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 (mon)
8시 다 돼서 일어난 수아. 아침엔 오믈렛이랑 사과 주고 등원시켰다. 월요일인데도 안아달라고 안 하고 혼자서 씩씩하게 잘 걸어 올라갔다.
나는 바로 안과엘 갔다. 눈 충혈이 심하고 눈꼽이 많이 껴서 병원엘 갔다. 눈에 염증이 있다고 안약 하나 처방받고 나왔다. 안과 갔다가 근처 이비인후과 가서 감기약 받으려고 했는데 와 엘리베이터 내리자마자 보이는 엄청난 대기줄. 비상구 계단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절레절레 하며 나와서 근처 약국에서 처방받은 안약과 감기약과 쌍화탕을 사서 집에 왔다. 우웩
골골대는 나를 위해 오빠가 서브웨이를 시켜줬는데 완전 잘못된 메뉴로 시켜줘서 당황하면서 먹음. 하하
벼르고 벼르던 추피책도 당근으로 보내버렸다. 올리자마자 바로 팔렸네. 이거 말고도 이것저것 올리고 사고 팔고 했다. 지오보드 괜찮은게 올라와서 당근으로 구매하구! 집에 있는 노래나오는 책들도 묶어서 올렸더니 바로 팔렸당.
하원.
수아 데리고 슈퍼 가서 우유 사오고 동네에서 놀다보니 집에 들어오니 5시가 훌쩍 넘었다. 저녁은 닭다리살이랑 감자, 표고버섯 넣고 찜닭하고 부추전 하고 동치미랑 옥수수 내어줬다. 퇴근한 오빠는 점심에 배달시킨 서브웨이로 해결! 아 넘 피곤하다.
12/31 (tue)
2024년의 마지막 날. 7시 반에 일어난 수아! 수아 아침은 핫케이크 해서 위에 고구마랑 치즈 올려줬다. 싹싹 비워내고 등원했다. 롱패딩 입고 의자 위에 올라가다가 꽈당하고 넘어지는 순간을 찍었다. 허허
꽤나 오랜만에 달리러 간 것 같다. 돌아오는 주에 엄청 춥다길래 미리 달려야지 싶어 달렸다. 진짜 쉬엄쉬엄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6분 초반대다. 같은 속도로 긴 거리 달리기! 아오 다음주엔 쫌 마음좀 넉넉히 먹어서 7키로 이상 좀 달려야지. 자꾸 맨날 5키로 되면 아 빨리 집 가야지 하고 운동 정지 누르고 집에 가게 되네...
집 오자마자 씻고 바로 나갔다.
수아 생일케이크 사러 파리바게뜨 가서 딸기케이크 하나 사고, 아트박스에서 예쁜 초랑 숫자풍선도 샀다. 아트박스 엄청 오랜만에 갔는데 와 눈 돌아가는거 많더라. 한때 쓸데없는거 사기 전세계 1등이었던 사람으로써... 예쁜 쓰레기가 널려있어서 순식간에 눈이 돌았다. 다행히 아무것도 사진 않았지만 스티커나 펜이나 노트들이 넘 예뻐서 싹 가지고 오고싶었다. 헤헤
다시 집 와서 짐 놓고 점심 대충 먹고 다시 나갔다. 수아 생일상에 올릴 수수팥떡 가지러 갔다.
수아 100일, 첫돌, 두돌, 이번 세 돌까지 꾸준히 수수팥떡을 맡기는 @절구와공이 사장님이 넘 친절하시다. 그리고 떡이 참 맛있당. 여기는 집에서 버스 한 번 갈아타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왔다갔다 버스로만 50분 걸렸다. 에휴 집에 오니 오후 2시 반이다. 뜨아
집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저녁준비하고 조금 쉬니깐 바로 하원시간이야... 아...
