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mon)

 

오늘부터 친정엄마가 오시기로 했다. 오예!

엄마 와있는 동안에 할 일 다 적어두긴 했지만 항상 그렇듯 100% 해내진 못할 것을 알기에,

그래도 반이라도 해보자 하고 다짐했다. 허허

 

 

수아 아침엔 만둣국 먹이고, 점심엔 육전용 고기 썰어서 불고기 덮밥 만들었다.

완밥하고 수아 잠들자마자 엄마가 도착했다. 반찬이랑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

 

사실 아침 일찍 출발하려 현관을 나섰는데 웬 시키지도 않은 컬리 박스가 와있었다고.

열어보니 대파, 양파, 감자, 천미리 우유 두 팩, 계란, 당근, 돼지고기, 소고기 등 식자재가 한가득이었단다.

컬리에 연락해보니 배송 오류... 죄송하단 말과 함께 폐기를 하던 처리는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엄마 혼자 그 많은 식재료들 다 소분해서 정리하고 냉동실에 넣고 김치냉장고에도 넣고...

그거 하다가 늦었다며... 죄다 우리집에 없는 재료들이라 가지고 오면 좋았을텐데 무거우니 쩝...

 

 

 

 

수아 낮잠 깨고 오후 내내 신나게 놀았다.

엄마랑 수아랑 어찌나 재밌게 놀던지 나는 낄 틈이 없었다. 

엄마 덕분에 수아 저녁은 엄마표 잡채 먹이고!

나머지는 소고기 버터구이랑 오이무침 해서 먹였다.

 

엄마표 잡채, 열무김치, 미역줄기, 고춧잎무침에다가 저녁 먹으면서 행복하게 하루 마무리했다.

엄마 와있는 동안은 살 3kg는 찔 텐데 걱정이구만...

 

 

 

 

 

 

 

 

 

10/17 (tue)

 

날씨 좋은 화요일 아침, 수아 아침밥으론 육전 넣어서 소고기 김밥 말아줬다.

이쁘게 모양 만들어줘도 별로 반응 없는 이수아. 여튼 대충 먹이고 다 같이 산책하러 나갔다.

 

 

 

못 보던 고양이가 아파트 근처를 서성이길래 둘러보니

길고양이 봐주시는 분이 따뜻한 겨울 집을 지어놓으셨구나.

그거 차지하려고 온 것 같다... 왠지...

 

 

 

 

 

날씨가 좋다보니 집 앞 놀이터엔 어린이집, 유치원 애들로 북적이고...

사람 좀 없는 공원 왔더니 공원 재정비 한다고 청소중이라 정신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주변 구경하고 슈퍼 들러서 필요한거 사왔다.

 

 

 

 

 

텃밭에 잠깐 들렀다가 사람 없는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탔는데

수아가 엎드려 타는 바람에 모래바닥에 얼굴로 떨어져버렸다.

 

그래서 실수로 모래를 먹었는데, 그 모래 맛(?)이 괜찮았는지 갑자기 모래 한움큼 집어 입에 넣어버림.

엄마랑 나랑 너무 깜짝 놀라서 입 닦아내고 털어내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니 왜 모래를 먹냐고....

 

 

 

 

수아 점심은 카레 먹이고, 다 같이 낮잠 조금 자고 일어나 또 나갔다.

하루 종일 날씨가 좋으니 나갈 수 있으면 나가야지.

 

 

오전에 가려고 했던 공원엘 갔다.

맨발 걷기에 푹 빠져있는 엄마에게 황토볼 지압하는거 꼭 알려주고 싶었다.

엄마는 오 확실히 좀 다르다며 시원하다며 한참을 지압하셨다.

 

 

 

 

오후에도 이곳 저곳 실컷 돌아다니고 들어와서 수아 저녁 먹였다.

로제 소스 만들어놓은거랑 밥 섞어서 주먹밥 해주고 돼지고기 목살 구워서 줬더니 다 잘 먹었다.

 

 

 

그리고 퇴근한 오빠와 의기투합하여 수아를 재운 뒤 빠르게 옷을 입고 나갔다.

