 이렇게 밥에라도 넣어서 먹어야한다.

단백질 챙긴다고 만들어봤는데 이것도 하루이틀뿐

 

 

 

 

 

 

 

임신 확인하고 집에 과일이 끊이질 않는다.

시큼한게 당겨서 하루에 키위 1개와 토마토 1개는 꼭 먹는 것 같다.

오빠의 실험정신으로 살구나 오렌지도 가끔 먹어보는데

간단하게 혼자 먹기엔 키위가 제격이다.

 

 

 

 

 

 

 

일도 하나도 안 하고 잠깐 산책 간다고 슬리퍼 주워신고 나왔다가 몇 분만에 다시 들어갔다.

24시간 중 16시간은 자는 것 같다. 자도 자도 피곤하고 힘이 없다.

저녁에는 통밀빵에 pb2를 발라먹었다. 고소하니 맛있었다.

 

 

 

 

 

 

 

 

 

5/14 (fri)

 

오늘도 동업자 배려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

이게 사람이 출근을 하면 좀 더 활기차고 힘이 넘쳐야하는데

출근 할때랑 안할때랑 아무런 차이도 없고 몸도 똑같이 힘들다.

 

오전에 그릭요거트 먹고, 오후에 쑥떡을 먹고 오렌지도 먹었다.

 

 

 

퇴근한 오빠가 치킨 먹고싶다길래 60계 치킨에서 윙, 봉, 다리만 시켰다.

깔끔하고 맛있었다! 먹자마자 바로 옷 갈아입고 이마트에 산책할겸 걸어갔다.

할인하는 키위도 사고, 1+1하는 빅파이도 사고 쁘띠 산책 마치고 집에 왔다.

 

 

나혼자산다 보고 오랜만에 아픈줄 모르고 빵빵 터져 웃었다.

끝나고 나니 밀려오는 피로감과 미식거림들

 

 

 

 

 

 

 

5/15 (sat)

 

오늘은 산부인과 가는 날

 

 

 

아침에 칼칼한 라면이 당기길래 오징어짬뽕 작은컵을 싹 비웠다.

맵고 칼칼한거 아니면 시큼한것처럼 자극적인게 당긴다

 

 

 

 

 

오빠랑 주말 산부인과를 갔다.

지난주엔 오후 늦게 가서 사람이 없었는데 오전에 가니 대기자가 넘쳤다.

묘하게 긴장돼있는 산부인과의 풍경... 

 

 

정확한 주수는 6주 4일! 뭐 모든거 다 정상이라고 하셨다.

심장소리를 제대로 듣고 산모수첩을 받아왔다.

지난주에 있었던 피고임은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다.

뭐 무리했냐고 하셨는데 나 진짜 집에만 있었는데?

어떻게 이것보다 더 쉴 수 있는거지? 싶었다. 

그냥 누워서 발가락 손가락만 까딱거려야 되나? 아

 

그리고 입덧 증상 없냐고 하시길래 얘기했더니 바로 입덧약도 처방해주셨다.

 

 

 

피검사와 소변검사 마치고 수납하니깐 9만원...

입덧약 처방받으니깐 5만원...

국민행복카드 60만원 받은거 알뜰하게 써야지 했는데 무슨 벌써 45만원밖에 안남았다.

진짜 애 가지는거부터 존나 돈의 노예가 되는구나 싶었다. 갑자기 현타옴

 

 

 

 

 

맞은편 맥도날드 가서 필레오피쉬 먹었다. 토할듯 말듯 잘 먹었다.

점점 식사(?)보다는 디저트가 더 당기더라. 아이스크림이나 과자가 계속 당겼다.

 

 

 

 

집에 와서 또 낮잠자고 일어나 오빠가 해준 칼칼하고 매운 카레를 먹었다.

원래 맛있는 카레일텐데 나한테는 너무 짜고 썼다. 

 

 

 

 

 

 

 

 

5/16 (sun)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다.

친정 - 시가 임밍아웃 퍼레이드 하는 날!

 

 

미리 예약해둔 쏘카를 탔다. 쏘카 첫 사용이라 많이 많이 할인받았다.

원래 비용으로는 두 번 다시 이용 안 할듯...

 

 

 

 

미친듯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오전 11시까지 친정에 도착했다.

동생이 나 보자마자 진짜 누가봐도 나 오늘 개힘들어요 하는 표정이었다고;

아빠도 나한테 뭔일 있냐고 옆에 와서 물어보셨는데

아 내가 진짜 표정이랑 몸상태가 썩어있구나 싶었다.

참고로 어제 저녁에 입덧약도 먹고 잤는데 1도 소용없구나 씁쓸했다.

 

 

아침부터 몸보신용으로 능이오리백숙을 먹었다. 

와 근데 오리 살을 못 먹겠는것이다... 먹을수록 토할것같았다... 와

국물에 찰밥만 말아서 꾸역꾸역 먹었다. 정말 진심으로 힘들었다.

 

 

 

 

다 먹고 티타임 하기 전에 엄빠에게 건네드린 임밍아웃 아이템!

사진을 못 찍었는데 골드바처럼 생긴 용돈박스에 초음파 사진 넣어서 전해드렸다.

그거 딱 열자마자 엄마 폭풍오열... 아빠 눈물 살짝 닦고... 나랑 내 동생 그렁그렁...

엄마가 넘 우셔서 진짜 놀랐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으헝



그 뒤부터 쏟아지는 걱정(?)같은 잔소리에 정신이 혼미했지만

쨌든 이렇게나 좋아해주실지 예상을 못 했기에 얼떨떨했다.

엄마는 뭐 내 몸상태 보고 대충 예상은 했다곤 했는데 (커피도 마다하니깐) 

쨌든 바라던 일이 현실이 되니깐 계속 팔 꼬집어보라고 꿈 아니냐며 흐흐



 

 

 

그렇게 축하를 받고 나와 정신없이 비를 뚫고 시가에 갔다.

마침 어머님 아버님 딱 계셔서 들어가자마자 골드바를 전해드렸더니 와

어머님 막 환호성 지르시고 아버님은 물개박수 치시면서 눈물 살짝!

또 이렇게 좋아해주실줄이야... 게다가 어머님이 아주 두툼하게 용돈도 주셨다.

 

 

입덧은 친정엄마 닮는다던데 우리 엄마 입덧 1도 없었고

시어머니도 입덧이 전혀 없으셨다는데 도대체 나의 입덧은 왜이렇게 심한건지?

앉아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신물이 살금살금 올라온다. 웩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일해준 쏘카

다시 보지 말자 우리 차 살거니깐

 

 

 

 

내 옆에서 가장 고생하고 있는 고마운 오빠...

비오는데 운전 고생했엉 

 

 

 

 

 

그지꼴로 잘 돌아다닌 나자신도 칭찬한다...

지금보다 더 푹 쉬라고 했는데 더 어떻게 쉬어야할지 모르겠다.

 

집에 와서 바로 낮잠 자고 저녁 시간에 일어났다.

오빠가 짜파게티 두 봉지 끓여줘서 맛있게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그리고 따뜻한 루이보스티 마시면서 일기 쓰는 중!

 

도대체 나의 입덧은 언제 끝날까? 돌아오는 주에 촬영이 있는데 괜찮을까?

회사는 어떻게 해야할지, 내 몸은 괜찮은건지, 날짜 개념도 없고 일상생활도 힘들고,

진짜 이번주는 좀비처럼 살았는데 어떻게 여기서 더 안정을 취해야할지;

갑자기 아무것도 안하고 쉬라고 하니깐 어떻게 해야할지 하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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