분리수거 못 잃어
1월 1일이 수아 생일이다보니,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새해 인사도 하고 수아 생일 이야기도 하고 집에 왔다. 집 와서 실바니안 갖고 놀고 책도 읽고 하다가 저녁 먹었다. 수아 저녁은 두부랑 표고버섯이랑 감자 넣고 구수하게 들깨탕 끓이고, 돈까스, 밤조림 해줬는데 국에 밥을 잔뜩 말아서 아주 싹싹 다 먹었다. 이유식 기간에도 들깨 넣은 이유식을 잘 먹었었는데, 오랜만에 끓여준 구수한 들깨탕이 맘에 들었나보다. 밥 잘 먹었으니 간식으로 마이구미 포도맛 조금 나눠먹고 수아를 필사적으로 일찍 재웠다. 8시 반 재우기 성공!
그리고 우리 부부만의 망년회를 했다. 회 먹을때 항상 시켜먹는집이 있는데 회가 거의 실시간으로 품절되는것이다. 맘이 급해서 우선 시키고보자! 해서 광어우럭이랑 방어회 세트를 시켰다. 저렇게 해서 7만원이었나 헤헤... 벼르고 벼르던 배달음식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배터지게 먹었음. 방어 1인분만 시켰더니 맛없는 부위만 주셨지만... 그래도 이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통통한 방어라 맛은 있었다.
회 다 먹고 티비 보면서 수아 생일케이크에 올릴 실바니안에게 고깔모자를 씌워주었다. 애들이 워낙 많고 작아서 모자 만들기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해내긴 해냈음. 하지만 넘 힘들어서 큰애들 3개 작은애 3개 총 6개만 씌웠다. 헉헉. 내가 생각한건 원래 고깔모자 + 꼬챙이 붙여서 실바니안 인형 픽처럼 만들어 케이크에 꽂는거였는데 아 무리예요 무리.
그리고 미역국은 미리 끓여두는게 맛있으니 밤 늦게였지만 미리 끓였다. 오아시스에서 무려 2만원짜리 한우 국거리를 샀는데 세상에 미역국을 끓이니 너무너무 맛있는것이다! 내가 먹어본 미역국 속 고기 중 가장 맛있었음. 우리 가족들 생일때 무조건 이 고기로 사서 국 끓여야겠다. 입에서 쫄깃쫄깃 쫀득한게 넘 맛있었다. 나는 소고기 뭇국, 미역국 끓일때 절대로 고기나 미역을 기름에 볶지 않는다. 그럼 국이 너무 느끼하고 속이 느글느글거림. 그래서 고기를 데쳐서 깔끔하게 끓여내는걸 좋아한다. (근데 우리 가족 중 나만 좋아하는 것 같음...)
1. 미역 불리기
2. 고기를 끓는 물에 15초 데쳤다가 건지기
3. 미역 넣고 미역이 잠길만큼만 물 넣고 10분 정도 끓이기
4. 고기 넣고 물 1리터 추가해서 팔팔 끓이기
5. 다진마늘, 간장, 천일염으로 간 하기
6. 나머지 물 좀 더 넣고 팔팔 끓이기
7. 불 끄고 마지막에 참기름 쪼르르 끝!
여튼 미역국 다 끓여놓고, 유일하게 KBS였나 9번에서 새해 카운트다운 하길래 그거 보고 같이 카운트다운도 하고 영상도 찍고 - 그렇게 2024년을 마무리하고 2025년을 맞이했다. 뭐 해가 갈수록 그 어떤 특별함도 느낄 수 없지만은 흐흐
1/1 (wed)
수아의 생일이자 새해. 8시쯤 일어난 수아! 수아 생일이네 생일 축하해 하면서 아침밥을 차렸다.
뭔가 밥상에 앉기 전에 한바탕 울었음. 왜 울었는지 기억은 안 남. 요즘 툭하면 울어서 왜저러나 싶었는데 감정조절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이런건 울 일이 아니야 라고 차분하게 알려주면 된단다. 근데 무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상머리에서 이유 모를 울음을 뱉으니 저런 좋은 말이 나가겠냐고요...
근데 또 금방 좋아짐.
밥상은 수아가 먹고싶다고 했던걸 죄다 올렸다. 수수팥떡과 미역국과 밥은 기본으로 올라갔고 과일은 사과를 요청했고, 떡갈비도 요청했고, 포도맛 젤리도 요청했기에 죄다 밥상에 올렸다.
무섭게 먹어댐. 그리고 간식 먹을 시간 맞춰 케이크 꺼내서 생일파티를 했다.
