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mon)



점심먹을 시간까지 푹 - 자고 일어났다.

빵 주워먹고 진짬뽕까지 먹고 이때부터 미친듯이 방청소 시작!

거의 미련없이 계속, 잡히는대로 계속 버렸다.


중고나라에 잡지랑 이것저것 올리다가 '무료나눔'이라는 게시판을 봤는데,

가구나 책 등 여러 가지를 무료로 나눔하는 글들이 쉴새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도 안방에 있는 책장, 5단 서랍장, TV장, 컴퓨터 책상을 올렸는데

올리자마자 폭풍 문자 작렬...어떤 분은 급하다며 전화까지 주셨다.

그래서 올리자마자 그날 밤 10시 넘어서 TV장 누가 가지고 가고, 모든 가구가 다 예약 상태.

덜덜 뭐 우리야 딱지 사는 값 아끼고, 가지고 가는 분은 필요하니깐 가지고 가고 - 뭔가 뿌듯!



방에 종이로 된 박스가 딱 4개 있는데 

카메라, 필름 스캔, CD, 각종 박스류를 모아두었다.

간만에 CD 박스 꺼내서 다 꺼내고 정리하다가 팔아버릴것들을 분류해놨는데

혹시 몰라서 내가 가지고 있는 국카스텐 1집과 EP앨범 가격을 검색해보니 헐 10만원이 훌쩍 넘어감!!!

이게 바로 재테크인가? 덜덜 정말 값이 많이 올랐구나.


여튼 뭐, 밤까지 이것저것 잔뜩 버리고 나니 사야 할 가구들이 다시 잔뜩 늘어났다.

장농, 서랍장, 책상, 수납박스 등등등 - 행복한(?) 고민!



8/16 (tue)


멘탈이 증발한 화요일!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천원 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점심 먹고 졸릴 시간즈음 KT에 전화해서 핸드폰 요금제를 바꿨다.

제작년 12월에 핸드폰 요금에 충격먹고 가장 저렴한걸 썼었지. 근데 아 - 여태 잘 버틴게 용했다.

3GB가 너무 부족해서 결국 6GB로 변경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겨우 8천원 차이었다니 쿠쿵


일이 밀려 열심히 일하고 칼퇴할 준비 하니깐 아, 오늘 회식이랬지!

꼭 이렇게 공휴일 다음 날 출근한 직원들 데리고 9,900원 돼지 잡냄새 가득한 무한리필 삼겹살집에 갔어야 했을까?

억지로 꾸역꾸역 먹고 2차를 갈거라길래 몰래 도망가려고 했는데 전화가 와서 다시 잡혀들어감.

봉구비어st 맥주집에 가서 싸구려 주전부리엔 손도 안 대고 시원한 생맥만 들이키고 9시에 나왔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

내가 어제 전화로 오빠 동네에 있는 포장마차 곱창집에서 백곱창 먹고싶다구,

몇시에 오픈하는지 엄청 징징대면서 물어봤는데 오빠가 퇴근길에 알아봤다면서 알려줬는데 넘나감동



Kids - OneRepublic(원리퍼블릭)

으어으오오앙 진짜 좋아 미친듯 계속 듣고있다 요즘



8/17 (wed)



Move - Saint Motel(세인트 모텔)

아 진짜 좋다. 이 레트로한 앨범 커버, 노래 스타일도 그대로 유지했음 좋겠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1도 기억나지 않는 수요일.

중고나라에 올린 오!보이 잡지들이 하나 둘씩 팔리고 있다.

집에 와서 열심히 포장했던 기억



8/18 (thu)


출근, 요즘 매일 1등으로 출근해서 걱정(?)이다.

회사에 커피머신이 생긴 이후로 뜨뜻한 원두커피 마시는 재미가 생겼다.

콜콜콜 - 거리는 커피 내리는 소리도 좋고, 향기도 엄청 좋다. 뜨끈한것도 좋고.