엄마께 부탁하고 둘이서 술 한잔 하러 나가기로 했기 때문! 도대체 몇 년 만인가;

9시 넘어 외출하는것도, 둘이 나가는것도 모든 게 다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마다리 감자탕에 가려고 했는데 라스트 오더가 8시 10분이라더라. 아쉬워!

치킨 먹으러 갔다. 헤헤 

 

 

와 생맥 무슨일이야...

너무 맛있어서 울었음.

 

 

 

 

짜증나

너무 맛있어

 

 

 

짜증나는 맛 흑흑

캠으로 수아 자는 거 틀어놓고, 치킨에 맥주 마시면서 옛날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수아가 밤잠 들어가면 한 3시간은 푹 자기 때문에 걱정 없었다. 아주 조금 걱정하긴 했음.

 

 

배불러서 남은 치킨 포장하고 2차로 오뎅바엘 갔다.

와 쌀쌀한 가을밤 다찌석에 앉아 어묵과 소주를 먹을 수 있다니. 

다찌가 주는 감성이 워후... 양옆에서 들리는 사랑의 속삭임도, 썸타는 이야기도 즐거웠다.

 

 

그나저나 어묵보다는 소주에 더 관심이 있던 나... 너무너무 맛있잖아.

그냥 꿀떡꿀떡 들어가잖아.

 

 

 

 

기본 안주 주문해야해서 시킨 두부김치.

엄청 맵고 짜서 깜짝 놀랐네. 깜짝 놀라서 소주 두 병 마심.

 

 

 

그리고 3차로 코노 왔다.

오빠랑 만나면서 노래방은 두 번? 세 번도 안 온 것 같은데 오늘이 아마 세번째같다.

코인노래방 사장님한테 아기 재우고 왔다니깐 깨면 어쩌냐며 후딱 부르고 들어가라며 웃겨...

 

 

그렇게 새벽 1시 다 되어서 집에 들어갔다.

노래방 거의 끝날때쯤 수아가 깬 것 같아서 엄마한테 부탁하구 우린 부리나케 걸어갔음. 휴;

엄마 말로는 수아 깼을때 방에 들어가니 엄마 또는 아빠가 아니라서 오열했다고...

시간이 지나 엄마 품에 쏙 안겨서 겨우겨우 잠들었다고 하는데 엄마한테 죄송할따름...

그래도 덕분에 덕분에 덕분에 2년? 3년 만에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었어요. 휴...

 

 

 

 

 

 

 

 

10/18 (wed)

 

은근한 숙취를 이겨내고 수아 아침으론 닭곰탕 먹였다.

전날 저녁에 엄마가 수아 주려고 끓여두셨다고... 흑흑... 감사합니다...

수아 아침 먹이고 거의 방전돼서 누워있다 일어났다 반복하다가...

싹 씻고 정신 차려서 다 떨어진 수아 라구 소스 잔뜩 만들어뒀다.

 

 

 

수아 점심으론 오랜만에 소고기 들깨 덮밥 해줬다. 언제 줘도 완밥 메뉴!

그리고 낮잠 재우고

 

 

 

 

 

간식으로 우유에 시리얼 말아줬지만 시리얼이 취향이 아니었는지 안 먹음...

그래서 그냥 간식 챙겨서 놀이터로 나갔다. 오늘도 날씨가 좋구나!

 

 

 

사람 없는 깨끗한 놀이터로 갔다.

우리 말고 두 명의 아기들이 있었고 각각 몇 개월인지 물어보고 얘기 좀 나누다가 헤어졌다.

 

 

이젠 그네도 잘 탄다.

애들은 재미있게도 아침에 못 하던걸 오후에 잘 하게 되고 그러더라.

 

 

 

 

 

 

미끄럼틀 길고 무서워...

 

 

 

 

 

벤치에서 간식으로 가지고 간 방울토마토랑 물 먹었다.

여기서 어떤 할머니가 강아지 목줄 풀어두고 막 뛰어놀게 하는데

자꾸 개가 우리쪽 와서 공놀이 하자고 공 던지더라. 아오...

좀 멀리 있던 아기는 '강아지 무서워' 말하면서 도망갔다.

우린 그냥 그냥 개가 오던 말던 개무시했다. 아니 왜 줄을... 하...

