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당일치기 여행

from 2013 사진 2013. 2. 25. 01:53

2/23 (sat)


동생이랑 통영 여행 가려다가 게스트하우스에서 막히니 여행계획 짜기 귀찮아져서 그냥 당일치기 전주 여행을 정했다.

기차표 화요일에 예매 안 했으면 큰일 났을 뻔!



일부러 맨 앞칸으로 예매하고 핸드폰 충전하면서 게임하면서 재미있게 전주로 향했다.

정말, 나는 여행 갈 때마다 샌드위치 사이에 낀 맛있는 햄이나 치즈처럼 날씨가 화창하단 말이지.

눈이 왔던 금요일과 매우 춥던 일요일 사이에 햇빛 좋던 토요일이라니, 최고였어







전주역 도착

햇빛 작렬

주말의 전주역은 처음인데,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전주역 앞에서 어수선 어수선, 사람 짱 많다 정신없었다

사람들 따라서 많이 타는 버스 타고 많이 내리는 곳에 내렸다.






 


첫 번째 목적지는 점심을 먹기 위해 교동석갈비에 가기로 했다.

열심히 외국인들을 제치고 걸어갔지. 근데 줄이 미쳤나 싶었다. 배가 그렇게 고픈 게 아니어서 그냥 그 근처 생각 없이 돌기로 했다.

그때가 오후 1시 즈음이었고 우리는 한 3시 즈음 다시 가보자고 결정하고 다른 일정을 진행했다.


공정무역 수공예가게 '망고'라는 곳에 제대로 꽂혀서 한참을 둘러보고 살 것들을 찍어놓았다.

테디베어들이 가득 있던 가게에도 들어가 몇 개 보고 있다가 밥 먹고 다시 가서 사기로 했다.











경기전 이곳저곳의 풍경을 슥슥

찍고 있는데 왼쪽에 얼쩡거리고 있는 학생들이 사진 하나 찍어달라고 해서 

친절하게 세로 사진과 가로 사진 한 컷씩 찍어주고 마지막엔 나도 모르게 '확인 한번 해보세요' 

컹 학생들이 '저희도 찍어드릴까요?' 했는데 나랑 내 동생이 동시에 '아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병맛









음?

우린 여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래서 결국 경기전을 다 둘러보지 못함

풉, 이렇게 쇼하고 나니 헐 너무 배고파! 이제 교동석갈비로 가볼까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가 좀 안 되었다. 드디어 교동석갈비야! 가보자! 해서 갔는데 

마침 우리 앞에 딱 2명만 있길래 냉큼 줄 섰더니 5분도 안돼서 들어갔다. 

우리 뒤에 진짜 미친 듯이 줄 서더라 럭키걸들이야 우린


런치세트 (오후 3시까지만 가능) 1인분하고 교동석갈비 1인분 주문했다. 

밥 한 공기랑 석갈비 가득 나오고 밑반찬 나오고 배불러! 고기는 야들야들했고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다.

근데 고기만 남기고 양파랑 팽이버섯 이런 것만 주워 먹는 우리 자매

'야 고기 좀 먹어'


런치 시키면 냉면 or 소면이 나오는데 우린 그냥 냉면 나오더라.

엉엉 차라리 냉면집을 차리세요. 냉면이 맛있음. 진짜 고기 맛 하나도 기억 안나 냉면이 짱이었어.

달걀 1/4 넣어준 것도 감질났어요. 전략일 거야 분명









오목대에 올라와서 내 동생을 찍어줬다.

근데 밥 먹고 오목대 올라오면서 모주 시음을 하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 딱 한 잔 먹고 어느 순간 헛소리하던 내 동생

맛있다며 큰 거 한 통 사가자고 했다.


오목대를 너무너무 올라가고 싶었다.

전주 한옥마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오목대!

전주에 올 때마다 (네 번째) 여기는 한 번도 가지 못해서 미친 듯이 부른 배를 붙잡고 동생한테 욕먹으면서 언덕을 올라왔다.

내 동생은 계단 내려가는 공포증(?)이 있어서 수많은 계단에서 찍은 사진은 동생 표정이 썩어서 어쩔 수 없이 올리지 못함.






 

이제 시간이 촉박하단 생각에 오목대 계단을 뛰어 내려와 걸어가며 사야 할 것들을 샀다.

아까 봐뒀던 고양이 마그넷 2개, 엄마 드릴 색동저고리 입은 테디베어, 나중에 한방에 훅 오는 모주 2병, 꿀타래

이렇게 가방에 숙숙 넣고 짬을 내어 전동성당에 갔다.





