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sat)
춘천 가서 닭갈비 먹고 오자는 말에 일사천리로 준비하게 된 춘천 당일치기 여행!
itx청춘 예매와 카페 찾는 건 내가, 맛집 찾는 건 오빠가 담당했다.
청량리역 가기 전 신발끈을 다시 묶으며 재정비 하는 남편.
날씨가 풀려서 가볍게 입고 나왔다.
청량리역에서 itx청춘을 탔다. 갈땐 청량리-남춘천 2층석! 돌아올땐 춘천-청량리 1층석으로 예매.
2층은 예ㅖㅖㅖ전에 레인보우 페스티벌 갈때 한 번 타보고 정말 오랜만에 탄다. 오빠는 처음이라고 했다.
사실 뭐, 1층이나 2층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래도 2층 기차라니 신기하잖아?
남춘천까지는 약 1시간 남짓. 편의점에서 사간 음료와 과자를 먹으며 즐겁게 갔다.
오빤 바깥구경, 나는 뜨개질을 했다. 옆자리 아줌마가 '아가씨 뭐 뜨고 있어? 모자인가?' 라고 물어보셨다.
'인형이요' 라고 했더니 '아니 나 젊을때도 뜨개질 참 많이 했는데 목도리도 뜨고 뭐도 뜨고...' 라면서 옛날 얘기를 하셨다.
호호 하긴 요즘 젊은 사람이 뜨개질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순 없을테니...
남춘천역 도착!
사실 오빠가 socar를 예약하려 했는데 차가 하나도 없다더라.
사실 난 당연히 뚜벅이 여행일줄 알았는데, 쏘카를 알아봤다니 감동이었당.
내려서 버스를 검색했는데 죄다 10분 이상 기다려야한다고 떴다.
게다가 목적지까지는 적어도 50분은 달려야 하는 상황. 우리는 고민끝에 택시를 탔다.
원래 정말 택시 안 타고 항상 버스 타거나 걸어 다니는 우리인데,
그런 우리에게 택시비 1만원 언저리는 큰 충격이자 불안함이었다.
미친듯이 달리는 택시기사님 덕분에 20분도 안 돼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빠가 알아둔 닭갈비 맛집인 '토담 숯불닭갈비'
와우, 우리가 도착한게 오후 2시 반쯤이었는데 그때도 줄이 꽤 길었다!
당연히 밥 시간 지나서 사람 없을 줄 알았는데, 맛집이긴 맛집이구나 싶었다.
한 5분? 기다렸다 식당 안으로 들어오란다. 들어가기 전에 한 직원이 주의사항을 열심히 외치는데
그걸 듣고있자니 마치 중학교 극기훈련 와서 쩔어버린 모습으로 식당 앞에서 줄을 서고 있는 내 모습이 생각났다.
그런 느낌이었음. 밥 먹기 전 인솔자에게 훈계 듣는 느낌.
사람이 가득가득하다
메뉴판 정독하는 남편!
우리는 소금 2인분, 양념 1인분과 맥주 1병 그리고 막국수를 주문했다.
이런 곳에서 마시는 맥주는 최고!
맥주 마시고 건너편 보니 막걸리 마시는 테이블이 보이더라. 막걸리 마실걸!
소금과 양념이 나왔다. 직원이 소금부터 먹고 양념을 구워 먹으라고 했다.
나에게는 양념에 볶아 먹는 닭갈비가 더 익숙해서, 닭갈비 먹자면 볶아 먹는 것 부터 떠올린다.
구워 먹는 닭갈비는 여태 세 번 정도 먹어봤을까? 여태 먹어봤던 구워먹는 닭갈비 중 최고 맛있었음!
소금 2인분 격파하고, 막국수 곁들여 양념 닭갈비도 먹었다.
양념은 생각보다 매웠다 허허 직원들이 알아서 판도 갈아주고, 다 먹은 것 처럼 보이면 불도 빼준다.
아무래도 기다리는 손님들 맞이하려 그러겠지 싶다.
느긋하게 먹고 나왔다.
돌아가는 버스도 타이밍이 좋지 않아, 카카오 택시를 잡아 타고 대원당 앞에 내렸다.
춘천 택시기사 아저씨들 중앙선 넘는 스킬 따로 배우시나봄...
오빠가 너무 무섭다고; 나에게 따로 카톡했다; 바로 옆에 앉아있는데;
춘천의 오래된 빵집인 대원당 도착!
햇빛 가림막이 너무 귀엽다
와, 패키지 보자마자 되게 미군부대 앞 빵집같단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미군부대 앞 빵집을 가본 적이 전혀 없지만 패키지에서 뭔가 그런 느낌이 든다.
올드한 아메리카의 느낌 허허
슈크림 들어간 빵이 잘 팔리는 것 같다.
종류도 다양하고 사람들이 몇 개씩 집어 가길래 우리도 하나 샀지.
세상 행복했던 빵 고르기!
꽈배기, 단팥, 슈크림, 도넛, 깨찰빵, 인절미 등등 꽤 많은 빵을 담아 나왔다.
드디어 춘천 시내로 들어왔음에 감격하며, 걷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원없이 걷기로 했다.
걷다보니 왠지 서울 한복판같단 생각을 했지만 뭐 아무렴 어떤가 호호!
춘천 카페 검색하다 알게 된 '오다 커피'
뭐 춘천하면 포지티브즈라고들 하는데 사람 바글바글할까봐! 그리고 동선도 좋아 이쪽으로 오게 됐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보니 템베아 가방에 소우소우 패턴에 빔즈 등등
우리랑 취향이 비슷하신 주인분이 운영하는 것 같아 오게 된 이유도 있다.
