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7 (mon)
참, 일요일에 집에 왔을때 동서네가 수아 두돌 선물이라고 스쿳앤라이드를 사왔다.
감동... 우리 수아 얼마나 좋아했을까! 오빠가 찍은 사진 보니깐 머리 산발을 하고 타고있더라.
아침엔 라구소스 넣고 달걀찜밥 먹고!
점심엔 소고기 볶음밥 해주고!
낮잠 자고 일어나 수아 저녁 준비 할때쯤 오빠가 집에 왔다.
/
작은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광명까지 있는 장례식장에 가야해서 오빠가 조금 일찍 퇴근해 수아를 봐주기로 했다.
전철을 타고 거의 2시간 걸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내가 아주 어릴때부터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동생을 포대기에 싸서 전철과 버스를 타고 오다닐적. 가리봉역에 내렸었지!)
설날과 추석때마다 군산 친할머니댁은 멀어서 못 가더라도 철산동 달동네 꾸역꾸역 올라갔던 기억이 있다.
나와 띠동갑 차이 나는 고모들 덕분에 뜨뜻한 아랫목에서 난생 처음 피자라는것도 먹어봤었다.
달동네가 재개발이 되고 작은할머니댁이 엄청 큰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고,
그 이후로도 음 그러니깐 내가 결혼하기 전까지 매년 같이 명절을 보내게 되었다.
가는게 싫을때도 있었지만 '작은할머니의 김치만두' 때문에라도 꼭 갔다.
기가 막히는 만두의 맛, 그리고 그 만두를 넣은 만둣국. 그거 하나때문에 몇 박을 광명에서 보냈다.
만두 한 입 베어 먹으면 아 이 맛이야 이 맛이었지 이걸 안 먹으려고 했다니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뾰루퉁했던 입이 쏙 들어가면서 어느 명절 덕담에도 친절하게 대답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후후
작년 울 외할머니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작은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수아가 아팠던지라 장례식에 가지 못했는데, 1년 뒤 작은할머니 돌아가시고는 꼭 만두 얘기 전해드리고 싶어서 내려갔다.
삼촌들과 고모들과 할머니 만두 얘기 하며 웃고 떠들다가도
작은할머니 사진이 너무 잘 나왔어요 너무 환하게 웃고 계시네 참 하면서 울기도 했다.
그렇게 1시간 자리 지키다 집에 오니 10시가 훌쩍 넘었네.
참 오랜만에 퇴근길 지옥철과 회식 후 술냄새나는 지옥철을 만났다. 너무 오랜만이어서 오히려 반가웠던;!
오빠가 수아 밥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설거지도 해놓았다. 이틀 연속 고마워!
11/28 (tue)
아침엔 수아랑 고구마호떡 만들어 나눠먹었다.
여름에 씨앗으로 심은 방울토마토 열매를 이제 다 땄다.
먹진 못할 것 같아 수아랑 구경만 하고 보내주었다. 잘 자라줘서 고마웠어...
수아 점심은 들깨덮밥 먹이고 낮잠 재우고 일어나서 간식 줬다.
4시에 보건소 간호사님 오셨다. 수아는 선생님께 막 달려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뭔가 할말이 있다는듯이 아주 가까이 가서 쳐다만 보고 있는다. 은근 부담되는 스타일이네...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수아 언어 발달 문의드렸더니 영유아검사지 가져오셔서 미리 체크해주셨다.
언어는 평균에 못 미치지만 인지가 상위권으로 나와서 걱정하지 말라고.
당연히 전문가가 아니니 걱정이 되면 기관 찾아가서 테스트를 받아보는걸 추천한다고 하셨다.
쩝...
간호사님 계신동안 밖에 눈이 왔다가 안 왔다가를 반복했다.
간호사님도 내년 1월 방문이 마지막이다. 2년 내내 오셨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어떤 엄마가 되고싶냐고 물어보셨는데 손발 오그라드는 대답을 했던 것 같네...
수아 저녁은 콩나물무침, 치킨텐더랑 케찹, 양송이 버터구이, 생 파프리카 줘봤다.
콩나물이랑 파프리카. 싫어하는 것들을 꾸준히 내어주는데도 항상 팽당하고 있다. 휴!
나머지는 다 먹고 더 달라고해서 리필해서 줬다.
오빠랑 며칠전 퀼팅인지 퀄팅인지 내기했다가 내가 내기에 이겨서 떡볶이를 얻어먹기루 했다.