 

 

 

 

 

집에 가자니깐 드러눕고 징징거리는거 질질 끌고 집에 왔다.

말을 정말 참 드럽게 안 듣는다... 앞으로 더 안 듣겠지만 어우...

집 와서 수아 저녁으로 차완무시, 새우 부침개, 멸치조림 줬는데 다 잘 먹었다.

 

나랑 오빠 저녁으론 엄마표 떡볶이 먹었다.

언제 먹어도 넘 맛있단 말이지. 하 너무 맛있어 너무너무 너무!

 

 

 

 

 

 

 

 

 

 

10/19 (thu)

 

새벽부터 비가 오던 날. 억수로 내렸다. 수아 아침엔 닭곰탕에 밥 넣고 자작하게 끓여서 닭죽 먹였다.

오전엔 집에서 보내고 수아 점심으론 라구소스 리조또, 나는 엄마표 들깨수제비 먹었다.

비오는 날 수제비라니 그것도 들깨 가득 넣은 고소한 수제비 진짜 기절해...

 

 

수아 낮잠 재우고 일어나서 밖을 보니 비가 그쳤길래

참방참방 하러 가자 하고 옷 입고 나갔다.

 

 

신나는 참방참방 시간! 비가 온 직후에 나가야 물도 깨끗하고 많이 고여있어서 후딱 나갔네.

저기 저 작은 우산은 어제인가 그제 엄마랑 수아랑 슈퍼 갔다가 

엄마가 수아에게 갖고싶은거 고르라고 했더니 저 우산 사탕을 골랐단다.

 

수아가 요즘 추피 우산 책만 보고

책 보다가 우산 또는 파라솔 나오면 '여기 여기' 하면서 나한테 보여주러 오긴 하는데,

저 우산 사탕 골랐을 걸 생각하니 넘 웃기구 귀여움.

 

저 우산 보면 '할마~' 라구 하는데 할머니를 할마라고 말하기도 하고

할머니가 사주신 우산이라는 뜻인듯 

 

 

워밍업...

 

 

 

 

 

이 근처 물 웅덩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 첨벙첨벙 했다. 1시간은 논 것 같다...

 

한참 놀고있는데 같은 아파트 사는 아기 엄마를 만났다. 아기랑 어린이집 하원중에 잠깐 공원에 왔다고!

엄마끼린 가끔 봤는데, 아기랑 다 같이 본 건 처음이라 서로서로 인사시켜주고 그랬네.

한 5분 얘기했는데도 50분 얘기한 것 같은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은 아기 엄마들만의 특징이겠지...

 

그분은 워킹맘이라 돌 지나자마자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땐 돌아갈곳이 있어서, 돌아가서 일할 곳이 있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멋진 정장에 구두에 정돈된 머리카락, 마치 커리어우먼처럼 차려입고

아가를 하원시키는 모습을 보니 단순한 부러움이 순간 자괴감으로 변하더라.

 

머리 집게로 올리고 맨투맨티에 편한 바지 그리고 슬리퍼, 로션만 바른 얼굴에 디룩디룩 살찐 내 모습.

나는 순간 뭐가 부끄러웠나. 그분 앞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에휴

 

 

 

 

쨌든 엄마와 나와 수아 우리 셋은 참방참방을 꽤 오래 했다.

넘어지면 알아서 수돗가로 가서 수도꼭지를 틀고 손을 닦는 수아를 보니 실소가 나왔다.

 

 

신나게 놀고 들어와 저녁은 닭다리 구이, 두부조림, 오이된장 무침 해줬다.

닭다리 두 개를 완벽히 발골하고 부족해서 쩝쩝거리는 걸 보니 미안했다.

세 개는 먹어야하는구나 그렇구나...

 

오빠 퇴근하고 수아 씻기고 재우고 오랜만에 도미노 피자 시켜먹었다.

피자 취향이 딱히 없는 나는 항상 오빠가 좋아하는 페퍼로니를 먹는데 이제 슬슬 질리려고 한다.

가장 비싸고 가장 최신 피자도 좀 먹고싶어지네...

 

 

 

 

 

 

 

10/20 (fri)

 

수아 아침엔 시금치 된장국! 나랑 엄마는 아주 잘 먹었는데 수아는 별로였나보다.