오후 4시반? 쯤 됐으려나?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다.
그래서 앉고 싶은 곳에 앉았다. 내부는 넓고 쾌적했다. 노래도 좋고!
주인 되시는 분들 너무 멋지고 예쁘셨다. 흑흑 왠지 커플 또는 부부같아 보였음!
오빠는 바닐라 라떼, 나는 아인슈페너를 주문했다.
아인슈페너에 크림 양 실화? 크림도 달달하고 커피도 맛있었다.
오빠의 바닐라라떼도 꿀맛! 진짜 가격에 비해 양도 많고 어우 감동이야.
앉아서 쉬는 내내 흘러나오는 노래도 좋고, 조금씩 어두워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도 좋았다.
곳곳에 귀여운 오브제도 많았다. 심플하면서 귀여운걸 좋아하시는 듯?
저녁 즈음이 되니 사람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우리는 저녁 밥을 먹으러 나왔다.
필름 카메라를 꺼내서 찍은 것 중 하나.
필카 가지고 갔는데 진짜 안 찍게 된다 큰일났음.
카페에서 걸어걸어 춘천 중앙시장까지 걸어갔다. 한 40분 걸어간듯 하다.
오빠가 알아둔 함지 레스토랑엘 갔다!
와 진짜 올드한 느낌 제대로다.
춘천에서 되게 오래된 경양식 전문점이라고 한다.
허 감성 쩐다.
서울에선 이런거 일부러 똑같이 따라서 만들고 마케팅 하는 판에 -
춘천에는 아에 오리지널이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함박스테이크, 오빠는 비후까스를 주문했다.
먼저 크림 or 야채 슾을 물어보셨고, 나는 야채 오빠는 크림을 주문했다.
내가 먹어본 야채 스프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지만! 너무 배불렀고, 메인을 다 먹기 위해 야채 스프를 남겼다.
서빙하시는 할아버님이 왜 남겼냐고 핀잔을 주셨는데 넘 귀여우셨다. 함박스테이크 다 먹으려고 남겼다고 말했다.
오빠 지인분이 꼭 먹어보라 했던 함지 레스토랑의 비후까스!
소고기로 만든 돈까스로 한 입 먹어보니 정말 부드러웠다.
이건 내가 주문한 함박스테이크. 상상한 모양 그대로 나왔더라.
스테이크 위에 달걀프라이, 그리고 달달한 고구마 샐러드와 버터향 나는 옥수수까지!
함께 나오는 샐러드는 유자드레싱이라 상큼해서 입맛이 마구 살아났다.
내가 마지막 고기 한 입을 먹고 입가를 정리하니 할아버님이 후식 가져다 드릴까요? 라며 -
주스, 아이스크림, 커피 등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오빠와 나는 따뜻한 블랙 커피를 요청했다.
넓은 잔에 담긴 따뜻한 커피와 백설탕이 가득 들어있는 사기그릇을 가운데에 놓아주셨다.
커피까지 말끔하게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속해서 손님들이 들어왔는데 그 연령대가 다양했다. 노인분들은 물론, 어린이도 있었고, 갓난 아기도 있었다.
아무래도 서빙해주시는 분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분들이라 - 연령에 대한 배려가 어마무시했다.
갓난 아이도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같이 고민해주시기도 하고, 떠드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캬 - 간만에 음식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식사했다.
맛도 있었고 배도 부르고 즐거웠던 저녁 식사!
함지 레스토랑 바로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춘천 중앙시장으로 이어진다길래 걸어가보았다.
와, 진짜 이건 real
사실 우리의 또 다른 목적지인 팬더하우스 앞! 팬더하우스와 양옆의 분식집이 모두 똑같은 메뉴를 한다.
쫄볶이와 군만두(?) 튀김만두(?)가 그것인데, 특히 만두를 튀겨내는 모습이 제대로였다.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도 옛날 모습이 낭낭해서 아 여기 꼭 먹어보자 싶었는데, 나의 배는 포화상태였다.
오빠가 가고싶어하는 것 같아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배불러서; 그냥 지나쳤다.
춘천 중앙시장 입구!
밤이 되니 조금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주말이고 늦은 시각이라 시장 곳곳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그런건가? 서울에 있는 시장보다 훨씬 넓고 쾌적하단 생각이 들었다.
시장 화장실엔 휴지가 없으니 화장지 자판기에서 휴지를 뽑아야 한다.
그러니 지갑에 200원은 항상 넣어둬야 한다. 호호
시장이 되게 깨끗함!
신기하다.
시장을 벗어나 춘천의 명동 부근으로 들어왔다.
여기로 오니 젊은 친구들이 되게 많았다. 나이키도 있고 뭐 그냥 정말 명동 거리 같았음!
시끌벅적한 곳을 지나 춘천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오빠가 꽤 좋은 꿈을 꿨다며, 역으로 가는 길 복권방에서 로또를 했다.
국내 최초 짜장닭강정 개발자의 집 앞도 지나가고...
기차 시간 30분 남겨두고 춘천역에 도착!
다들 어딜 그렇게 가는지, 바리바리 짐을 싸 도심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역시나 청량리 까지 가는 길 뜨개질을 했고
로또 2천원어치는 개망했다.
우리 부부에겐 이런 시간이 소중하다.
4년 연애 기간동안 일주일에 한 번만 보고, 서로 집이 멀어 밤 9시에 헤어져도 각자 집에 가면 밤 11시를 찍으니...
오늘도 와 이시간까지 놀다가 같이 손을 잡고 집에 올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며 피곤해도 힘들어도 그저 싱글벙글이다.
아직 우린 1년차 신혼 부부니깐 흐흐! 피곤할텐데 주말을 할애해준 남편에게 감사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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