얻어먹는김에 토핑 잔뜩 추가해서 주문했는데 떡볶이가 덕복이가 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걸죽한 수제비가 된 느낌... 맛도 밍밍했다... 에혀... 그래도 맛있었다. 히히
11/29 (wed)
추우니깐 구수한 된장국 끓여 나눠먹었다.
뭐 할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집 앞 어린이도서관 갔다.
이렇게 코앞에 큰 도서관이 있는데 왜 자주 안 가게 되는걸까?
전집은 또 왜이리 많이 사뒀을까? 갑자기 내가 바보같아진다.
역시 아무도 없다. 올때마다 시원하거나 뜨끈해서 오래 있기 참 좋음.
도레미곰에서 '우산 사세요'라는 책이 있는데 수아가 그 책을 되게 좋아한다.
근데 주변을 둘러보니 비슷한 내용인데 '장화'가 주제인 책이 있더라.
너무너무 좋아하며 책 가지고 쪼르르 소파에 앉아 열심히 읽었다.
나도 구석에 앉아 아무 책이나 꺼내서 읽었는데 와 애들 책 글씨 크기가 왜 이렇게 작냐...
나도 모르게 책을 덮어버림... 침침해...
집에 와서 갓 지은 밥에 라구소스랑 치즈 올려 완밥하고 사과도 먹고 낮잠도 잤다.
뭔일인지 매일 낮잠 2시간 자서 깨웠는데 오늘은 1시간만에 일어났다. 띠용
그래서 뭐 잘 됐다! 간식 챙겨주고 옷 입혀서 또 나갔다.
복도에서부터 뭔갈 쳐다보던 이유는
눈!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뭔가 내리고 있어서 쳐다는 보는데 이게 뭔진 모르겠고
앞으로 갈까 옆으로 갈까 갈팡질팡 하다가는 나에게 다가오는 영상이 있는데 어찌나 웃긴지!
아아아아아무도 없는 집 뒤에 어린이 공원엘 둘이서 마구마구 누볐다.
눈이 아주 얕게 쌓이고 있었다. 수아가 손을 잡아 끌며 여태 가보지도 않은곳까지 가자고 했다.
수아야 운동화 신고 올걸 그랬네를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다. 흐흐
수아 저녁은 돼지고기 구워주고, 콩나물 간장 비빔밥이랑 고구마튀김을 해줬다.
콩나물 비빔밥은 내가 걍 먹여주고 나머지는 완완완밥했다.
돈까스, 탕수육, 목살, 멘치카스 등 돼지고기를 참 좋아한다. 그냥 고기를 많이 좋아함.
무지하게 아파도 고기는 다 먹고 일어난다. 고기 안 먹어서 걱정해본적은 없는듯
수아 듀플로 가지고 놀때 옆에서 듀플로로 트리 모양 만들어봤다.
내 솜씨에 좀 놀랐음 후후
11/30 (thu)
오늘 아침에도 된장국에 밥 후루룩 말아먹었다.
목 칼칼함에 몸살기운이 느껴져 쎄한 기분에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점심에 수아 돈까스덮밥 해주고 나는 수유리 우동집에서 쫄면이랑 김밥을 시켜먹었다.
집에 있는 종합감기약을 다 때려먹어도 오한은 사라지지 않았다.
수아 노는데 혼자 냉장고에 기대 앉아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구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아 저녁은 소고기, 양송이 버터구이, 감자튀김 단순하게 해줬는데도 잘 먹었다.
오빠가 퇴근하면서 사온 다른 종합감기약을 먹으니 열이 확 떨어졌다.
12/1 (fri)
금요일 사진이 없다. 왜냐면 아픔 최고조였기 때문이다.
목이 너무너무 아팠다. 목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물도, 밥도 먹을 수 없었다.
그래도 약을 먹어야해서 수아 끼니 챙길때마다 넉넉히 만들어 나도 같이 먹었다.
오빠에게 퇴근을 좀 일찍 부탁해서 근처 이비인후과엘 갔다.
그냥 약한 감기라고 해서 약 처방받아 집에 왔다.
오늘 시어머님 생신이라 저녁에 다같이 식사하기로 했는데
내 몸상태가 말이 아니라 어머님께 전화로 연락만 드렸다.
오빠가 수아만 데리고 밥 먹으러 갔다.
거기서 아주 애교가 철철 넘쳤다고 들었다. 엄마 없어서 그랬니? 흡
둘이 집에 없으니 쉬면 되는데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해놨다.