두부만 쏙쏙 골라먹고는 잘 안 먹었다.

 

 

아침 청소기 돌릴때 같이 청소하구

점심엔 수아 좋아하는 돼지고기 구워 덮밥 위에 올려줬는데

덮밥에 다진 마늘이 좀 많이 들어갔다 싶더니 매웠나보다.

고기만 다 골라먹고 밥은 안 먹길래 급하게 주먹밥 만들어서 먹였다.

 

 

 

수아 낮잠 재우고 나와서 엄마 배웅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쭉 있어준 엄마.

드디어 수아가 '할마 할마' 하면서 할머니도 부를 수 있게 되구 같이 밥도 먹고 수퍼도 가고 잠도 자고 

이제 좀 더 크면 할머니 집 갔다가 집에 안 간다고 떼도 쓰고 그러겠지? (제발)

 

 

엄마 내려가는 날은 항상 비가 오거나 날씨가 안 좋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았다.

어김없이 엘베까지 배웅하고 복도에서 엄마가 안 보일때까지 바라보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뒤돌아서 올려다보길래 신나게 팔을 휘저었다. 내가 보고 있는 게 느껴졌을까?

 

여튼 엄마 덕분에 3kg 쪘다. 다시 되돌아갈 준비를 좀 해야겠다...

참 엄마 내려가기 전에 토종닭으로 닭볶음탕 해놨다고 했지 참... 후...

 

 

 

 

 

 

 

 

 

 

10/21 (sat)

 

(토요일 사진 스압 주의)

 

토요일엔 올림픽공원 가서 자전거도 타고 그러자 했는데 와 

이번 주말에 올림픽공원에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도 하고 찰리 푸스 공연도 있었네?

미어 터지겠단 생각에 급하게 다른 곳에서 놀기로 했다.

 

 

수아 아침에 된장국 먹이고 점심에 먹을 도시락 싸서 10시 반쯤 출발!

도착한곳은 바로 @한강공원 광나루지구

 

여기 온 이유는

- 다른 한강공원에 비해 사람이 매우 없음

- 주차 공간 널널함

- 근처에 끝내주는 놀이터 있음

- 유아동승 자전거 타고싶어서

 

 

낯이 익네 했더니 예전에 수아 아산병원에서 심장 초음파 하고 잠깐 들렀던 거기구나.

그때도 다리 밑에 주차하고 주변 둘러봤는데, 오늘도 다리 아래 주차하고 짐을 꺼냈다.

 

 

 

 

날도 추웠을뿐더러 강가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수아 코끝이 빨개졌더라.

혹시 몰라 가지고 간 목도리를 수아에게 해줬더니 딱 좋았다.

 

 

 

 

 

버드나무를 무서워하는 수아...

 

 

 

 

쨌든 우리는 그늘과 햇빛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돗자리를 깔고, 테이블과 체어도 셋팅했다.

햇빛은 따뜻하고 그늘은 추운 딱 그런 날씨였다.

 

 

 

 

 

오빠가 헬리녹스 테이블이랑 체어 가지러 간 사이에 돗자리에 잠깐 누웠더니

수아가 일어나라고 막 끌어당겼다. 우리 딸은 밑에서 사진 찍어도 아름답네?

 

 

 

 

 

 

셋팅하구 앉자마자 점심 도시락 꺼냈다. 도시락은 유부초밥이지!

수아는 소고기 넣은 유부초밥! 오랜만에 유부초밥 줬는데 두 개 정도 먹다가 말았다.

나머지 영양가 없어보이는 허연 유부초밥은 나랑 오빠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니깐 얼마나 좋아?

 

오빠는 음 뭐랄까 장점이자 단점이긴 한데 익숙한 것만 하려한다.

음 한 직장을 오래 다닌다는 존경스러움도 있지만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했던 것만 하려는 답답함도 있다.

 

수아가 좀 컸으니 캠핑도 해보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제주도라도 가보면 좋을텐데...

해야지 해야지 내년에 하자 내년에 좀 크고 수아 좀 더 크고 하자는 말만 한다.

여튼 그런 오빠를 꾸역꾸역 꺼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느라 좀 힘들긴 하지만...