"수아야 실바니안 친구들이 수아 생일축하 노래 불러준대"
고깔모자 씌워놓으니 꽤 귀엽당. 수아도 좋아했다.
수아 고깔모자도 하나 준비해줄걸... 쨌든 생일축하 노래 부르고 사진도 남겼다.
나랑 오빠랑 뭔가 이야기하고있었는데 수아가 손으로 케이크를 엄청 퍼먹고있었음...
간식으로 케이크 1/4조각을 다 먹어치우고 나서야 정리할 수 있었다. 케이크가 엄청 맛있었다. 케이크 하고 사진 찍고 하다보니 금방 점심시간이어서 옷 갈아입고 시댁으로 갔다.
뿌앙 시부모님이 어느날 갑자기 사주신 수아 원피스! 오늘같은 날 딱 입기 좋겠더라.
수아도 치마가 마음에 들었는지 시댁 와서도 빙글빙글 돌고 뛰기도 하면서 신남을 표출했다. 어머님이 준비해주신 떡국과 갈비 왕창 먹고 수아 졸려서 기절하기 직전에 집에 와서 다 같이 낮잠 잤다.
행쇼!
낮잠 깨자마자 마트에 갔다. 들어가려는 차가 너무 많아서 뭔가 검색해보니 1월 5일까지 세일을 한다고; 그래서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우린 가서 살것도 있고 해서 한 20분 기다려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니 사람은 별로 없었음. 뭐지
수아 생일선물 사주러 가봤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었나보다. 실바니안 집에 엄청 많은데 계속 실바니안만 쳐다봤다. 여기서 어린이집 같은반 친구네 가족 만나서 반갑게 인사도 나눴다. 수아 생일 축하한다고 제일 먼저 연락해주신 어머님이라 또 어찌나 반가운지 흑흑. 결국 장난감은 아무것도 안 사고, 마트 가서 저녁거리만 간단히 사서 나왔다. 그리고 바로 동서네로 향했다!
동서네가 수아 선물 사놨다길래 바로 달려갔다. 부모인 우리보다 더 챙겨주는 고마운 서방님과 동서(♥︎) 실바니안 빵집 세트, 실바니안 캥거루 가족, 그리고 다이소 귀걸이랑 목걸이 세트를 선물해줬다. 마트에서 실바니안 엄청 구경하고 왔는데 어떻게 알고 딱 선물해줬는지! 수아는 신나서 바로 뜯어서 갖고 놀았다.
집에 오니깐 저녁 7시 반이었나? 늦은 저녁으로 우리 먹을 오겹살 굽고, 된장찌개 끓이고 수아것은 함박스테이크랑 옥수수밥이랑 된장국 해서 간단히 먹였다. 씻기고 재우고 하루 마무리! 재우면서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새벽 3시까지 잠이 안 왔다. 수아 생일 전날 떡을 가지러 가서 떡집 사장님이 그랬다. "아이 생일은 엄마의 날이예요. 그러니깐 엄마도 맛있는 떡 먹고 힘내야돼요." 하면서 예쁜 꽃모양의 떡을 서비스로 넣어주셨다. 우리 엄마한테도 연락이 왔다. 그동안 수아 키우느라 고생했다고 내 딸 장하다고. 그리고 같은 반 어린이집 엄마도 그랬다. 엄마가 축하 받아야 하는 날이라고 흐흐. 나 초등학생때 됐을까 그때 부모님 생신 편지를 쓰는데 "지금까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꼭 썼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부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니 그 한 줄에 많은 시간이, 의미가 담겨있구나. 수아가 나중에 커서 저런 말을 할 줄 알게 되는 날이 오면 2021년 수아를 임신했을때부터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겠지. 아냐 아마 더 할 것같다. 세 돌 생일도 하루 종일 사진첩 뒤적이며 추억에 젖는 걸.... 허허...
1/2 (thu)
수아가 8시쯤 일어났다. 아침엔 주먹밥해서 먹이고 등원시켰다. 난 운동하러 갔다.