오늘은 그냥 종일 누워서 육아했음...하하..
12/2 (sat)
목이 찢어진다 찢어져. 허허 수아랑 아침에 소고기죽 나눠먹구!
오빠만 스쿳앤라이드 컬러 교환하러 스타필드로 갔다.
수아랑 오전에 잘 놀다가 점심 먹을때쯤 울면서 계속 안아달라고 하더니 축 쳐지면서 잠들었다.
열을 재보니 39.9도.... 급하게 해열제 먹이고 미온수 마사지 해주고 오빠 오자마자 소아과 갔다.
원래 다니던 소아과는 벌써부터 접수 마감이길래 다른 소아과로 찾아갔다.
다행히도 사람이 없어서 먼저 진료 가능했다.
깨끗하고 친절한 소아과인데 왜 이런데를 몰랐지? 허허
병원에 오자마자 수아는 울어 재끼고, 진료실로 가는 길에 오열오열...
아기 독감 및 코로나 검사를 하자고 하셨고, 결과는 코로나였다.
그럼 그럼 내가 그 목칼칼함이 있는데 설마 내가 코로나?
내가 코로나니깐 수아가 코로나겠지? 그래서 나도 검사했다.
나도 코로나였다.
둘다 코로나 처음 걸렸다. 뒷북 제대로다.
아마 지난주 친구들 만났을때 걸렸거나 그 다음날 장례식에서 걸린 것 같다.
5일치 약을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오자마자 우리는 포장해온 돈까스를 먹었고
수아는 돈까스를 못 먹길래(목이 아팠나?) 닭죽을 끓여줬더니 다 먹었다.
수아 저녁밥은 꼬치에 닭다리살 끼워서 닭꼬치 해먹구, 감자 소고기볼 만들어 간단히 먹었다.
참, 오빠가 나 밥 먹기 힘들어하는거 보고 팥죽 시켜줘서 그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수아가 아프긴 아프지만 이곳저곳 저지레 해두는 걸 보니 많이 아픈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새벽 내내 열이 39도를 넘나들면서 두번정도 깨워 해열제를 먹였다.
목이 아파 잠도 안 오고, 덕분에 열보초도 열심히 할 수 있었네.
12/3 (sun)
아침엔 수아 갈비탕에 밥 말아서 후루룩 먹였다.
12월 1일이 수아의 700일이었다.
그날은 최고조로 아팠던 날이어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다.
코로나인것도 알고 약도 먹으니 조금 나아진 것 같아 수아 700일 기념사진도 찍었다.
항상 그렇듯 기념이랄건 없는 비슷비슷한 사진이지만 이게 더 좋아!
이제 점점 가만히 앉아있지 않으려 한다... 짜증내는 표정이 더 많네;
벌써 수아의 두돌 선물이 들어왔다.
왼쪽은 동서네가 준 스쿳앤라이드 킥1, 오른쪽은 내 동생이 선물해준 마이크로 킥보드 미니!
둘다 똑같이 킥보드이긴 한데 스쿳은 앉을수도 있어서 수아도 여러 방법으로 탈수도 있고!
이걸로 열심히 연습해서 마이크로 킥보드도 잘 탔음 좋겠다. 둘 다 넘 예쁘고 마음에 든다.
수아 점심은 데리야끼 덮밥 해서 먹이고 - 낮잠 자고 일어나 짧게 산책나갔다.
스쿳앤라이드 가지고 나가서 한바퀴 타봤다.
넓은곳에서 타니깐 수아도 한 번에 쭉 - 잘 타더라.
탄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발 구르는 게 되어서 신기했다.
역시 아기들이란...대단해...
영상 10도라고 하지만 겨울의 영상 10도는 너무너무 춥다.
볼이 빨갛길래 조금만 타고 집으로 들어왔다.
저녁은 조기구이, 소고기 구이, 두부조림 해서 먹고 우린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먹었다.
하 탕수육 정말 인생 최악의 탕수육이었다.
먹긴 먹었지만 돈도 아깝고 속도 안 좋고 여러모로 기분이 안 좋았다.
일기를 마무리하는 화요일 지금. 아직도 목이 조금 칼칼하다.
목 칼칼함이 5일에서 7일정도 간다던데 약 다 먹으면 다 낫겠지? 휴
이젠 냄새가 잘 안 나는 것 같다. 맛은 어느정도 느껴지긴 하는데 흠.
아주 그냥 뒷북 치면서 아픈 티라는 티는 다 내고 있다. 꺼이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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