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mon)
새벽 39도 찍고 해열제 먹이고 새벽 내내 열보초 했다.
오빠가 출근길에 소아과 오픈런 해서 대기 걸어놓고 난 수아 데리고 병원엘 갔다. 휴!
그냥 단순 콧물 감기. 오늘은 가정보육 하면 좋을 것 같대서 그렇게 하기로.
아침엔 프렌치 토스트 해줬더니 오며가며 다 먹었고 약 때문에 졸린지 오전 11시부터 잠이 들었다.
2시간 재우고 깨워서 늦은 점심 먹이고, 오후 내내 집에서 놀았다.
다행히도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고 저녁은 소고기랑 당근이랑 뭐 등등 주고 일찍 재웠다.
오늘 첫 어린이집 보육료를 냈다.
처음엔 47만 5천원이 찍혀서 당황했지만 다 바우처로 결제된다는걸 조금 뒤에 알게 됐지.
3/26 (tue)
밤에 잘 자고 일어나서 아침엔 계란후라이랑 토스트 줬다.
토스트기에 살짝 구운 빵도 잘 먹고, 쫄깃한 빵도 잘 먹고 역시 빵순이야...
오늘은 등원했다. 들어가는데 울음을 꾹꾹 참는 모습이 보여서 어찌나 신경쓰이던지.
집 와서 울음 참는 아이를 검색해보는 검색의 노예 어미...
흐흐 오늘의 키즈노트.
오늘은 수아가 처음으로 낮잠을 시도하는 날이었는데 첫날에 바로 성공했다.
토닥토닥 해주니깐 금방 잠들었다고, 1시간 반 넘게 잤다고 했다. 크크!
원래 사진은 일주일에 한번만 보내주시는데 낮잠 자는 모습 궁금해하실거같다며 올려주셨다.
너무너무 귀엽네 볼통통 이수아
청소하고 점심엔 샐러드랑 빵 먹고 집 청소 잔뜩 해놓고 수아 데리러 갔다.
오늘 처음으로 3시 반에 수아 데리러 갔는데 정말 와 혼자 있는 시간이 넘 어색하더라.
수아 데리고 집 오는 길 오늘 낮잠 잘 잤냐며 간식 잘 먹었냐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나 케케...
수퍼 들러서 치즈 사오고 집에 와서 가방이랑 짐 놓고 킥보드 가지고 나왔다.
비 온 뒤라 날씨가 깨끗했다.
신나게 놀다가 벤치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들이 건빵 나눠주셨다.
수아도 줬더니 또 달라고 또 달라고 난리난리!
그리고 킥보드 타고 집에 들어가는 길 살짝 내리막길에서 자빠지면서 그대로 넘어졌는데!
바닥에 이마를 박아서 피멍이... 수아는 엉엉 울고 마빡엔 커다란 혹이 생기고 하...
수아 저녁밥 주고 오빠는 들기름에 두부 지져주고 그렇게 하루 마무리.
3/27 (wed)
수아 7시 기상! 아침에 감자 넣고 버섯 넣고 맑은 국 끓여줬는데 잘 먹었다.
수아 어린이집 간 사이에 나는 이비인후과엘 갔다.
그냥 뭐 가벼운 코감기라고 했고 나는 빨리 낫고싶어서 주사도 놔달라고 했다.
주사 맞고 나와서 약국에서 약 받고 피로회복제도 두 개나 사서 나왔다.
그리고 집 앞 카페에 어린이집 어머님들 모여있다길래 잠깐 꼽사리 껴서 수다 떨고 나왔다.
급격하게 기빨려서 밥 먹고 약 먹고 그냥 잤다.
알람 맞춰놓고 하원 1시간 전에 일어나서 집 청소 해놓고 저녁 준비해놓고 데리러 갔다.
수아 하원할때 꼭 그네 타고 가는데 내가 같이 안 탔다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침...
진짜 요즘 자지러지면서 우는 게 보통이 아니다. 가짜 울음도 엄청 늘었다.
가짜로 울때마다 나랑 오빠랑 너무 웃긴데 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꾹 참고 뒤돌아서 웃는다.
어린이집에서 충분히 못 놀았는지 하원하고 놀이터 한 번 가면 1시간을 계속 돌아다닌다.
어린이집에서도 수아가 흥이 넘친다며 어린이집이 많이 편해진 것 같다고 하셨다.
마무리는 아파트 앞 화단에 있는 수선화 구경하기.