1시간정도 야근하고 퇴근길에 엄마와 만나서 새집에 들렀다.

내 방 가구 배치 어찌 할지 고민하러 들어갔다가, 벽지를 보자마자 깜놀!

아, 색깔이 이렇게 진했었나? 완전 6살 사내아이 방 벽지같은 색깔...

뭐 가구 배치고 뭐고 고민할것도 없이 집에 가자마자 페인트칠 검색했다.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다 공감된다.

이 분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고민도 털어놓고 싶고 그렇다는 -



영화 <트럼보>를 봤다. 와와, 전설적인 작품의 이름이 나올때마다 소름이 오우...

가슴에 칼 한자루를 지니고 산다는 말이 떠오르는 영화였다.



8/19 (fri)


덥고 짜증나서 소리치고 싶었던 아침

편의점에 들러서 샌드위치과 엠앤엠즈를 사서 올라갔건만



다들 점심을 나가서 먹자길래 그래! 하고 새로 생긴 라멘집에 갔는데,

멀뚱하게 서있는 알바생만 4명, 식당엔 손님이 그득하고, 밖에 줄까지 서있고

우린 15분 넘게 이 식당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고... 장난하나?

너무 짜증나서 언제 나오냐고 물어봤더니 바로 나온다며 가져다 준 라멘이 저런 비주얼...

맛대가리도 없고 사람도 많고 더워 죽겠고 그냥 조금 먹다가 너무 맛없어서 나와버렸다.


금요일 칼퇴하고 1층 스타벅스에 퇴사한 N씨가 와있다길래 잠깐 만나서 이야길 했다.

와, 근데 관둔지 한달만에 피부도 엄청 좋아지고 고질적 문제였던 다크서클도 다 들어갔더라.

진짜 퇴사가 진짜 만병통치약이란게 와닿았던 날...



잠깐 이야기 하고 헤어져서 나는 버스를 타고 구로디지털단지 던-에드워드로 향했다.

벽지 셀프 페인팅에 대해 조금 검색해봤는데 벤자민은 너무 비싸고, 펜톤은 따로 매장이 없고,

던-에드워드가 매장도 많고 가격도 적당해서 매장 닫기 1시간 전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엄청나게 친절한 아저씨가 색깔도 같이 고민해주시고, 칠하는 법도 완전 세세하게 알려주셨다.

처음 만난 것 같지 않았음; 너무 급속도로 친해짐;;



주인 아저씨 추천대로 던-에드워드 슈프리마 무광 화이트 (DEW 308L) 1갤런(약 4L)짜리와

페인트 칠하는 도구 세트를 구입했다. 총 해서 약 9만원 조금 안 된 것 같다.

이거 들고 가는데 진짜 어깨 빠져서 어깨도 같이 들고감....진심 무거움 진심...


아 힘들어 죽겠는데 지하철 기관사 아저씨가 방송으로

'지금 격한 애정행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즉시 애정행각을 멈춰주십시오.'

라고 했는데 사람들 다 껄껄껄 웃으며 주변을 미친듯이 스캔함...우리칸은 아니었다.

격한 애정행각은 뭘까?



집에 와서 밥 먹고 슈퍼에 들러서 맥주 두 병과 콜라 한 캔 사와서 벌컥벌컥!!!!!

어깨에 파스 두 장 붙이고 새벽 2시까지 방정리를 했다.



C - 넬(NELL)

하 이건 날 위한 선물일거야?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좋을 수 있지?

개인적으로 7번 트랙부터 10번트랙까지 진짜 귀에다가 음원을 심어놓고 싶을정도로 너무 좋다.

오랜만에 이어폰 귀에 꼽고 잠들었다.



8/20 (sat)


아빠 출근할때 차에 짐 싣고 가서 작업하자 - 라는 계획은 나의 늦잠으로 무산됨.