화요일에 달리고나서 허벅지, 엉덩이, 복근이 넘 당기는것이다. 찾아보니 좋은 자세로 제대로 달려서 근육통이 왔다고 하더라! 캬 무릎이나 종아리가 아픈 게 아니라 진짜 근력운동 한 것처럼 허벅지랑 엉덩이랑 아랫배가 당겼다. 굿굿 오늘도 달리러 갔는데 새해 시작이라 그런지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추위에 겁먹어 좀 따숩게 입었더니 달릴때 너무 덥고 무거웠다.
집 오는 길. 집에 커피가 없어서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사왔다. 요즘 애용하는 GS Pay! 1+1이나 할인하는 제품도 많고, 1월에는 GS Pay로 커피 사면 25% 페이백 해준다. 근데 우리집 앞 편의점 사장님 너무 불친절해서... 가고싶지 않음...
집 와서 씻고 미역국에 밥 가득 말아먹고 다시 나왔다. 어린이집에도 수아 생일기념 수수팥떡을 드리려고 당일날 만들 따끈한 수수팥떡 가지러 그떄 그 떡집으로 갔다. 하 그때 버스로 왕복 50분 걸린거 짜증나서 이번엔 따릉이로 가기로 했음.
세상에 따릉이로 왕복 7km 달렸다. 오며가며 한 40분 넘게 걸린 것 같다. 길이 좁고 시장을 지나야해서 자주 내려서 끌고 다녔더니 왠지 더 힘든 느낌이지만 또 쌩쌩 달릴때는 페달 안 밟고 신나게 내달렸다.
떡 위에다가 수아 사진 하나 붙이고 뒤에 감사 메시지 적어서 선생님께 전해드렸다. 수아 사진 보시더니 너무너무 귀엽다고 흐흐 하 여튼 떡 드리고 집에 들어오니 오후 3시다. 나 진짜 무슨 역마살 있나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네. 집 와서 청소하는데 와 청소기도 고장났다. AS 센터 예약하려니 2주 뒤에나 가능하다. 오빠 하루 쉬는날에 맞춰 겨우겨우 예약하고 좀 누워서 쉬다가 수아 데리러 갔다.
오늘은 샛길로 안 빠지고 바로 집에 왔다.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수아 생일이었어요" 하면서 엄청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오후 내내 집에서 놀아주는데 나 꾸벅꾸벅 졸고 있었음. 저녁은 간단히 시부모님이 주신 갈비랑 냉동실에 있던 닭고기 카레로만 해줬는데 세상에나 카레에 밥 두 그릇 먹고 갈비까지 싹싹 다 먹었다. 그리고 체리 체리 노래를 부르길래 체리 사서 줬는데 혼자 20개는 먹은듯... 진짜 어마어마하게 먹는다.
1/3 (fri)
수아 기상. 오빠 회사간다고 나가는데 갑자기 아빠 회사 가지 말라고 울고 불고 난리다. 아침부터 울어제끼면 스트레스 쫙 올라온다. '아이가 아직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래요' 라는 선생님의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수아야 아빠는 저녁에 오실거야. 그러니깐 울지 않아도 돼." 라고 말해보았다. 하하...
여튼 금요일은 수수팥떡이랑 딸기랑 우유 잔뜩 먹고 등원했다. 영하 8도라고해서 엄청 껴입혔는데 생각보다 따뜻했다.
오랜만에 스타벅스엘 왔다. 이마트 할인행사때문에 이마트 입구에서 줄서서 들어갔네; 공부하려는 파일이 안 열려서 한참을 낑낑거렸다. 준학예사라는 처음 듣는 자격증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서치에 서치를 더하다보니 갑자기 대학교 다시 갈까라는 고민도 했다. 20대 그 젊고 건강한 육체와 깨끗한 뇌속에 왜 술만 부어댔을까. 물론 남들보다 좀 빨리 내가 좋아하는 것 찾아서 그쪽으로 쭉 달리긴 했다만 그래도 조금 더 세상을 넓게 보고 파고들었으면 지금이 좀 편했을텐데 헤헤헤
집 가기 전 나도 이마트 가서 떡볶이 1+1, 미니 돈까스 1+1하는거 집어갖구 왔다. 네 봉지 사서 9천원 냈네 개이득! 집 오자마자 떡볶이 한 봉지 뜯어서 조리해먹구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싹 꺼내 소분하고 냉동하고 정리하고 청소했다. 요리에 다진생강이 가끔 필요해서 생강 사다가 다져서 큐브로 냉동해두고, 대파 한 단 소분해서 냉동도 하고 세척해서 세워서 보관도 하고 그 사이에 빨래 돌린거 널고 진짜 쉴새없이 움직였다.