또 좋은 게 군말 없이 잘 따라와주니 그것이 참 좋단 말이지.

글로 적다보니 단점보단 장점쪽에 해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21개월의 광합성. 진지하다.

 

 

 

 

유부초밥이 부족한 오빠를 위해 샌드위치도 싸왔다.

 

 

 

 

 

나랑 오빠랑 번갈아가며 수아 데리구 넓은 잔디를 마구마구 뛰어다녔다.

 

수아보다 좀 큰 언니들이 불어주는 비눗방울도 구경하구

귀여운 강아지들하고 인사도 하고, 지나가는 어르신분들과도 인사하고!

그리고 잠깐 의자에 앉아 귤도 먹고 방울토마토도 먹고 흐흐

 

 

 

 

 

배도 좀 채웠으니 놀이터에 가볼까 하여 오빠는 짐 정리해서 차에 가져다놓고

나는 백팩 들고 수아랑 같이 10분 거리에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 @광나루 모두의 놀이터

사실 한강공원 놀이터 별 기대 안 했는데 여긴 '모두의 놀이터' 라는 타이틀답게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기구 이름들이 '모두의 철봉, 모두의 그네' 등으로 되어있더라.

 

사람이 많을까 걱정했는데 세상에나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너무 좋았다.

심지어 근처에서 거리공연도 하고 있어서 노래도 들을 수 있고... 최고야...

 

 

 

성인 세 명은 같이 타도 될법한 넓은 그네!

 

 

 

오빠랑 수아 내려가는거 보고 뒤이어 나도 내려갔는데 한 번 튕겼을때 죽는 줄 알았다.

애들 미끄럼틀 왜이렇게 무서운겨... 수아도 울먹이고 있더라...

그래도 이게 가장 재미있었는지 수아가 계속 타자고 해서 20번은 탄 것 같다.

 

 

 

미끄럼틀 타러 올라가서 본 풍경.

 

저 멀리 모두의 그네도 보이고 그 뒤로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쉬는 부모들도 보인다.

이 바로 옆에 주차장이라 여기에 주차할 생각으로 네비 찍고 갔던건데

왠지 만차일 것 같더니만 역시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냥 다리 밑에 널널하게 주차하고 10분 걸어오는 게 좋은 것 같다.

 

 

 

 

저거는 거대한 그물망이랑 아주 높은 미끄럼틀 놀이집!

기다란 미끄럼틀은 안 타보고 왼쪽에 낮은 미끄럼틀 탔는데 그거 타고 넘어져서 무릎 까져 피났다.

 

 

 

 

 

모두의 그네 한 번씩 타줘야지!

여긴 유아들을 위한 안전 그네도 있어서 어찌나 반가웠는지!

이 그네 꼭 태워보고 싶어서 보이자마자 수아 태워 신나게 밀어줬다.

 

 

 

 

 

 

 

 

모두의 그물놀이에서도 신나게 놀았다.

그물에 애들이 하나도 없어... 주말이라 진짜 북적일줄 알았는데 다들 다른데 갔나?

무료로 이런 고퀄리티 놀이터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여긴 모두의 철봉 옆에 있는 모래놀이대인데 세상에나 모래놀이터 안에 수돗가가 설치돼있음...

여기서 애들 몇 시간은 그냥 놀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미 좀 큰 남자애들이 멋진 물길을 만들어놨더라.

우리가 가서 구경하니깐 더 열심히 만드는 척 하는 것 같았음.

 

 

 

 

 

잠깐 자리 깔고 앉아서 과자랑 방울토마토랑 물좀 마시고

 

 

 

 

 

 

모두의 철봉에서 신나게 놀아보기!

수아랑 집 앞 공원 나갈때마다 철봉 매달리기 하다보니 이젠 한 10초 정도 버티는 것 같다.

얼굴이 벌게질때까지 버티는 걸 보니 멋진 체육인이 되려나...

 

 

 

 

 

그렇게 1시간 넘게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조금 더 따뜻할때 올걸! 더 추워지기 전에 몇 번 더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지친 우리는 이제 집에 갈까 하여 주차장으로 걸어가다가...

음 그래도 자전거 한 번 타보는 게 어떨까 해서 유아동승 자전거를 대여하기로 했다.