그래도 꾸역꾸역 9시 반에 일어나서 밥 먹고 짐 싸서 새집으로 갔다.

10시부터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셀프 벽 페인팅 작업 시작!!!!!!!!



대략 귀여움^ㅇ^/



내 방이 왜이렇게 넓어 보이는 것인지



아, 참고로 에어컨 아직 설치 못 함 = 지옥 




마스킹테잎과 비닐로 보양작업을 한다.

콘센트랑 몰딩 부분을 진짜 꼼꼼하게 붙여야 한다. 붙이지 않은 곳으로 페인트가 스며들어간다면?

차라리 날 죽여라! 이거 하다보니깐 진짜 벽지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지같이 대충 붙여놨는지 보였다.

나쁜놈들



보양작업 깔끔하게 마치고, 페인트 뚜껑 열고 슥슥 섞어준다.

내껀 어제 사와서 괜찮지만, 보관한지 오래 된 페인트는 꼭 섞어줘야 한다더라.




먼저 롤러로 칠하기 힘든 구석구석을 붓으로 미세하게 칠해준다.

이 때! 그 붓으로 아주 꼼꼼히 다 칠해버릴거란 생각은 금물!

되게 꼼꼼하게 겹겹이 바르면 나중에 롤러칠할때 경계선이 생겨버린다. 보기 흉해짐 흑흑




브러쉬로 몰딩부분과 콘텐트, 창문, 문 부분 모두 칠했으면, 이제 브러쉬!

브러쉬도 저렇게 나처럼 칠하면 안 될거다 아마...

던-에드워드 페인트에서 준 설명서 책자에 보면 M자를 그린 다음 가로로 왔다갔다하며 칠하라고 써있던데.

이때부터 점점 힘들고 짜증나서 M은 커녕 가로는 커녕ㅋ 그냥 칠하게 된다.




오로지 혼자 했기 때문에 1차 작업만 3시간 정도 걸렸다.

뭔가 얼룩덜룩해보이지만 절대 걱정 ㄴㄴ



(좌) 엄마 (우) 동생

탕수육 맛 없었다 힝



밥 먹고오니 오잉? 우렁각시가 칠하고 갔나?

페인트가 마르면서 벽지에 스며든 듯? 고르게, 예쁘게 잘 발렸다.



2차 작업 중...

이때부턴 너무 덥고 (가장 더운 오후 3시~) 팔이 너무 아프고

더 얼룩덜룩해서 망할 것만 같고 그랬다. 힘들었다 증말 그래서 사진이 없다.

동생이 집에 가기 전에 내 사진을 몇 장 찍어줬는데 무슨 술 마신 망나니...인줄


2차 작업은 1차처럼 브러쉬로 몰딩이나 콘센트 부분 다시 한 번 칠해주고,

브러쉬로 더 꼼꼼히 칠해줘야한다. 



77ㅑ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 엄마도 신이 나서 마스킹 테잎 떼는 거 도와주셨다.



천장 몰딩에 붙은것들도 죽죽 떼어버리기



완성샷은 뭐 따로 없구

페인트 가게 상담 받으러 갈 때 벽지 사진을 세세하게 찍어서 보여드렸더니

내 벽지가 페인트를 많이 먹는 벽지라고 하셔서 1갤런을 사야 조금 남을거라고 하더니만

막바지로 갈수록 1L 더 사가지고 와야하나, 조금 걱정이 됐지만 정말 조금 남았더라.

그걸로는 내 방 전신 거울에 젯소 바르고 테두리 칠할까 생각중이다.



아빠가 퇴근길에 들리셔서 블라인드 교체해줬는데 이건 뭐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아빠 몰래 떼어서 다른걸로 바꿔야겠다 헤헤헤



집에 가기 전에 나 홀로 기념사진!

오 뭔가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됐는데?