참 시부모님이 밤도 주셔서 군밤도 만들어봤다.
1. 소금물에 밤 1시간 담궈놓기
2. 썩은 밤은 둥둥 떠오름 바로 버리기
3. 칼집 내주기 (밑둥에 칼집 내야한다고 함) 빵칼이 잘 됨
4.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10분 정도
5. 보글보글 거품 올라오면서 구워짐
나는 대충 내 감(?)으로 해서 그런지 칼집도 그지같이 내고 그래서 좀 망했음. 그래도 오빠랑 수아가 밤을 엄청 좋아해서 꾸역꾸역 까서 다 먹어줬다. 흑흑 다음엔 그냥 삶아먹자 하하하
수아 하원! 집에 오자마자 책도 보고 실바니안도 하고 놀았다. 수아 저녁은 미니 돈까스, 명란계란말이, 라구소스, 체리 내어줬더니 잘 먹었다. 며칠전 체리 먹다가 씨앗도 꿀꺽 삼키는 바람에 한참을 울었던 수아. 그 이후로 체리 먹기 무섭다며 씨앗 빼달래서 체리 반으로 잘라 씨앗 빼줬다. 허허허하ㅏ핳하 라구소스 만들려고 싹 다 준비해놨는데 수아가 다리 아파요 발 아파요 하면서 깨는 바람에 나는 들어와서 수아 재우고, 내 오더에 따라 오빠가 라구소스 만들어 줌. 앞으로 오빠 시키면 되겠음. 굿
1/4 (sat)
8시에 일어난 수아. 바나나 팬케이크 만들고 딸기 잘라서 줬다. 오빠는 오전부터 병원에 다녀왔고 10시 반쯤 외출할 수 있었다. 그와중에 오빠 배고플까봐 냉장고에 있던 된장찌개 데워서 밥이랑 차려줌.
서대문자연사박물관으로 가는 길. 한 반 정도 왔나? 수아가 배가 아프다며 낯이 하얗게 질려서 안아달라는거다. 1일 1똥 싸고 잘 놀고 잘 먹는데 이상하다. 사실 요근래 가끔 배가 아프다길래 그냥 응가 하기 전 배아픈건가 가볍게 생각했었지. 근데 오늘은 얼굴이 허옇게 질려서 어쩔줄 몰라하길래 아 안되겠다 소아과에 가봐야겠다 해서 차를 돌렸다. 이때가 11시 반. 원래 가던 소아과에 갔더니 12시까지는 와야 오늘 진료볼 수 있다고 했다. 되돌아가려면 목적지까지 갔다가 되돌아가야해서... 서대문 근처에 있는 소아과를 알아봤다. 전화 돌렸지. 당연히 안 받는다. 나중에 보니 똑딱 어플 10초컷인 소아과들이더라. 그 사이 수아는 잠이 들었다. 코까지 골면서 자더라. 당장은 잠들었으니깐 그냥 박물에 가는걸로 결정했다.
집으로 되돌아갔다가 다시 서대문으로 오니깐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박물관 먼저 가는 것 보다 밥부터 먹고 들어가는 게 낫다 싶어서 근처 @연희동 칼국수 본점 왔다. 12시 조금 안 됐는데도 주차장이 빡빡했다. 아이랑 갔더니 바로 2층에 올라가라더라. 아이랑 먹을 수 있게 좌식 자리로 안내주었다. 칼국수 일반 하나 대 사이즈 하나 시키고 공기밥 2개 시켰다.
배 아픈거 싹 사라지고 컨디션이 최고조로 올라온 수아.
엄마 아빠 수저도 놔주고
엄마 아빠 물도 따라주고
엄마 아빠 후추도 뿌려주고 다 컸다 다 컸어.
