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나이먹는다

from 2015 사진 2015. 4. 26. 01:33

1

회사에서 점심시간마다 하는 말 "결혼 할 수 있을까요?"

얼마 전 M과 Y를 만났을 때 들었던 말 "이 언니가 내일 모레 서른이라니"



2

얼굴에 상처가 났다.

동시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신경 안쓰는데 뭘'

'언제쯤 새살이 돋으려나 이젠 늙어서 세포분열도 느릴텐데 어쩌구 저쩌구'


3

난 아직 색조화장따위를 해본적이 없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여전히 색조화장을 하지 않지만

왠지 화장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눈가 주름도 가려야지, 모공들도 가려야지, 팔자주름도 좀 가리고, 눈밑은 왜이렇게 푹 꺼진건지


4

그리고 점점 내가 설 곳이 좁아지는 느낌이다

과거에 내가 어떤 취미를 가지고 살았는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나는 뭘 하던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게 두렵기만 하다

하고싶은건 참 많은데 - 라는 말도 이젠 별로 안한다

하고싶은게 없다


그냥 하루를 보내는게 너무 허무하고 

이런 허무하단 생각을 하는 날도 거의 없다

그냥 흘러흘러 가다보니 4월 말이고 

이게 그렇게 막 와 씨 아까워 내 4월 난 뭐한거지

라는 죄책감이나 아쉬움이나 후회따위도 없다


지금 조금 생각해봤는데

걱정된다 내 미래



5

유니클로에서 남자용 린넨자켓 어깨도 줄여야 하고

갑자기 잘 쓰던 손목시계가 멈춰버려서 그것도 고쳐야 하고

오늘은 핸드폰이 SIM카드 인식이 안돼서 깜놀

최근에 스타벅스에서 에스프레소잔을 3개 샀는데

동생이 이번 시즌 컵을 2개 선물해주고

생각해보니 얼마 전 인터넷에서 컵을 4개나 더 질렀던게 생각남

텀블러 1개 사서 딱 10개 채울까


6

아 그리고 꽃이 좋아진다


7

그리고 이제 넉넉한 옷보다는 딱 맞는 옷을 찾고있다

보이프렌드 핏 뭔 핏 뭐 뭐 무조건 편한거 큰거 남자것만 찾았는데

이제 점점 여성스러운거 .... 보다는 좀 딱 맞는 옷이 눈에 들어온다

아 진짜 늙어가는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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