1시간에 5천원이었음. 아마 1시간은 안 타겠지...

 

 

대여하고 마음에 드는 자전거 골라서 수아 태웠다.

타본 것 처럼 익숙하게 타버리네?

 

 

 

 

 

 

오빠는 수아 태우고 자전거 타는 게 좀 무섭다길래 내가 먼저 탔다.

 

내 상상은 수아가 꺅꺅 소리를 지르며 막 좋아할 줄 알았건만

수아는 그냥 아 자전거가 가는구나... 바람이 부는구나... 저기 개가 지나가는구나... 그런 느낌이었다고...

아무리 뒤를 돌아보며 '수아야 재밌어? 어떄? 재밌지?' 물어봐도 대답은 1도 없었다.

 

 

 

여튼 좀 타고와서 오빠랑 바톤터치 했다.

 

 

수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쨌든 우리는 여기서 한 30분 유아동승 자전거 타고 반납까지 시간이 남아 아쉬운 마음에 수아 내려놓고 각자 좀 타고 그리고 반납했다.

수아보다 조금 큰 애들이 자전거 연습하고 있더라. 수아도 언젠간 스스로 자전거 타는 날이 오겠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가 자리를 깔고 점심 도시락을 먹었던 곳인데 여전히 사람이 없다.

다음에는 수아 점심 든든히 먹이고 빛이 따뜻할때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집 가는 길 스타벅스 DT 들러 간만에 바닐라 콜드브루 마시고

수아 줄 베이글 하나 시켜서 집 올라가는 길에 간식으로 먹였다.

 

수아 저녁은 돼지고기 구워주고 오이무침, 새송이 조림 줬더니 아주 잘 먹었다.

낮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지 피곤해하길래 일찍 재우고 우리도 일찍 마무리했다.

 

 

 

 

 

 

 

 

10/22 (sun)

 

어제 수아가 8시 안 돼서 잠들어서 오늘 5시에 깨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다행히도 7시에 일어난 수아 덕분에 우리 모두 아침이 피곤하진 않았다. 고마워!

수아 아침은 그간 남은 반찬 다 썰어 넣구 달걀 넣어 달걀찜밥 해줬다. 잘 먹었음!

 

 

날이 꽤 쌀쌀하더라. 빛이 들어왔다 안 들어왔다를 반복했다.

오전엔 집에서 보내고 점심으론 새우, 두부, 채소 넣고 덮밥을 만들어줬다.

우리는 남은 유부초밥을 해먹었다.

 

 

근데 수아가 밥을 먹는 둥 마는둥 하고 졸려하는 것 같아 그냥 자라고 했더니 정말 걍 잤다...

그래서 12시 15분인가에 낮잠 시작함... 

 

 

 

 

수아 낮잠 자는 동안 우리는 현관문 문풍지 붙이며 다가올 겨울을 위해 재정비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낮잠 자고 일어났다.

 

오후엔 수아 데리고 버스랑 전철 타고 백화점 가보자고 했는데

사실 아침부터 넘 피곤하고 기분도 별로고 그냥 좀 혼자 있고 싶어서 투덜대다가 결국 아무데도 안 가게 됐다.

오전 오후 다 집에서 보내고 수아 저녁은 크래미 달걀부침, 소고기 버터구이, 완두콩 조림 해줬는데 너무너무 잘 먹었다. 

 

 

 

매일매일 수아가 하는 말이 많아지고 다양해지는걸 느낀다.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우리가 했던 말을 따라하고, 소리내지 않았던 동물을 흉내내고, 이거 저거 라는 말도 하고 신기하다.

책을 보며 뭐라뭐라 말하는 걸 보니 웃기기도 하고 빨리 수아랑 얘기하고 싶기도 하고 좀 설렌다.

근데 떼쓰고 물건 던지고 울고 불고 자지러지는 건 정말이지... 하루에도 뒷골이 수십 번 당겼다 풀어진다.

10월 마지막주 제발 평화롭게 지나갈 수 있기를. 나는 빨리 일기를 마감하고 씻고 바로 자야겠다.

나의 피곤함과 스트레스가 수아에게 그대로 전해지지 않도록, 내 몸 내 컨디션 내가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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