일반 공기밥에 1/3정도 되는 사이즈의 밥이 나왔다. 가격은 500원! 아이들 먹기 딱 좋더라.
칼국수 나오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당. 우리부터 끓이신건가? 쨌든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는데 국물이 구수했고 면이 동글동글하니 맛있었다. 아이가 잘 먹어서 그게 가장 좋았다는 점! 수육도 있던데 다음엔 수육이랑 같이 먹어야지. 참, 일반 김치랑 백김치가 나오는데 백김치가 진짜 맛있었다. 따로 사갖고 가고싶을 정도!
밥 다 먹고 도착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즐겨보던 블로그 이웃이 아이랑 다녀왔길래 요즘 공룡책 주구장창 읽는 수아에게 딱 좋을 것 같아 고민 없이 갔다.
운 좋게 주차장에 자리가 딱 1개 있어서 주차하고 입구로 올라갔다. 엄청 큰 공룡 보고 벌써 신난 수아.
입장료는 인당 7천원, 수아는 36개월이라 돈 안 내고 그냥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압도적인 크기의 공룡뼈와 스크린. 수아는 여기서 벌써 막 뒷걸음질 치면서 살짝 무서워했지만 또 눈도 안 떼고 계속 쳐다보고 그랬다. 스크린에 나오는 공룡이 너무 실사라서 좀 징그러웠는데 수아는 새끼 공룡 보며 "아이 귀여워 아이 이뻐 아이 이쁘자나" 계속 이랬음...
3층부터 보면서 내려오는걸 추천하던데 우리는 그냥 1층부터 둘러봤다. 실제같은 물고기들을 맨 먼저 만났는데 와 이것만 봐도 입장료 안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만들었는지 와! 물고기가 있는 큰 어항도 있었고 뱀이나 개구리같은 살아있는 파충류도 볼 수 있었다.
1층 갔다가 바로 엘레베이터 타고 3층으로 갔다. 여기도 수아가 좋아하는 우주, 행성들이 가득했다. 아직은 지구랑 달이랑 고리가 있는 토성정도만 알고 있지만 자기가 아는 게 엄청 크고 선명하게 보이니깐 신나서 돌아다녔다.
여기는 어린이 도슨트가 있다. 행성에 대해 비유를 들며 쉽게 그리고 엄청 신나게 설명해주는데 대단하단 생각이! 막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자기가 아는 내용을 가르치듯 알려주면 공부도 더 잘 되고, 사람들의 반응에 흥미도 느낄테고 여러모로 좋구나 싶었다.
어려운 내용이 너무 많아서... 초등학교때 배우나 이런걸? 고등학교때 배웠던거같기도 하고 여튼 막 실제 화산 활동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우르릉 쾅쾅 해대서 수아가 무서워했지만 신기한 게 많았다.
2층으로 내려갔다. 2층에는 공룡이나 화석같은 게 있었다.
수아가 알고있는 공룡인 스테고사우르스 앞에서 사진 한 장. 마이아사우라, 스테고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티라노사우르스 이정도 아는 것 같다. 수아가 제일 좋아하는 책에 딱 저 공룡이 나오기 때문에;
여기서 공룡알이 움직이면서 새끼가 튀어나오는데 수아가 새끼 공룡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난리도 아니었다...
아이들 다 이 앞에서 사진 한 장씩 찍고
wow
박제인지 모형인지... 대단하다. 여기서 한참을 구경했다. 다양성에 대한 전시였는데 정말 어찌 이리 다양하게 전시해놨을까 실제와 똑같은 게 신기하기도 했고
작은 인간은 작은 파충류들에 관심이...
해양 생물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여기서 가장 오래 있던 것 같다. 구경하느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인공지능 기술 스크린 앞에서도 한참을 뛰어 놀았다.
수아가 들고있던 작은 타요 자동차를 moto 라고 인식하는 게 신기했다. 손에 쥐고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을텐데 대단!
곳곳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스팟들이 많았다.
로보카 폴리 개수대도 있고 흐흐 수아는 좀 무서워했음. 아니 왜 공룡은 귀여워하고 이건 무서워하는지?