정색 정색

자자 이제 정말로 경기전, 전동성당, 오목대, 교동석갈비를 뒤로 하고 풍납문 건너 남부시장으로 이동했다.

(한참 후에서야 길거리야에 가지 못한 것을 생각해냈고 아쉬웠다 정말)




 




우리의 목적은 (사실 나의 목적) 남부시장 청년몰!

다큐3일에도 나왔었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것들도 많았고 이게 바로 꾸미지 않은 예술촌의 느낌이랄까

뭐 잘 모르겠지만 되게 자유분방한 느낌이 강했다. 구석구석 '청년'의 이미지가 가득했다.









그리고 바로 근처에 있는 조점례 남문 피순대! 마침 또 줄 선 사람이 하나도 없던 것!

피순대 대짜리로 하나 사간다고 주문한 뒤에 멀리 가느냐고 물어보셨다. 

그렇다고 했더니 찌지 않은 순대를 포장해서 양념을 4개나 주셨다.









바로 건너편에 있던 청아젓집, 이 시장 간판들이 예뻤다. 하나하나 다 찍고 싶었지만 허허

모든 볼일을 다 보고 시계를 보니 기차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모든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마지막 (급) 목적지인 풍년제과로 향했다.










 


한국 사슴과 타조분양




 




풍년제과!

사람 많아 진짜 장난 아냐 장사 잘될 것 같단 생각부터 들었다.

강희랑 평일에 갔을 땐 파리 날리더니, 주말에 가니깐 열기에 초코파이 녹을 정도로 사람이 진짜 많았다.

빵을 하나하나 쳐다보기에도 힘들었다. 


빵 값 좀 좀 내려주지 초코파이 때문에 사람들 많은 것 같은데 1200원이나 1000원으로 내리면 좋으련만

우리는 초코파이 2개, 빵집 가면 꼭 사는 단팥빵, 누룽지 빵, 이렇게 사서 후다닥 들고 나왔다.






 




스타벅스 전주중앙점, 남은 시간을 여기서 보내기로 하고 

에스프레소샷 그린티라떼 그란데 사이즈로 한 잔을 주문하고 2층 콘센트 옆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쓴 돈 계산을 해봤는데 와, 1인당 6만 3천 원정도 사용했다.

하하하핳ㅎ 교동석갈비, 꿀타래, 피순대, 모주, 풍년제과 등등 와 먹을 것에 80% 이상은 썼다. 냠냠

스벅에서 열심히 충전하고 놀고 딩가딩가 화장도 고치고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듣다가 

6시 10분 즈음, 전주역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가 안 와서 똥줄 제대로였음

택시를 네 번이나 잡았는데 다 카드가 안 된데

카드택시라고 쓰여 있었는데 아오 짜증나





 


6시 55분에 출발하는 누리로, 한 10분 남겨두고 아슬하게 도착했는데 하늘이 너무 예쁜거다.

달이랑 전주역이랑 적절하게 걸쳐져 있는 그런 모습이랄까, 그래서 나는 뛰어가는 동생을 잡아 카메라를 받고

필카로, 디카로, 핸드폰으로 열심히 찍었다. 엨






 


누리로를 타고 열심히 졸면서 집에

우리 앞에 앉은 노부부가 의자를 뒤로 젖혀서 진짜 우리 답답해 죽을뻔했다. 

대각선 앞쪽에 있는 여자애들 둘은 얼마나 떠들던지, 우리 앞 노부부가 뭐라고 했더니 쥐죽은 듯 조용 

노곤함 속에서 오후 9시 45분, 수원에 도착했고 밤 10시 조금 넘어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서 동시에 든 생각이

'오늘 하루 뭐 했지?' 였다. 하하하하 



가방 속에서 고양이 마그넷과 엄마의 핸드폰줄을 꺼냈고 아빠가 좋아하시는 빵과 동생이 좋아하는 모주와 내가 기대하는 피순대를 꺼냈다.

그리고 폴폴폴 피순대를 찌고 모주를 쪼르르 따르고, 그렇게 밤 11시까지 먹고 마시고 사진을 보여드리며 오늘의 이야기를 떠들어댔다.

두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여행을 가지만 이번 여행은 잡생각 없이 여행에 충실했었던 (사실 촉박했지만) 그런 여행이었다.

사람마다 쉬는 방법이 제각각이지만 난 이번에 조금 제대로 쉰 것 같다. 아무런 잡생각 없이 여행 내내 즐기고 떠들고 싸우고 힘들어했기 때문에.


그것 자체에 충실했기 때문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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