요즘 꽃을 보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꽃 꽃 꽃 있어 꽃 없어 꽃 멀리 있어 꽃 만져봐 봇물 터진다.
집에 와서 수아 저녁 챙겨주고 오빠도 저녁밥 챙겨주고 씻기고 재웠다.
3/28 (thu)
수아 기상!
아침은 간단히 주먹밥 먹고!
아주 조금씩 비가 내렸다.
비올때 등하원이 애매하다. 아직까진 그냥 내가 안아서 데리고 가는데
비가 많이 오면 장화, 우비 입히고 우산 씌워서 걸어가야할것같다.
어린이집에 물어보니 어린이집에 여분의 운동화를 하나 가져다두면 장화 신고 왔다갔다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하 집 와서 청소하고 약국에서 샀던 피로회복제 먹으려고 했는데 와...
유통기한이 지났더라? 신고하면 벌금도 어마어마하고 영업정지도 당하던데...
이미 오빠는 먹어버렸고 나는 유통기한 확인해보니 3개월 지난 상태.
약국에 전화했더니 다른걸로 바꿔주신다고 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녀왔다.
더 좋은 약으로 공짜로 바꿔오고, 간김에 바로 옆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도 포장해왔다.
생각해보니 수아 어린이집 보내고 처음으로 밖에서 사먹는 점심밥이었다.
맨날 집에서 굴러다니는거 먹거나, 수아 먹고 남은거 먹거나 그랬는데 크 햄버거 오랜만!
집에서 종일 청소만 하다가 수아 하원하러 갔다.
소아과 약이 다 떨어졌고 수아의 감기는 현재 진행중이라 하원하자마자 소아과엘 갔다.
한 20분 기다려서 진료 보고, 약 받아서 집에 왔다.
소아과에서 틀어주는 티니핑을 엄청 재밌게 보고있던 이수아...
집에서 엄마까투리, 타요, 뽀로로, 베베핀, 핑크퐁 뭐 다 틀어봐주는데 10분도 안 본다.
싫어 싫어 하길래 그럼 끈다? 하면 응 하고 끄면 더 본다고 하지도 않고...
티니핑 재질이니?
수아 저녁 먹이고 퇴근한 오빠랑 수아 씻기고 재우고 오빠 늦은 저녁으로 고등어 구워줬다.
음 이비인후과 다녀왔는데 감기가 더 심해진 것 같다.
다시 맛이 안 느껴지고 냄새도 안 난다.
3/29 (fri)
수아 등원시키고 오전에 뭘 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가고 점심도 뭐 먹었는지도 모르겠고 오후에도 뭐 했는지 모르겠네.
하원하는데 풍선을 가지고 나왔다. 머리에 쓰고 던지고 하다가 놀면서 집에 갔다.
아침에 비가 왔던 터라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었는데 수아가 그거 밟는다고 난리치다가...
이제 집에 들어가자고 했더니 갑자기 드러 눕고 앞으로 자빠지고 와...
뉘집 애가 이렇게 울고 떼쓰지 하며 뒤돌아봤더니 그게 바로 우리 수아였네...
아파트 단지가 떠내려가듯 울길래 멀리서 지켜만 보다가
음 이런적이 처음이라 어떤 방법이 통할지 모르니 먼저 제압을 해보자 싶어서
몸을 꽉 안고 수아가 불편함을 느끼도록 거의 질질 끌고 들어왔다.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옷 먼저 벗기고 울음이 사그라들때까지 기다렸다가
밖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쭉 이야기 해줬다. 이해 했을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진땀 나는 오후를 보내고 수아 저녁 차려주니 오빠가 왔다.
오빠에게 수아를 맡기고 금요일 저녁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어린이집 같은 반 엄마들과 저녁밥을 먹기로 한 날!
어린이집 다닌지 일주일만에 아이들 등원 시키고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수다 떨다가 저녁 약속까지 잡아버렸지.
8시에 만나서 12시에 집에 들어갔다.
이렇게 단 1초도 오디오가 쉬지 않는 수다를 떨어본게 얼마만일까?
나이대도 사는곳도 비슷하고, 결혼과 출산과 육아라는 경험도 확실하니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할때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한 챕터를 끝내고 나면 "어휴 이동네에서 나만 임신한 줄 알았는데 다들 어디계셨냐며"
그동안 서로 몰랐던 게 아쉬웠음을 마음껏 표출했다. 푸하하
3/30 (sat)
집에 오자마자 씻고 잤다. 와 숙취가 숙취가!!!!
