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에 공사하러 온 애들이 들이닥쳐서 강제로 잠에서 깨고 일어나자마자 옷장 속에 있는 옷과 캐리어들을 꺼내서 침대 위에 얹었다. 화장실 파이프가 터져서 화장실과 안방 벽과 아파트 외벽을 다 뚫어야 하는 대형공사가 시작됐다. 우린 씻지도 못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거실에 멀뚱멀뚱 앉아있었다.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그렇게 거실 식탁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컴퓨터를 하기도 하고 TV를 봤다.
1차적으로 공사가 끝난 뒤 급하게 세수하고 양치를 했다. 빨래하려고 보니 세제가 떨어졌더라. 랄프마켓에서 세제랑 화장실 휴지랑 음료수랑 과자랑 식용유를 사서 열심히 들고 왔다. 곧 J의 남자친구가 집에 도착하고 퇴근한 J까지 도착한 뒤 빨래를 돌렸다. 그 사이에 우리는 군만두를 구워먹으려고 만두를 꺼냈는데 오마이갓. 만두가 다 깨지고 터진 상태로 얼어있었다. 이런 미친! 조금만 그런 거면 그러려니 하고 먹겠는데 만두 대부분이 이런 상태여서 열 받아서 바꾸러 가기로 했다.
J와 빗속을 뚫고 한인 마트 매니저한테 가서 이야기했더니 완전 아니꼬운 표정으로 바꿔주긴 했지만, 우리의 잘못인 것처럼 돌렸다. 계속 토 달면 말싸움 날 것 같아 만두만 받아들고 비 오니깐 막걸리 두 병과 감자 갈 수 있는 판이랑 그 앞 빵집에서 맛있는 빵을 잔뜩 사서 돌아왔다.
또 한 상 가득 차렸다. 감자전, 군만두, 먹다 남은 맥앤치즈, 라자냐, 어떤 냉동식품까지 차려놓고 다운받은 라디오스타를 봤다. 그리고 건조기 돌린 빨래를 가지고 왔다. 그걸 개면서 운동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빨래를 갰다. 그렇게 빈둥대다가 상속자들을 보다가 J의 남자친구가 들어왔고 새벽까지 영화 관상을 봤다.
해야 할 일을 못할까봐 방으로 들어와서 남은 일기를 쓰고 사진을 정리했다. 온종일 집에 있으니깐 몸이 찌뿌둥하고 스트레칭을 해도 나아지지 않은 느낌이 되게 싫었다. 나는 자기 전에 음악을 들으면서 자는데 벅스뮤직 결제를 못 해서 음악들 못 들으니 여간 짜증 나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꿈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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