화장실 세면대 옥색 너무 맘에 들어서 사진 찍어둠
나가기 전 박물관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오미자음료랑 찐빵 두 개를 먹었다. 수아야 좀 더 보고 갈까? 했더니 힘들다고 집에 가자고 했다. 음하하 나갈때 보니깐 2시간 넘게 있었더라. 와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계속 구경했다 진짜!
수아가 제일 무서워했던 움직이는 로봇... 하도 무서워하길래 로봇 앞에서 사진 찍었더니 그래도 좀 덜 무서워했다. 기겁을 하고 도망가서 웃겼다. 집에 가는길 수아는 기절했고 집에 와서 좀 더 잔다길래 한 20분 재우고 일어났다. 저녁은 간단히 소고기양배추볶음, 고구마, 동치미, 라구소스계란찜, 잡곡밥(간단히 맞나?) 먹였고 엄청 거대한 응가를 내놓았다. 신나게 먹고 신나게 놀았더니 흐흐!
수아가 요즘 입면하는데 1시간이나 걸려서 거의 10시가 돼서야 잠들었다. 수아 자면 이거 하고 저거 해야지 생각하는데 못할때가 다반수다. 야식으로 똥집튀김에 맥주 마시고 그냥 퍼질러 잤다.
1/5 (sun)
7시 반쯤 일어났다. 눈이 엄청 내렸다. 오빠가 차려준 아침 먹고 눈 만지러 나갔다.
오전 11시가 넘었는데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애들도 없고 개들도 없고 어찌 이렇게 사람들이 없을까? 다 어디 갔나요?
평소 노는곳 말고 잔디밭인데 살짝 언덕길 있는곳으로 갔다. 눈썰매를 타고싶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진 않았다.
수아는 신남
수아는 많이 신남. 눈 위를 기어다녔다 그냥. 바지랑 패딩이 싹 다 젖었음.
눈이 엄청 잘 뭉쳐지는 눈이었다! 조금만 굴려서 뭉쳐도 챱챱 잘 뭉쳐지더라.
왼쪽은 오빠가, 오른쪽은 내가 눈코입 만들었다.
몽벨에서 산 수아 장갑 개시했다. 후리스 장갑이라 물에 좀 강한 것 같기도 하고...
다이소에서 산 별모양 눈집게도 신나게 갖고 놀았다.
근데 아무래도 눈오리가 최고인것같다.
수아가 등산길로 올라가자고해서 조심조심하며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갔다. 미끄러운 눈이 아니라서 괜찮았다. 놀이터로 내려오니 아이들은 없고 어른들만 나와서 미끄럼틀 타고 놀고있었다. 허허허 아니 이동네 애들 다 어디간거여...
1시간 반 넘게 놀고 들어와서 점심은 유부초밥에 라면, 계란후라이랑 버터에 감자 살짝 구워서 먹었다. 낮잠 자고 일어나 수아랑 오빠만 둘이서 버스 타고 마트 갔다. 나는 집 청소하고 저녁 준비했다. 저녁은 치킨텐더, 동치미, 멸치조림이랑 뭐 했는데 기억이 안 나네. 속이 더부룩했는지 수아는 잘 안 먹고 또 (거대한) 응가를 내놓고 '개운하다' 외치며 나왔다. 수아 씻기고 재우고 이렇게 하루 끝. 일주일 끝!
집에 다진마늘 얼려둔거 다 써서 음 어찌할까 하다가 통마늘 1kg를 샀다. 하 뭐 내가 주부긴 주부지만 아직 찐 주부라는 생각은 안 해봤는데 통마늘을 사니 진짜 주부가 된 느낌이 들었다. 반은 까서 갈아서 냉동해놓고, 반은 통마늘로 쓰고, 반은 윗둥 잘라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뿌려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먹어야지. 히히... 히히...헤헤... 이렇게 또 2025년이 시작되었구나! 내가 그동안 일기를 좀 건성건성 썼던 것 같다. 내 생각이나 느낌 그때의 감정들을 기록하길 좋아했는데, 그냥 사진에 대한 사실이나 상황만 나열하고 있더라고. 여튼 내가 원래 했던 것 부터 열심히 해보자.