어제 계속 쏘맥만 마셨는데 네 명이서 소주 3병에 맥주 10병은 마셨던 것 같다.
취하진 않았지만 와 오랜만에 섞어먹었더니 숙취가 미치는 줄 알았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해장용 짬뽕 쌀국수 시켜 먹고
오빠는 친구 결혼식 참석하러 나갔다.
나랑 수아만 집에 덩그러니...
수아랑 점심 먹고 수아 낮잠 잘때 나도 같이 잤다.
결혼식 다녀온 오빠가 집에 오자마자 날씨 좋고 아쉬우니 마트라도 가자며 나왔다.
마트 가면 카트를 5초도 안 타는 수아인데 준비해간 뽀로로 사탕 먹였더니 아주 잘 탔다 휴!
그 사이에 빨리 장 볼거 후딱 사고
결제 다 하고 나와서 공차에서 청포도 에이드 샀는데 수아가 넘 잘 먹었다.
이제 음료수도 같이 먹는 사이가 됐네. 귀여워라
장보고 집에 와서 저녁 해먹고 수아 씻기고 재웠다.
요즘 정말 물가가 너무너무 비싸서 외식은 거의 안 하고 무조건 집에서 먹는 중.
물가 왜이렇게 비싸지... 말도 안 된다...
3/31 (sun)
수아 아침 7시 기상!
수아 아침엔 떡만둣국 끓여주고, 우리는 고구마 먹었다.
오빠가 점심에 영등포에서 지인 결혼식이 있어서 우리도 따라가기로 했다.
똥꼬발랄 귀여워 죽것네
어린이집에서 저렇게 표정 짓는걸 배워왔나보다.
사진 찍으려고 하면 손가락을 양 볼에 대는데 너무너무 귀엽다.
영등포 공군호텔인가 거기 도착해서 주차하고 오빤 결혼식장 올라가고,
나랑 수아는 맞은편 할리스에 들어가서 커피랑 베이글 시켜 나눠 먹었다.
1시간 정도 있었는데 한번 꽥 하고 소리 지른거 빼고는 나름 조용히 있었다...
결혼식 끝났다길래 차 타고 점심 먹으러 @약수 만포막국수
오랜만에 갔는데 어디 또 영상에 나왔는지 사람이 되게 많았다.
다행히도 거의 2시쯤 가니 지하에 자리가 널널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찜닭이랑 만두만 주문했다.
다리 두 개를 다 먹었다.
살을 발라주니깐 싫다고 짜증을 내서 하나는 통째로 줬다.
까다로우셔...
어우 부족할까 싶었는데 셋 다 배 터지게 먹고
수아가 나중엔 닭이 물리는 것 같아서 간장 찍어줬더니
간장 찍어줘 간장 찍어줘 해대서 계속 찍어서 줬다 푸하
밥 잘 먹고 약수 왔으니 빵굼터 가야지! 가서 몽블랑, 슈크림빵, 바게트, 스콘 등등 사서 나왔다.
그리고 집으로 올라오는 길 갖고싶었던 책을 무료나눔 하길래 당근 거래 후딱 하고
그 근처에 국립 419 민주묘지 있길래 잠깐 들려보기로 했다.
오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아기들도 많았다.
날씨가 참 선선하니 걷기 좋고, 공간도 넓고 연못도 있어서 애들 놀기 좋았다.
넓게 넓게 걷고 뛰고 둘러보고 몇 바퀴 더 돌다가
작은 아기들하고 인사도 하고
이상한 묘기(?)도 보여주며 산책을 마무리했다.
집에 와서 수아 저녁 먹이고 우리도 저녁 먹고 수아 졸려하길래 일찍 재웠다.
이제 수아가 어린이집서 낮잠도 자고 오후 간식도 먹고오면서 나의 시간(?)이 꽤 늘어났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조금 쉬어도 될법한데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
2년 동안 육아에만 매달리다가 내 시간이 생기니 목적지를 잃어버린 느낌.
나도 나로 살아야하는데 어째 집안일이 적성에 맞는것같기도 하고
머리 쓰는일 하기 싫고 아무 생각 없이 단순 노동 하고싶고
쥐어짜고 쥐어짜는 걸 너무 오래 했나 차라리 머리보다 몸이 갈리는 게 나을거같다.
어째 긍정이라는게 하나도 남아있지 않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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