오늘 벽지 셀프 페인팅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10시에 시작한 페인팅이 6시에 끝났다. 덜덜덜



슈퍼에서 엑설런트 사다 먹었다. 맛있고 비싸고 예쁨



저녁 먹을 힘도 없어 그냥 맥주 한 병 먹고 방 정리 싹 하고 나니깐 밤 10시 반.

10년 살았던 (20대를 보냈던) 내 집, 내 공간, 우리 가족을 열심히 사진으로 담았다. 



8/21 (sun)


아침 8시에 들이닥친 이삿짐 센터 직원들!!!

어차피 우리는 있어봤자 방해만 될거라고, 엄빠만 계시고 나와 동생은 일요일 아침 8시에 스타벅스에 옴;



크로크무슈랑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랑 딸기 요거트 프라푸치노인가 뭐시기 주문해서 올라갔는데

크, 이시간부터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 되게 많더라. 구석진곳에 자리 잡고 쩝쩝거리며 웹서핑 했다.

동생은 친구랑 약속 있다며 10시에 나가고, 나는 12시까지 있다가 나왔다.



스타벅스에서 나와 올리브영에 들러 칫솔을 사고, 새집으로 가는 길 편의점에 들러

이삿짐센터 직원분들 드릴 음료수랑 종이컵 사서 후다닥 달려갔더니

작은이모, 큰이모, 작은 삼촌까지 와 계셨다.

크크크 짐정리 끝난 방에서 쪼그리고 앉아 수다 떨기!



이모랑 삼촌들은 카페로 가시고, 나와 내 동생은 근처 가게에서 점심 먹고 집 주변 한 바퀴 돌았다.

나와 내 동생이 졸업한 초등학교 근처라 옛 추억 이야기 하면서 걷기.



집 바로 앞에 미술학원이 있는데 그 미술학원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블랙푸들!

귀여워서 막 만지고 있는데 미술학원 주인이 개한테 빨리 들어오라고 함...무안시럽게...

근데 잠깐 봤던 미술학원 원장이 완전 그 뭐냐 진짜 만화책에 나오는 느낌?

물감 잔뜩 묻은 앞치마를 입고 키는 엄청 크고 안경 끼고 약간 수염이 자란 상태이고 외모(이미지)는 딱 존 크래신스키였다!!!

...개랑 닮았던 것 같음. 미술학원 성인반은 없댄다. 헤헤 ^ㅇ^/



이사를 전후로 열일하시는 Contax T3님



요즘도 이사떡 하나요? 네. 저희집은 엄청 많이 했습니다.

내가 진짜 떡킬러긴 하지만 시루떡 두 장 이상은 너무 힘들다.

엄마가 내일 회사 사람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다섯장을 챙겨주셨는데;

거절하고 거절해서 두 장만 포장해놨다.



이사 마치고 친척들도 모두 가고 에어컨도 안 되는 집 바닥에 누워 다들 낮잠을 잤다.

엄마가 이사온 날 저녁에 먹으려고 아껴뒀다던 돼지고기 김치찜을 해주셔서 쌀밥과 맛있게 먹었다!


이사 온 날엔 설레서 잠도 못 자고 그럴 줄 알았는데 벌써 한 4년은 산 듯 편하게 느껴진다.

이제 뭐 엔간한 일에는 별 감정도 못 느끼는 그런 나이가 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이런거에 설렐 시간도 없이 너무 바빠서 그런걸까. 물걸래로 대충 쓱 훑어낸 바닥에 그냥 누웠다.


돌아오는 일요일에는 아빠, 엄마와 함께 이케아에 가서 장농, 서랍, 책상, 의자, 식탁 의자 등등등을

잔뜩 사가지고 올 예정이다. 그래서 그때까지는 아무런 짐정리를 하지 않을 예정!



그리고 자기 전에 발견한 벽지 위 스크래치...부들부들

주말에 가구 배치 하기 전에 페인트로 한 번 다시 칠해야지...

무광 페인트는 물티슈로 때를 지울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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